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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여행 +] `시네마 천국`의 시칠리아 `여행자 천국`으로 불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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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영화 `대부` `시네마 천국` 등의 배경이 된 시칠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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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여행 하면 영국 프랑스 독일 스위스 등을 먼저 떠올리지만 '제대로'란 말을 앞에 붙이면 열의 아홉은 이탈리아를 꼽는다. 고대 로마로부터 이어진 세계문화유산, 천혜의 자연 경관,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 유서 깊은 축제와 영화제 등 과거부터 현재를 아우르며 보고 즐길 거리가 넘쳐난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를 두고 유럽 문화유산의 중심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우리는 로마 베니스 나폴리 등 익히 알려진 도시 몇 곳만 주로 찾는다. 아쉬울 수밖에 없다. 여행+가 KRT와 함께 이탈리아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획을 준비했다. 이름하여 숨겨진 이탈리아 소도시 기행이다. 고르고 고른 7도시인 만큼 꼼꼼히 챙겨보시라.

① 지중해 열정 품은 '시칠리아'

영화 '대부' '시네마 천국' '그랑블루' '일 포스티노'. 명화 중 명화로 꼽히는 수작들이다. 공교롭게도 이 네 영화는 모두 이탈리아 남서부의 섬 시칠리아에서 촬영됐다. 그만큼 시칠리아가 주는 특유의 분위기가 세계인의 마음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는 얘기. 또 고대부터 2차 세계대전까지 많은 부침을 겪었지만, 그로 인해 그리스, 이슬람, 노르만 양식 등 다채로운 문화유산이 조화를 이루며 성숙한 아름다움을 뽐낸다.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 중인 3300m 에트나 화산을 비롯해 대표 휴양지 타오르미나, 도시의 번영을 간직한 팔레르모, 아르키메데스의 고향 시라쿠사, 신전의 계곡 아그리젠토 등 시칠리아의 매력은 밤샐 줄 모른다.

② 중세로 시간여행 '시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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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세기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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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중부에 위치한 시에나에서는 시계 보기를 포기하는 것이 좋다. 시에나의 시계는 중세 시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12~15세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시에나 역사 지구는 199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록됐다. 해발 300m 높이에 자리한 언덕 도시는 밤과 낮 모두 낭만이 넘친다. 눈을 뗄 수 없는 도시의 아름다움과 특유의 분위기 덕에 기꺼이 길을 잃고 싶은 곳이다. 매년 7월 초와 8월 중순, 성모 마리아의 영광을 기리며 시에나 팔리오가 열린다. 과거를 재현하며 안장 없이 말을 타는 경주로 이탈리아 사람들이 열광하는 축제다. '007 퀀텀 오브 솔러스'의 배경으로 등장하기도 했다.

③ 셰익스피어가 반한 '베로나'

이탈리아 북부에 자리한 베로나는 '로미오와 줄리엣' '말괄량이 길들이기' '베로나의 두 신사' 등 셰익스피어 작품의 배경이 된 도시다. 줄리엣의 집은 베로나 관광객들의 명소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일까. 베로나에 가면 누구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사랑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특히 여름이 되면 베로나의 밤은 한층 특별해진다. 매년 6월에서 9월 사이 아레나 원형경기장에서 오페라 축제가 개최되기 때문. 또한 축구를 사랑하는 이탈리아답게 베로나에만 3개의 축구팀이 있다. 그중 최근에 '한국의 메시'라 불리는 이승우가 헬라스 베로나FC에 입단하며 더욱 관심을 받고 있다.

④ 가장 아름다운 절벽 '친퀘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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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 알록달록한 집들이 독특한 풍경을 자아내는 친퀘테레 리오마조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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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를 잘 모르더라도 한 번쯤 이곳의 사진은 접했을 친퀘테레. 리오마조레, 마나놀라, 코니글리아, 베르나차, 몬테로소 알 마레 등 5개의 마을로 구성된 친퀘테레는 이탈리아 북서부 쪽 해안 절벽길을 따라 자리한다. 절벽에 움트고 있는 알록달록한 집들, 그 뒤에 배경으로 펼쳐진 파란 바다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1998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날씨, 시간, 그리고 여행자의 마음가짐에 따라 시시각각 여러 얼굴을 내비칠 정도로 이색적인 즐거움을 선사한다. 절벽을 끼고 걷는 것이 조금은 아찔하고 힘들지만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싶다면 무조건 걸어보길 바란다.

⑤ 슬로푸드의 메카 '오르비에토'

해발 195m의 바위산 위에 자리 잡은 오르비에토는 유구한 역사만큼이나 흥미로운 도시다. 피렌체 방면의 중부 내륙 쪽에 위치한 이곳은 고딕 건축물과 가톨릭 유산이 즐비하다. 화려하고 독특한 외관의 오르비에토 성당이 인상적이다. '볼세나의 기적'을 기리며 13세기부터 짓기 시작해 16세기 완공된 성당으로 성체포가 보관돼 있다. 또 도자기 등의 수공예품, 오르비에토라는 이름으로 생산되는 백포도주가 유명하다. 무엇보다 패스트푸드를 반대하며 생겨난 슬로푸드 운동의 본거지가 이곳이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차량이 들어가지 못하지만 공해 없는 순수한 자연이 주는 화보 같은 풍경은 여행객의 걸음을 자연스레 느려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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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순례자의 도시 '아시시'

성 프란체스코와 성녀 클라라가 태어나고 묻힌 이탈리아 중부 쪽 언덕 위 도시 아시시에는 1년 내내 순례자와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성 프란체스코 성당 외에도 유수한 종교, 문화유산이 곳곳에 자리한다. 도시를 지키기 위해 그 옛날 쌓였을 성곽이 오늘날까지 지역을 보호하고 있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성 안쪽은 굴곡이 심한 좁은 길이 사방으로 뻗어 있어 인상적이다. 성벽과 어우러지는 한가로운 전원 풍경은 목가적인 정서를 자아낸다.

⑦ 북유럽 호수 안 부러운 '시르미오네'

호수를 낀 마을하면 오스트리아 할슈타트나 스위스 루체른을 떠올릴 수 있지만 이탈리아도 그에 버금가는 도시가 있다.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와 베니스 중간에 위치한 시르미오네가 그 주인공이다. 가르다 호수와 어우러진 아름다운 마을인 시르미오네는 압도적인 풍경 덕에 여름이면 피서를 즐기러 오는 이들로 활기를 더한다. 대표 휴양도시답게 몸도 마음도 여유로워지며, 일상의 분주함을 떨치고 하염없이 산책하고 싶은 곳이다. 도시의 하이라이트는 시르미오네 성이다. 멍하니 바라보고 있어도 기분 좋게 반짝이는 호수와 중세의 매력 가득한 마을의 모습이 조화를 이룬다.

[장주영 여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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