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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무병장수 꿈꾸는 백세시대 건강 관리법

[건강한 가족] 잠 못 드는 가려움, '상열하한' 잡고 진액 채워 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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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숙 원장의 갱년기 상담소


Q : 요즘 얼굴이 심하게 당기고 등이나 손목·팔꿈치의 피부가 아토피처럼 건조하고 바싹 마르는 느낌이 있어요. 밤이 되면 가려움이 심해져서 긁지 않으면 참을 수가 없어요. 폐경 이후 피부가 많이 건조하다고 느꼈는데 점점 심해지네요.

A :


중앙일보

A. 호르몬의 균형이 깨지면 다양한 증상이 생깁니다. 처음 생리를 시작하면서부터 얼굴이나 몸에 피지의 분비가 왕성해져 여드름이 쉽게 생기지요. 임신 후엔 호르몬의 영향으로 피부 가려움이 생기거나 심하게 발진이 돋기도 합니다. 호르몬이 줄어들고 폐경이 되는 시점에도 피부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갱년기 증상을 호소하는 분 중 가벼운 건조감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심한 건조감으로 아토피와 유사한 증상을 호소하는 분도 있습니다.

40대 중반의 한 여성은 얼굴이 너무 심하게 건조하고 당겨서 웃는 것조차 힘들다고 합니다. 목, 팔꿈치, 횡격막선, 무릎 뒤, 서혜부 같이 살이 맞닿는 부위를 비롯한 배·등·팔·다리 등 온몸이 가려워 긁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밤에 더욱 가려워져서 잠을 설치는 경우가 많지요. 그렇게 시간이 흐르다 보면 긁은 피부 부위가 감염돼 결가(헌데에서 고름·피가 나와 딱지가 앉은 것)가 형성되고 흉터처럼 검게 착색되기도 합니다. 대부분 피부과를 가장 먼저 찾게 되는데요. 연고를 바르거나 약을 먹을 때 잠시 증상이 가라앉는 것이 반복돼 근본적인 원인을 알고 치료하기 위해 한의원을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40대 중반 이후 갑자기 시작된 가려움증, 알레르기 증상은 갱년기와 관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갱년기에는 자신이 취약했던 부분에서 증상이 증폭됩니다. 갱년기는 신음이 고갈된 시기로, 몸의 면역 기능이 많이 떨어져 있어 알레르기가 있었다면 피부로 증상이 나올 수 있습니다. 폐경 전후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해 자율신경실조가 되면서 몸의 기의 순환이 ‘상열하한’ 구도가 되기 쉽습니다. 열은 위로 오르면서 말초나 하체 쪽이 더 차가워지는 현상이죠.

피부는 몸의 가장 표면에 있는 기관으로 열이 오를 때 가장 많이 영향을 받는 곳입니다. 열은 진액을 건조시키고 피부 장벽을 약하게 해 면역력을 떨어뜨립니다. 울체된 열로 인해 울혈이 생기며 노폐물의 이동이 어려워지므로 가려움·발진 등 피부 밖으로 뿜어내려는 증상이 나타나지요. 진액이 부족한 경우 밤에 증상이 더욱 심해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가려움과 열감으로 인해 불면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수면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한 후 보습로션을 꼼꼼히 바르고 잠자리에 드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뜨거운 물로 목욕하면 수면 시 더욱 가려움을 유발하므로 주의하고 목욕은 10분 안에 끝내는 것을 권합니다. 건조증이 심하면 보습에 도움이 되는 한약재로 만든 약욕을 하거나, 쌀뜨물을 물에 타서 목욕하면 도움이 됩니다. 갱년기의 주 치료는 진액을 보강해 자율신경계의 균형을 맞춰서 몸을 안정화시키는 것입니다. 갱년기 여성의 가려움증과 건조증은 상열하한을 치료하면서 울체된 열을 풀어주고, 신음을 보강해 피부의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면 회복이 빠릅니다.

서초자인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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