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압수수색 대상으로 드루킹 수감실·변호인 사무실 등 선택 증거인멸·변호인 연루 정황 등 포착했을 가능성…드루킹 압박전략 분석도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방현덕 기자 =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을 맡은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28일 첫 강제수사와 소환 조사 대상으로 드루킹 김동원(49·구속기소)씨를 택했다.
이는 김씨가 결국 이번 의혹의 진실을 규명할 열쇠를 쥔 인물이라고 판단하고 처음부터 핵심 인물을 노리는 정공법을 택하는 수사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는 김씨의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한 뒤 최대한 김씨를 압박해 의혹 단서를 이끌어내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분석도 뒤따른다.
특검팀은 이날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김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압수수색하고 메모 등 개인 소지품을 확보했다. 김씨 변호인의 사무실 및 자택도 이날 압수수색 대상지에 포함됐다.
수사 당국은 교도소나 구치소 등에서 통상 증거인멸이나 말 맞추기 등의 정황을 포착했을 때 종종 수용시설을 압수수색하는 사례가 있다. 수사·재판에 관련된 수용자의 경우 진술을 번복하거나 회유를 한 정황 등이 의심될 때 감방을 압수수색해 위증 혐의 등을 추가 수사하기도 한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검팀도 지난해 1월 수사 당시 차은택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 등이 수감된 서울구치소와 남부구치소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허 특검팀 역시 김씨가 변호인과 공모해 '댓글조작' 등 범죄 단서가 될 만한 물품을 숨기도록 하거나 다른 피의자와 말을 맞추려 하는 등 증거인멸 정황을 포착하고 압수수색에 나섰을 가능성이 있다.
특검팀은 압수수색 대상이 된 변호인들이 김씨 등의 댓글조작 범행 등에도 관여했을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증거물 확보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이 김씨를 첫 강제수사 타깃으로 삼은 것은 결국 김씨가 이번 특검 수사의 성패를 가를 핵심 열쇠 인물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란 분석도 법조계 안팎에서 나온다.
경찰과 검찰 조사에서 협조적이지 않았던 김씨로부터 어떤 진술을 새로 끌어내느냐가 향후 수사의 방향을 가를 수 있다는 것이다.
구속수감 중인 김씨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이 경기 파주시 느릅나무 출판사 사무실을 방문해 매크로 프로그램인 '킹크랩'의 시연을 봤다고 주장한 바 있다.
김 당선자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어 특검팀은 드루킹과 주변인으로부터 유의미한 진술과 증거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압수수색에서 증거인멸 등과 관련한 유의미한 증거를 특검팀이 확보할 경우 이를 토대로 김씨를 압박해 협조를 끌어내려 할 가능성도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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