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엔 흐르는 물로 헹굼
잠잘 땐 습기 있는 곳에 보관
정기적으로 잇몸 상태 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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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틀니 관리법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서울노인복지센터 앞. 오전부터 대한치과보철학회의 치과버스 이동진료실을 이용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선 사람들로 붐볐다. 치과버스 안에서는 치과 치료와 변형된 틀니 수리를, 버스 밖에서는 틀니 세척과 구강 교육이 이뤄졌다. 이날 치료를 받은 박병선(78)씨는 “식사 후 치약으로 매일 세 번씩 틀니를 닦았는데 오히려 틀니는 망가지고 구강·잇몸 건강도 나빠졌다는 말을 들었다”며 “앞으로는 오늘 교육받은 대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치약으로 틀니 닦으면 구강 손상
국내 65세 이상 노인 둘 중 한 명은 틀니를 착용한다. 이 중 박씨처럼 잘못된 방식으로 틀니를 관리하다 탈이 나는 사람이 많다. 틀니가 헐거워져 잇몸에 상처가 나고 덜그럭거려 불편한데도 참고 사용한다. 틀니 사용자 10명 중 7명(69.6%)은 잘못된 틀니 관리로 의치성 구내염을 경험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틀니·구강 위생 상태가 나빠지면서 입안이 따갑고 화끈거리는 통증과 잇몸 출혈, 구취 같은 증상을 호소한다. 치과버스 이동진료를 진행한 대한보철학회 김지환 보험이사는 “심하게 아프지 않다는 이유로 치과 정기 검진과 틀니 관리에 소홀한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틀니는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틀니의 수명과 노년기 구강 건강이 달라진다. 올바르게 틀니를 관리하려면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첫째는 청결이다. 틀니 사용자 스스로 틀니와 구강 위생 관리에 완벽을 기해야 한다. 식사 후에는 틀니를 흐르는 물로 헹구고 부드러운 칫솔모에 주방세제를 묻혀 세척한다. 자기 전에는 틀니 전용 세정제로 살균해야 한다. 하지만 틀니 사용자의 절반 이상은 세균이 가득한 틀니를 제대로 씻지 않고 착용한다. 가장 흔하게 범하는 실수다. 지난해 대한치과보철학회가 60세 이상 틀니 사용자 500명을 대상으로 틀니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10명 중 6명(62.6%)은 잘못된 방식으로 틀니를 관리하고 있었다. 이들은 틀니를 세척할 때 ‘치약을 사용한다’(33.6%), ‘흐르는 물에 헹군다’(24.8%), ‘소금물에 세척한다’(4.2%)고 답했다.
틀니는 자연치와 비교해 재질·구조·강도가 다르다. 따라서 치아와 똑같은 방식으로 관리하면 안 된다. 특히 치약은 틀니를 곰팡이균·세균의 온상으로 만드는 주범이다. 치약 속 마모제 성분이 틀니 표면을 손상시켜 울퉁불퉁해진다. 그 틈으로 세균이 증식해 입안 점막이 잘 헌다. 단순히 물에 헹구거나 소금물에 담그는 방법은 살균 효과가 떨어지고 틀니 변형이 생길 수 있다.
하루 8~12시간 착용 적당
둘째는 보관이다. 틀니는 기본적으로 습기가 있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상온에 놔두면 건조해져 뒤틀린다. 그렇다고 하루 종일 틀니를 빼지 않고 착용하는 것은 위험하다. 밤새도록 틀니를 착용하면 잇몸이 눌려 잘 붓고 통증이 잦아진다. 틀니나 혀·잇몸·치아에 플라크가 두껍게 만들어진다. 대한치과보철학회 안수진 이사는 “틀니는 하루 8~12시간 정도 착용하는 것이 적당하다”며 “잠 자는 동안에는 틀니를 빼서 잇몸이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침하는 동안 틀니를 빼 세정제와 함께 물에 담가 보관하는 게 좋다. 틀니의 살균 효과와 함께 건조·변형을 막을 수 있다. 틀니 전용 세정제는 틀니 표면에 흠집을 내지 않고 세균 99.9%를 살균한다. 의치성 구내염을 일으키는 세균뿐 아니라 구취를 유발하는 균까지 제거한다. 또 치약으로 닦이지 않는 플라크·얼룩을 없애 청결하게 틀니를 사용할 수 있다.
마지막은 치과 검진이다. 틀니는 맞춤형 신발처럼 잇몸에 딱 맞아야 장시간 착용해도 피로하지 않다. 이를 위해서는 잇몸 뼈 변화에 따라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잇몸과 틀니 사이의 빈틈을 채워야 한다. 덜그럭거리는 틀니를 그대로 사용하면 틀니와 잇몸 사이에 음식물이 들어가 잇몸 염증을 유발한다. 따라서 최소한 1년에 한 번씩은 정기적으로 틀니와 잇몸의 고정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좋다.
글=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사진=프리랜서 김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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