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루킹’ 김모씨(49·구속기소) 등의 포털사이트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총 44명을 피의자로 입건하고 허익범 특별검사팀에 사건을 인계하는 것을 끝으로 사실상 마무리됐다. 경찰은 지금까지의 수사 상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 사건 관련자들이 말을 맞추고 증거인멸을 시도할 수 있다며 따로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는 않기로 했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현재까지 44명을 피의자로 입건했고, 조만간 사건 일체를 특검에 인계할 예정”이라며 “사건 인계 후에도 특검 수사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제까지 이 사건 수사에서 총 97차례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과 통신영장을 집행했고, 이를 통해 126개 금융계좌의 거래내역을 확보해 분석했다. 수사 과정에서 확보한 휴대전화, PC 등 디지털 증거물만 2시간짜리 영화 6600편 분량인 26.5테라바이트(TB)에 달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수사기록은 4만7000여쪽에 이른다.

이 서울청장은 “방대한 디지털 증거자료를 분석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렸고, 수사 초기부터 드루킹 일당의 묵비권 행사와 증거인멸 시도, 접견 거부 등 때문에 수사에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지만 역량을 총집결해 수사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특검이 오는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수사를 개시하는 만큼 수사 결과 발표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 서울청장은 “구속된 드루킹 일당도 그렇고, 입건돼 조사받는 공범들 간에도 언론보도 내용을 토대로 지속적인 증거인멸과 말 맞추기를 시도하고 있다”며 “수사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피의자들의 말 맞추기와 증거인멸 때문에 그간 수사상황을 일일이 공개하지 못했다”면서 “수사 은폐나 축소 의혹이 제기된 것은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철저히 수사했다“고 강조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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