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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Startup’s Story #418] 정재호 대표 “하트시그널과 함께 바디시그널도 울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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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아홉 청년 정재호는 도전을 즐기는 편이다. 데이터에 관심이 많아 대학 재학 중 스마트 지갑 결제 모듈을 만드는 기업에 COO(최고운영책임자)로 합류해 지난 3년 간 기업 운영에 참여해 왔다. 이후 시스코, 퀄컴, LG전자 등에서 경험을 쌓은 개발진과 함께 아스테라라는 기업을 설립해 동명의 블록체인 기반 스마트체중계도 선보였다.

그간 사업을 하며 ‘부모님 돈으로 편하게 시작한 것 아니냐’, ‘본업에 집중하지 않는 것 같다’는 등의 말을 숱하게 들어왔다. 그런 엄친아 이미지를 바꾸고 싶어 수천대 1의 경쟁률을 뚫고 TV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2’에 출연했고.

그의 현재 목표는 하드웨어와 블록체인을 결합한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을 곱해(asterisk) 파급력 있는 시장을 만들고 싶다”는 스타트업 창업자 정재호씨를 만났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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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아스테라 대표 /사진=플래텀 DB

생체 데이터, 하드웨어를 접목한 블록체인 사업이다.

블록체인 기반으로 의료정보를 관리하는 기업 모두가 중앙화 돼있는 의료기관 및 병원에서 정보를 받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진료기록을 저장해 둔 병원에서 제휴를 맺고 가져오는 거다. 문제는 의료 정보는 민감 정보로 분류돼 나라마다 법규가 달라 정보를 받기 어렵다는 점이다. 사실 병원이 업체와 제휴를 맺을 이유도 없다. 게다가 개인 평균 1년에 6번 정도 병원에 가는 만큼, 최신 생체정보를 파악하기도 어렵다. 의사마다 같은 증상이라도 진단을 다르게 하며 병원마다 측정하는 기기도 상이하다.

이런 이유로 생체정보를 모으려면 중앙에서 습득하는 것보다 개인으로부터 직접 얻는 게 이상적이라고 봤다. 이에 우리가 직접 표준화한 기기를 만들어 생체정보를 통일해 받을 수 있도록 플랫폼을 설계했다. 사용자가 스마트체중계로 8가지 생체 데이터를 측정하면, 이를 토큰으로 보상하는 탈중앙 플랫폼이다. 의료기관, 연구소, 보험사 등 생체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기관은 아스테라 플랫폼에서 손쉽게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사용자는 자신의 생체 데이터를 파악해 효율적으로 건강 관리를 할 수 있다.

유저에게 토큰으로 보상하는 것에 어떤 의미가 있나.

토큰을 활용해 하드웨어를 거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스마트 체중계로 정보를 측정할 때마다 일정량의 토큰(AST)을 제공한다. 데이터를 축적할 때마다 코인을 주고 파워업 해주면 소량의 이자도 지급한다. 코인 장기 보유자를 확보하기 위해서다. 유저로선 금전 수익을 얻으면서도 본인의 건강 상태까지 파악할 수 있어 능동적으로 건강을 측정하는 셈이다.

그렇게 2년 정도 모이면 상당히 많은 데이터가 축적되어 이를 필요로 하는 기관에 제공할 수 있을거다. 연구기관, 병원, 보험회사와 제약사 등 다양한 곳에서 수요가 있을 거라 예상된다. 지금까지는 보건복지부와 병원 등에서 다소 오래 전에 수집된 정보 또는 많은 비용을 들여 데이터브로커를 통해 수집해왔다. 우리 설계대로면 최신 업데이트 데이터를 손쉽게 얻을 수 있고 필터링을 거쳐 특정 집단 정보만 분류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효율적일 거라 보고 있다.

기관의 데이터 가공 방식을 더 설명해 준다면.

우선 유저의 데이터 활용에 따른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그렇게 허락된 데이터는 연구소, 병원, 제약사에서 빅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대개 제약사는 임상시험을 한다. 신약이 개발됐을 경우 어느 정도의 시험 기간을 두는 거다. 이 때 데이터에 동의한 고객에겐 일정량의 보상을 주고 약품을 보내줄 수도 있겠다. 약품을 받은 사용자는 데이터 변화량을 제공한다. 보험사는 자사 가입자 중 아스테라를 사용하는 이에겐 동의 후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 받아 잠재 가입자 데이터를 도출해낸다. 특정 질환이 의심되는 이들만 추려 타깃마케팅을 할 수도 있다. 이렇게 각 분야에서 선순환이 일어날 거다.

실제로 미국에선 제2형 당뇨에 걸렸을 경우 치료에만 연 천 만원 이상 든다. 특히 고용주 입장에서 내부 직원의 비만과 당뇨는 큰 부담이다. 모든 치료부당을 내줘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 직원들의 생체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관리할 수 있다면 예방이 가능해져 지출을 사전에 절약할 수 있을거다. 비만율 5%만 감량해도 제2형 당뇨를 예방할 확률이 70% 이상 오르기 때문이다. 미국엔 이미 체중관리 관련 사업으로 기업 가치 3조 원을 넘는 기업도 있다. 그 외에 심박수, 몸무게, 체온, 혈압, 체지방량, BMI지수, 골격근량, 심전도 등 8가지 정보를 파악할 수 있어 포괄적인 파악도 가능하다.

글을 쓴 이들에게 자사 토큰을 제공하는 ‘스팀잇’과 비슷한 방식이다.

정확하겐 약점을 보완해 서비스를 설계했다. 개인적으로 스팀잇은 암호화폐 버블이 꺼지는 순간 성장하기 어려운 모델이라고 본다. 현재 글 쓰는 사람만 있고, 글을 읽기 위해 토큰이 사용되진 않기 때문이다. 현재 스팀잇은 매년 10%씩 토큰을 발행해 일부는 보상으로, 또 일부는 증인을 위한 유지비로 쓴다. 만약 토큰 가격이 불안정 해지면 사업에 무리가 가는 구조다.

우린 내부 토큰의 등락폭을 안정시키기 위한 여러 장치를 해뒀다. 적금지갑 제도를 뒀으며 기기의 판매수익 일부를 토큰으로 재매수한다. 회사 보유량을 높여 토큰 흐름을 주도하는 데 목적이 있다. 아마 데이터를 구매하는 기관이 많아질수록 매수세가 강해질 거다. 그렇게 되면 건강 관리에 관심을 두는 유저도 늘어나니 내부에서 사용되는 토큰이 많아질 거고. ‘성장 시장’에 키를 재는 하드웨어 모듈을 제공할 계획인데, 그걸로 고객의 자녀 신장 측정이 가능하다. 성장이 더디다는 결과를 제공하면 부모는 모은 토큰으로 성장 촉진제를 구매할 확률이 높을 거다. 플랫폼 상에서 토큰 거래가 자유롭게 일어나는걸 증명할 수 있을 거라 본다.

채굴 보상 정책을 악용해 불공정한 보상 획득을 시도할 경우는 없을까.

아스테라에선 비정상적인 행동을 감지하는 몇 가지 메커니즘이 있다. KYC 본인인증을 거쳐 가입된 계정당 하루 한 번의 보상만 주어진다. 기기로 여러 번 생체 데이터를 측정하더라도 측정된 생체 데이터의 평균값만 업로드 된다.

또 사용자 식별을 위해 발지문이 사용된다. 사용자 등록을 할 때 지문을 함께 등록하는데 사용자가 체중계에 올라가면 자동으로 사용자를 식별하고 생체 데이터를 저장한다. 만약 사용자의 지문이 같더라도 전일대비 비정상적인 신체 변화가 감지되면 사용자를 자동 식별해 조치를 취한다. 비정상적인 신체 변화를 보이는 사용자는 보상 지급에서 제외되며, 사용자 인증을 한 번 더 거쳐야 정상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사용자의 지문 데이터는 중앙DB에 저장하지 않고 기기의 Secure Element (SE)에 저장되는 방식으로 관리된다. SE에 저장돼 무단으로 데이터를 확인 하는 건 불가능 하지만, 중고로 판매할 때는 공장초기화 하는 것이 안전하다.

플래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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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큰보상 형식으로 측정 기기를 무료로 지급한다. 다소 파격적인 정책인데.

인바디 기기가 일상에서 쉽게 보급되기 어려운 건 비싼 가격이라고 봤다. 이를 해결하고자 토큰 보상을 생각했다. 플랫폼에선 유저가 얻는 데이터를 가치화해 보상하고, 유저는 그 보상금으로 기기 할부금을 충당하는 거다. 결과적으론 사용자는 수치 측정만 하면 기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제조사는 제값을 주고 판매가 가능하다. 엑스엔지니어링에 있으면서 기업의 수익화와 선순환에 관심이 많았다.

데이터를 모으기까지 몇년 걸릴텐데 유지가 가능한가.

블록체인의 핵심에 따라 운영하는 것 뿐이다. 얻은 수익을 사용자에게 재분배하는 게 블록체인 사업의 본질이다. 사용자가 늘어날수록 보유분 토큰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가능하다. 모두의 생활을 건강하게, 건전하게 만들자는 게 꿈이다.

계획한 수익모델은 하드웨어를 판매한 수익이다. 기존 업체 모듈을 가져와 응용시켜 판매하는 ‘화이트레벨’ 방식을 고려 중이다. 데이터 거래에 따른 수수료는 받지 않는다.

고객사로부터의 수요가 있음을 검증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듯 하다.

현재 여러 보험사와 건강기능식품 제조사, 병원을 만나 가설을 검증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고객사 확보에 대한 조언을 많이 듣는 편이다. 잠재 고객은 충분히 찾아뒀다. 전국의 헬스장을 찾아 다니며 사용 의사를 확인하고 있다. 국내보다 미국에서의 반응이 더 긍정적이다. 이미 관련 사업을 하는 기업이 있기에 이해도가 높은 고객이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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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실현화하긴 어렵지만 하드웨어 자체가 노드(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모든 개인컴퓨터)가 될 수도 있다고.

우리가 직접 하드웨어를 제공 하기에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늘 와이파이와 전원과 연결 돼있다는 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가정에서 이를 수용할 수 있을 만한 전력공급이 가능한가.

비트코인은 PoW(Proof-Of-Work, 작업 증명 방식)을 활용하기에 채굴을 위해 큰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그에 비해 우리 토큰은 필요 없는 해쉬 연산을 하지 않고 블록체인 구성에 필요한 것만 쓴다. 강력한 GPU가 필요 없는 이유다. 이는 이더리움, 이오스에서도 적용 중인 방식이다. PoW에서 Pos(지분증명·Proof of Stake)식으로 전환 중이다.

아직 먼 미래의 이야기겠지만, 노드를 오픈 할 만한 자금력이 생기면 이오스같은 프로토콜을 만들어 하드웨어를 구축할 계획이다. 여러 기술자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평을 들었다.

이제껏 이러한 방식을 선보인 기업이나 프로젝트는 왜 없었을까.

블록체인 자체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응용 사업이 아니기에 수익화 하기가 쉽지 않다.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ICO를 진행한 것도 그런 이유일거다. 그래서 우린 하드웨어를 플랫폼으로 이용한다. 충분히 승산이 있을 거라 보고 있다.

일반 대기업에선 관련 사업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을 거다. 내부 의사결정이 오래 걸릴 뿐더러 무리해 사업 방향을 바꿀 이유도 없다. 그런 점에서 우리 같은 스타트업이 유리한 것 같다.

잠금화면 광고만 봐도 돈을 주는 앱서비스가 있다. 잘 되기도 하지만 이탈자도 많다. 아스테라는 그럴 일이 없겠나.

앱을 안 쓰는 건 그간 해온 반복적인 행위가 의미 없어져서라고 본다. 돈을 벌기 위해 특정 행위를 하는 건데 보상을 얼마 못 받기 때문이다.

우리는 사용자의 행위가 헛되지 않을 정도로 보상을 제공한다. 1년간 적금지갑 사용과 데이터 측정을 꾸준히 했을 경우, 기기값과 1년간 섭취 해야 할 건강보조제 비용을 넘어서는 금액 보상이 가능한 것으로 계산하고 있다.

단순히 하드웨어 판매가 목적이 아니다.

블록체인을 활용한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드는 게 목표다. 플랫폼 내에 파트너십을 맺은 업체 제품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지금 제조중인 기기는 개념증명 목적으로 제작 중이며, 실제 제품은 전문 의료기기 제조사와 제휴를 맺어 개발할 예정이다.

하드웨어 개발 및 보급에 따른 CS와 높은 제조 단가 이슈는 어떻게 해결할 건가.

개발중인 제품에 견고한 센서와 모듈이 장착된다. 애초부터 고장이 잘 안 나는 제품으로 조합했다. 이후 기존 시장의 업체와 제휴를 맺어 운영할 생각이다. 그들의 제품력에 우리 기술을 담는 거다.

정부나 기관으로부터 규제 제동이 걸리면 어떻게 할 건가.

생체 정보는 동의한 소비자로부터 받는 것이기에 법적으론 문제가 없다. 다만 정보를 공개하려면 익명성이 보장돼야 한다. 그래서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현존하는 최고의 보안 시스템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사업을 운영하며 겪는 어려움은 뭔가.

우리 사업은 세상에 없던 것이다. 때문에 처음 듣는 이에게 충분한 설득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실현 가능성이 낮지 않냐는 의심도 많이 받는다. 그런 요인에 좌절하지 않고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TV리얼리티 프로그램 ‘하트시그널2’에 출연했다. 기업 홍보때문이라는 루머가 있다.

프로그램 주요 시청자가 1020 여성층이다. 핀테크, 블록체인이라는 주제가 쉽게 와 닿진 않을 거라 본다. 그저 주변에서 나를 바라보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다. 그 동안 ‘부모 돈으로 사업하는 겉멋 든 대표’라는 인식이 있었다. 오해다. 치열하게 공부해왔고 원하는 걸 얻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 사업도 가족 도움 하나 없이 시작해 떳떳하게 운영하고 있다. 다행히 방송 이후 이미지가 바뀌어감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운영 할 거다. 응원해 줬으면 좋겠다.

마지막 질문이다. 사업 각오를 말해달라.

데이터를 대가로 저렴한 하드웨어를 보급하는 게 가능하다는 걸 증명하는 동시에 헬스케어 블록체인 분야의 선두주자가 되고 싶다. 게임 ‘포켓몬고’는 한때 세계인을 걷게 만들지 않았나. 그런 것처럼 우리도 보건 의료업계에서 하나의 획을 긋고 싶다.

글: 서 혜인(s123@platu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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