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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겨울 가족 여행은 역시 따뜻한 그곳으로 광활한 실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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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은 맞설 대상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가야 하는 계절이다. 때로는 추위 속으로 들어가 계절 자체를 즐기는 일도 즐겁겠지만, 그것은 개인의 취향일 뿐. 가족과 함께 움직여야 하는 경우에는 따스한 여행을 계획해야 한다. 가족 모두를 만족시켜줄 만한, 넓고 높고 따뜻한, 그런 실내 여행지들을 소개한다.

세상 모든 생명들의 소중함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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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생각도 그렇고 규모와 다양한 볼거리를 기준으로 생각해도 우리나라 최대 규모, 최고 수준의 실내 여행지는 역시 국립생태원이다. 이 글의 제목이 ‘광활한 실내여행’이 된 직접적 계기가 된 곳이기도 하다. 이곳이 광활함은 ‘시공’에서 나온다. 생태원 공간에는 세계의 생태계가 담겨있다. 지구의 다양한 기후와 생물을 관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곳의 광활함은 월드 와이드급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연구하고 확인한 역사의 흔적 중 제일 먼 시간은 고대이다. 그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생태 시간의 역사를 이곳에서 보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생태원은 지구의 시간을 여행하는 타임머신센터라고 할 수도 있다. 국립생태원의 생태계 연구와 공유는 실내와 야외를 넘나들고 이 겨울 또한 옥외 활동을 하지 말란 법은 없지만, 역시 인류의 생태계를 만날 수 있는 광활한 실내는 ‘에코리움’이라는 걸출한 ‘5대 기후대관’에서 온몸으로 접할 수 있다.

▶국립생태원

-주소 충남 서천군 마서면 금강로 1210

-교통편

·장항선 열차 장항선역 하차 후 국립생태원 서문 매표소

·시외버스 서천시외버스터미널에서 72번 시내버스

·시외버스 장항버스공용정류장 하차 후 71번 시내버스

·군산시외버스터미널 하차 후 터미널정류장까지 이동 후 71, 72번 시내버스

열대관 | 한국인이 좋아하는 남아시아 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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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이 원래 아열대 기후를 좋아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싼 여행 비용에 매료되어 찾아가기 시작했던 동남아시아는 이제 현지인의 인간미, 유럽의 문화가 곁들여진 낭만의 빈티지, 가난하기만 한 줄 알았던 현지의 풍요로운 문화를 덧입었다. 급기야 이제는 고비용을 들여서라도 찾아가게 되는 여행 선호지가 되고 말았다.

발리, 치앙마이, 하노이, 다낭 등을 여행하며 느꼈던 ‘기분 좋은 끈적함’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국립생태원 기후 전시관 ‘에코리움’ 열대관이다. 이곳은 겨울에도 섭씨 22도 이상의 온도를 유지하는 습도 60~90%의 생태계이다. 전 세계의 열대우림기후는 우리가 비교적 자주 떠날 수 있는 남아시아뿐 아니라, 중남미, 아프리카 등에 넓게 분포되어 있고, 그중 인도네시아 칼리만틴, 아프리카 마조알라, 남미 아마존 등은 세계의 허파라 불릴 정도다. 동선을 따라 천천히 걷노라면 중남미 어류, 열대양 파충류존, 아시아 식생, 인도네시아 식생, 아시아 어류, 중남미 식생, 전망대, 맹그로브 연못, 마조알라 식생, 바나나 나무 서식지, 아프리카 식생 등을 만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피라쿠르, 열대 산호, 전기뱀장어, 고무나무, 머드스키퍼(말뚝망둥어), 물총고기, 나일 악어, 알다브라 육지거북, 바나나나무 등을 만난다. 무려 양서류, 파충류 20여 종 100여 개체, 어류 160여 종 2000여 개체, 식물 700여 종, 3000여 개체를 관찰할 수 있다.

지중해관 | 익숙하다고? 익숙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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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청명한 여름과 가을을 지중해성 기후라고 표현하기도 하지만, 팩트와는 거리가 멀다. 지중해성 기후를 결정하는 기본 조건은 ‘고온과 저습’이다. 한마디로 산뜻하고 기분 좋은 더위가 그것이다. 대표적인 지역은 지중해를 중심으로 하는 유럽과 캘리포니아이다. 섭씨 35도의 날씨인데 땀이 나지 않는 곳이다. 스페인, 프랑스, 북아프리카 튀니지, 리비아, 이집트, 서아시아권의 이스라엘, 레바논, 터키 남부 지역, 이탈리아, 그리스, 알바니아, 크로아티아 등의 지중해 연안 지역과 미국의 캘리포니아, 호주 남부, 아프리카 남서부 지역 등이 그곳에 해당된다. 에코리움의 지중해관은 지중해기후 중 남아프리카, 유럽 지중해, 호주, 캘리포니아의 식생을 재현해 놓은 곳이다. 우리나라와 달리 여름이 건조한 지중해 기후에는 여름철 수분을 잃지 않도록 잎이 작고 단단하며 키가 작은 경엽수림이 분포하고 있는데 올리브나무가 대표적이다. 지중해관에는 그 밖에 다양한 허브식물, 호주에 서식하는 유칼립투스,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과 함께 지중해 기후의 동물이 전시되어 있다. 남아프리카, 마키숲, 유럽, 카나리, 식충식물, 체퍼럴, 캘리포니아, 호주, 지중해양서류 등 다양한 동선 안에서 관찰할 수 있다.

사막관 | 지구와 함께하는 모래 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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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하면 죽음을 떠올렸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은 다르다. 일부러 사막에 찾아가 마라톤을 하기도 하고 사막의 모래산 탐험, 샌드보드 등을 즐길 수 있는 아웃도어 여행지로 사랑 받기도 한다. 더위의 상징만이 꼭 사막을 표현하는 것은 아니다. 사막에서 얼어 죽을 수도 있다는 사실 또한 이제 누구나 아는 일이다. 사막이 꼭 내륙 한가운데에 있다는 편견도 이제는 아니다. 어떤 사막들은 ‘지각 대변동’ 이전에 바다였던 지역이 산으로 올라가 그곳에서 고대 사막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히말라야 사막에서 소금이 생산되는가 하면 남미 아타카마 사막에서는 온천과 간헐천이 여행 상품으로 애용되고 있다. 모두가 사막 기후의 다양성을 이야기하는 살아있는 근거들이다. 에코리움 사막관은 연평균 강수량이 250mm 이하로 건조하고 한겨울에도 10℃ 이상 온도가 유지되는 더운 지역이다. 파충류 9종과 450여 종의 선인장과 다육 식물이 전시되어 있으며, 사막관에 전시된 대부분의 식물은 국제거래가 엄격하게 규제된 멸종 위기종(CITES)들이다. 북미와 멕시코 등 중남미 지역의 사막을 상징하는 소노라 사막,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사막, 아프리카의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나미브 사막, 서호주 지역이 깁슨 사막, 미국 서부의 모하비 사막, 남미 아타카마 사막 등의 이름이 붙은 동선을 따라 걸으며 관찰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서부다이아몬드방울뱀, 사막여우, 알로에, 검은꼬리프레리독, 독도마뱀 등을 만날 수 있다.

온대관 | 온대는 영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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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대관은 한반도 기후의 전형을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캘리포니아 북미 서부 연안, 남아프리카의 관목과, 덤블, 언덕 위의 숲, 유럽의 온대 연안, 스페인 카나리아 식물에서 기증한 식물, 호주의 온대 식생 등을 통해 세계 온대 기후의 색깔을 확인할 수 있다. 관람 동선은 한반도 파충류, 한반도 양서류, 곶자왈, 한국수계어류, 한반도 양서파충류, 수달, 산악계곡, 맹금류사 등의 동선에서 황쏘가리, 살모사, 수달, 천남성, 무환자나무, 검독수리, 황근 등을 만날 수 있다. 온대관에서는 우리의 기후 변화에 대해 한번 생각해 볼 만하다. 지구가 뜨거워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 급변하는 우리의 실상은 어떤 미래를 향할까. 지구가 뜨거워지는 게 나쁘기만 한 일일까. 경제적으로, 사회적으로는 어떤 변화가 있을까. 한반도가 뜨거워지면 어떤 직업이 뜰까? 등등 말이다. 그 현상은 사실 제주에서 적지 않게 벌어지고 있는데, 제주 난대림 관찰을 통해 한반도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후이니만큼,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꼼꼼하고 흥미로운 관찰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극지관 | 남극에서 북극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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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대기후로도 불리는 가장 따뜻한 달의 기온이 영상 10도 미만인 지역의 기후대이다. 0~10도 수준은 툰드라 기후로, 0도 미만인 경우 빙설 기후로 구분된다. 여름이 짧고 겨울이 긴 게 특징이다. 툰드라 기후 지역에서는 짧은 여름철에 식물이 활동하기도 하지만 농사는 불가능한 지역이다.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다. 빙설 기후 지역은 일 년 내내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어 식물을 볼 수 없으며, 정착하여 거주하는 사람도 없다. 국립생태원 에코리움 극지관에서는 이런 툰드라와 빙설 기후 환경을 보기 쉽고 이해하기 편하게 전시해 놓았다. 특히 전시 공간을 온대 지역에서 극지방에 도달하기까지의 생태 변화를 살펴볼 수 있도록 조성, 관람객들의 비교 기준을 도와주고 있다. 한반도의 지붕 개마고원을 시작으로 침엽수림이 발달한 타이가숲, 툰드라 지역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우는 토끼, 북극 여우, 북극곰, 남극도둑갈매기 등 다양한 박제 표본을 활용하여 재현한 극지 생태계를 만나볼 수 있다. 빙설기후가 나타나는 남극과 북극에 서식하는 ‘살아있는’ 식물 10여 종과 펭귄 2종이 전시되어 있다.

더 이상의 세계 문명 학습장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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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중앙박물관에 가 보면 ‘국가’의 중요성을 한번 더 절감하게 된다. 특히 미술관과 박물관이 그러한데, 국립중앙박물관은 위치, 시설 규모, 전시 내용물의 다양성, 그리고 특별전의 수준에서도 느낄 수 있으며 박물관은 한반도의 문명사를 기록, 전시하고 있다. 언제든 관람할 수 있도록 상설전으로 열리고 있다. 시즌과 특별전은 박물관을 찾게 만드는 동기가 되어준다. 박물관의 규모가 워낙 커서 상설전의 경우 웹사이트를 통해 미리 관람할 곳을 정해놓고 꼼꼼하게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서 지금 전시 중인 ‘특별전’을 관람하는 것으로 일정을 세우면 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주소 서울시 용산구 서빙고로 137(용산동6가 168-6)

-교통편 지하철: 서울 지하철4호선 이촌역 2번 출구 / 버스: 간선버스 400번, 502번 국립중앙박물관 정류소 하차

▶상설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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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동보살좌상(사진 및 소장 국립중앙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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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선사·고대관’에 가면 구석기, 신석기, 청동기, 고조선실, 부여 삼한실, 고구려실, 백제실, 가야실, 신라실, 발해실, 통일신라실 등 인류가 한반도에 살기 시작한 구석기시대부터 통일신라와 발해가 공존한 남북국시대까지,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시간의 흐름에 따라 관람하고 학습할 수 있다. ‘중·근세관’은 2층에 위치해 있다. 고려시대, 조선시대, 근대시대 등 왕조시대의 한반도와 근대화 과도기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대한제국 시대까지의 유물을 볼 수 있다. 같은 2층의 ‘서화관’에서는 한국 미술사의 대표적 명품을 서예, 회화, 불교회화, 목칠공예의 주제에 따라 전시하고 있다. 한반도 인류의 문화 예술 수준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을 여행하면서 이곳을 빼먹었다면 당장 재방문 일정을 잡아야 할 정도로 아름답고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이다. 3층 ‘아시아관’에서는 인도, 동남아시아, 중앙아시아, 중국, 중국, 한반도, 일본 문명의 복합체인 신안해저문화재, 일본의 문명을 접할 수 있다.

▶특별전 1 |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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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푸생, _십자가에서 내림_, 1628-1629,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ti-nPetersburg, 2017 사진 국립중앙박물관, 클로드 로랭, _엠마오로 가는 길의 풍경_, 1660, The State Hermitage Museum, Sat-inPetersburg,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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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3대 박물관 중 하나인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예르미타시박물관과 공동으로 특별전 <예르미타시박물관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이 전시 중이다. 17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프랑스 미술 300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전시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은 프랑스 국내를 제외한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박물관으로 알려져 있다. 예카테리나 2세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의 황제들과 러시아 귀족, 기업가들이 열정적으로 수집한 프랑스 미술품은 유서 깊은 겨울 궁전을 장식해 오면서, 오늘날 예르미타시박물관 유럽 미술 소장품의 정수로 자리 잡았다. 니콜라 푸생,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 클로드 모네, 앙리 루소 등 프랑스 거장들의 회화와 조각, 소묘 작품 89건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프랑스 미술의 진면목을 감상하는 동시에, 프랑스 문화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 인상주의와 그 이후 등 4부로 전시 중이다.

▷기간 2018년 4월15일(일)까지

전시 장소 기획전시실 1, 2실

전시 작품 장오귀스트도미니크 앵그르 ‘니콜라이 구리예프 백작의 초상’ 등 17~20세기 초 프랑스 회화, 조각, 드로잉 89건

문의 1688-0361

관람시간 월·화·목·금 10:00~18:00, 수·토 10:00~21:00, 일·공휴일 10:00~19:00

입장료 성인 6000원, 대학생·중고생 5500원, 초등학생 5000원

전시 해설 평일(3회) 10:30, 11:30, 15:00 주말 및 공휴일(1회) 10:30

큐레이터와의 대화 매주 수요일 19:00~19:30 | 기획전시실

▶특별전 2 |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한국, 일본,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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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과 호랑이_, 조선 19세기 국립중앙박물관, 2017


평창동계올림픽의 마스코트 ‘수호랑’이 백호白虎의 상징이라는 점에 착안한 올림픽 기념전이다. 한국의 국립중앙박물관, 일본의 도쿄국립박물관, 중국의 국가박물관이 공동으로 주최했다. 한국의 김홍도(1745~1806)의 <호랑이> 등 40건과, 일본 에도시대의 <용호도> 대형 병풍 3쌍 등 30건 등 35건이 출품되어 총 105건이 전시된다. 1월26일(금)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소강당에서 열리는 ‘한국의 호랑이 미술의 전개와 특징’ – 박경은(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일본의 호랑이 미술의 전개와 특징’ - 末兼俊彦 (일본 도쿄국립박물관 연구원), ‘중국의 호랑이 미술의 전개와 특징’ - 黄一 (중국 국가박물관 관원), 1월31일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열리는 ‘조선의 호랑이와 그 이후’ - 이항(서울대학교 교수), ‘동아시아의 호랑이 인식과 표현’ - 최선주(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부장) 등 관련 강연도 들을 만하다.

▷기간 2018년 1월26일(금) ~ 3월18일(일)

-장소 특별전시실(상설전시관 1층)

-전시품 한국, 일본, 중국의 호랑이 관련 회화, 조각, 공예품 등 105건

-입장료 성인 3000원, 초중고대학생 2500원

[글과 사진 이영근(여행작가) 사진 국립생태원, 국립중앙박물관]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14호 (18.01.3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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