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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채권딜러의 視線 "부진한 지표에도 외국인·통화정책 변수 조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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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통계청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이자율 시장이 국내 경제지표와 금통위의사록, 해외의 통화정책회의 등을 앞두고 긴장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31일 아침에 나온 산업활동동향은 부진했다.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광공업생산, 전산업생산 등 생산 활동이 둔화됐다.

광공업생산은 전월비 0.6%, 전년비 0.4% 줄어 들었다. 반도체가 11.2% 증가하면서 여전히 양호한 모습을 이어갔지만 자동차(-7.3%)와 화학제품(-3.6%)은 감소를 면치 못했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가 전월비 0.2p, 선행지수순환변동치가 0.1p 하락하는 등 경기 흐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경제지표 부진에도 불구하고 국채선물 시장의 외국인 동향, 국내 통화정책 관련 재료(7월 금통위의사록), 해외 통화정책이벤트(일본, 미국, 영국)를 앞두고 있어서 상당히 조심스러워 하는 시각도 많다.

외국인은 그간 국채선물을 지속적으로 사면서 역사적 고점 수준으로 누적순매수 포지션을 확대했다. 10년 선물 누적순매수는 최근까지 역사적 고점을 지속적으로 경신해 왔다. 그런 뒤 최근엔 '찔끔찔끔' 파는 모습도 종종 보인다.

주요국 통화정책 이벤트 결과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심기는 편치 않다. 방향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진단도 많은 가운데 보수적으로 접근하는 한 채권 딜러의 의견을 들어봤다.

▲ 경제지표 시즌을 맞아 일단 산업활동동향이 부진했다. 다만 채권시장은 다소 밀리고 있다.

= 산업생산이 잘 안 나왔다. 하지만 이미 반영한 재료였다. 그리고 채권시장은 그간 지표가 안 좋아 금리 인상을 제대로 못하는 상황을 반영해 왔다.

▲ 최근 외국인 선물매수 강도가 다소 둔화된 느낌도 드는데.

= 지금까지 외국인이 선물을 많이 매수해 왔다. 또 외국인의 적극적인 매수가 금리 동결 무드를 강화시킨 측면도 있다. 최근엔 심지어 금리 인하를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 외국인이 지나치게 선물을 많이 사니 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있었다.

사실 요근래 펀더멘털로 채권가격을 설명하는 게 아니라, 채권가격 움직임을 보고 펀더멘털을 예측하려는 행태들이 있었다. 허드 비헤이벼(herd behavior, 군집행태)가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 외인 선물 포지션이 무거워 보이나

= 우선 외국인의 선물 롱 포지션은 역사적 고점을 넘어섰다. 10년선물은 계속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7만 3천개 정도 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년선물도 어제까지 20만개 가량 쌓았다. 국내의 딜커들 중 이런 외국인을 따라서 매수한 세력들이 포지션을 들고 버티고 있다. 손절이 언제 나올지 관심을 갖고 있다. 시장금리가 한차례 금리 인상을 반영한다면 국고3년이 2.20~2.25% 정도 돼야 한다고 본다. 금리 2.25% 정도가 금리인상을 감안해 본격적으로 매수할 수 있는 지점으로 판단한다. 향후 외국인이 선물 대량 매도로 나오면 금리는 예상보다 10bp 더 오를 수 있다.

▲ 오후에 7월 금통위의사록이 공개된다. 이에 대한 경계감도 적지 않은데.

= 지난 5월 금통위 때 총재는 도비시한 편이었지만, 의사록을 열어보니 호키시했다. 이후 7월 회의에선 금리인상 소수의견이 출현하고 총재는 중립적인 얘기를 했다. 의사록 자체는 현재 호키시한 분위기로 가고 있다. 금통위는 경기보다는 금융안정이나 캐피탈 아웃플로우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앞으로 나올 변수들이 금리에 우호적일 게 없다. 지금은 금리하단에서 외국인이 강하게 안 팔아서 장이 버티는 상태다. 외국인의 움직임에 따라서 조정의 속도가 달라질 것이다.

▲ 일본은행 등 대외 통화정책 이벤트도 주목되는데.

= BOJ가 일드커브를 어떻게 시프트할 것인지 관심이다. 금리 변동 구간을 변경한다는 얘기 등이 나온다. 크게 스탠스를 바꾸기 어려울 수 있지만, BOJ의 작은 시그널에도 시장이 크게 반응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경계를 늦추기 어렵다.

▲ FOMC 등 다른 나라 통화정책은 어떻게 보나.

= 우선 영국의 영란은행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FOMC는 이번 회의에서 금리에 손대지 않지만, 인상 시그널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금통위의사록까지 포함해서 전반적으로 대기하고 있는 통화정책 이벤트들이 금리에 우호적이지 않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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