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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미국과 일본 통화정책 이벤트 끝난 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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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연준 홈페이지, FOMC 성명문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관심을 모은 일본은행 정책회의와 미국의 FOMC, 그리고 국내 통화당국의 7월 회의 의사록까지 확인한 가운데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 선물 매매를 쳐다보면서 제한적인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은행이 10년 국채금리의 변동 범위를 넓혀 놓으면서 전날 일본 국채금리는 8bp 남짓 금등했다. 일은이 통화정책의 큰 틀을 손대지 않았다는 평가에 결과가 발표된 31일엔 금리가 속락했으나, 전날엔 10년 금리 변동폭을 두 배 정도(0%±20bp 수준)로 넓혀 놓은 탓에 10년 국채 금리가 상승룸을 테스트하면서 0.12%를 넘어섰다.

미국 FOMC는 예상대로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이미 9월 금리인상이 견고한 수순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경기에 대한 관점이 한층 좋아졌다.

미국의 경우 2분기 GDP 성장률이 연율 4.1%로 놀라운 수치를 보여준데다 소매판매 등 경기 데이터가 좋아 연준의 경기 관점 개선은 예상이 됐다. 연준의 경기 판단은 '견조하다'(solid)에서 '강하다'(strong)로 나아졌다.

국내 7월 금통위에선 금리인상 소수의견을 주장했던 이일형 위원과 또 한 사람의 위원이 사실상 조속한 금리인상을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속한 인상을 원한 익명의 위원이 사실상 총재와 의견을 같이 할 수밖에 없는 윤면식 한은 부총재일 것이란 추론들도 보였다. 이 경우 이주열 총재가 한 사람만 당기면 금리는 8월말 인상도 가능해 보인다. 사실 총재와 부총재는 다른 입장을 갖기 어렵다. 다만 물가상승률이 계속 예상치를 밑돌고 있어 사람들은 쉽게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 미국의 중립금리와 한국 정책금리의 인상룸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선진국들 가운데 가장 빠르게 금리를 인상하고 있는 미국은 이미 정책금리 상단을 2%까지 올려 놓은 상태다.

투자자들 가운데엔 미국이 어느 선까지 금리를 올릴지가 국내 금리의 향방과 관련해 하나의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연준이 연말까지 두 차례 더 올리면 기준금리는 2.5%로 올라간다. 연준이 이 수준에서 얼마나 속도를 낼지는 불확실성이 적지 않다.

6월 FOMC의 장기전망치(중립금리)는 2.875% 수준이었다. 올해 두 차례 인상 뒤 내년에 한 번 더 올리면 얼추 중립금리 수준이 된다. 연준이 지난 달 반기보고서에서 인용한 학계의 명목중립금리 추정치는 2.1~2.8% 수준이었다. 또 파월 연준 의장이 6월 20일 연설에서 연준의 정책금리가 중립수준에 비해 100bp 낮은 수준일 수 있다고 말한 점을 감안하면 3% 정도로 생각해 볼 수 있다.

국내의 기준금리는 지난 해 11월 단행된 6년 5개월만의 인상으로 1.5% 수준을 기록 중이다. 작년말, 연초만 하더라도 연내 2차례 인상이 가능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았지만, 지금은 1차례로 컨센서스가 형성돼 있다. 오히려 일각에선 연내에 올리지 못할 것이란 예상을 하기도 한다.

올해 국내 기준금리가 1.75%로 인상되면 연말 정도에 한미 금리차는 75bp 정도로 벌어진다. 자본유출입 문제와 관련해 금리차가 전부는 아니며, 과거 100bp, 150bp로 금리가 역전된 적도 있다. 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금리차 뿐만 아니라 펀더멘털의 문제도 봐야 한다.

다만 한미 정책금리 스프레드가 벌어지는 데 대한 국내 통화당국의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금융안정을 감안해 미국과 적절하게 보조를 맞출 개연성이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올해 8월이든 4분기든 국내가 한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인데, 이 경우 연말에 한미 금리차는 75bp로 벌어진다"면서 "연준 점도표를 감안해 미국이 연말까지 금리를 올린 뒤 중립수준까지 가려면 이후 한 두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말부터 금리를 올렸던 미국 금리인상이 사이클의 후반부에 있다. 미국이 올해 인상 뒤 추가 인상에 대한 고민을 키운다면 국내 금리는 오르는데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증권사 딜러는 "대략 미국이 올해 추가로 2차례 금리를 올리고 이후 다시 두 번 더 올리면 미국 정책금리는 적절한 수준이라고 일컬어지는 3% 수준이 된다"면서 "국내의 경우 올해 1차례, 그리고 미국의 움직임에 따라 내년 1차례 정도 더 올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향후 미국 3%, 국내 2%의 정책금리 상황이 만들어진 뒤 정책금리 인상이 휴지기를 맞을 수 있다"고 봤다.

■ 일은, 금리변동폭 확대했으나 물가도 성장도 예상 못 미치는 상황

일본은 2020년까지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에 도달하기 어려운 상태다. 일은은 신선식품을 제외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2018년 1.1%, 2019년 1.5%, 2020년 1.6% 정도로 예상했다. 2019년이면 1%대 후반 수준으로 물가가 오를 것이란 예상을 접었다.

아울러 2019년 이후엔 소비세율 인상 영향과 올림픽 관련 투자 일단락 등으로 성장률 둔화마저 예상되고 있다. 금리 인상을 위한 흡족한 물가를 구경하기가 만만치 않을 듯하다. 물가상승률이 언제 목표에 도달할지 알기 쉽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일본은행은 강력한 통화완화 정책을 계속 끌고 간다는 입장을 밝혔고 금리가 급등하면 채권 매입을 통해 이를 제어할 것이란 의지도 드러냈다.

하지만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지역은행의 수익성 악화 등 문제점이 발생한 데다 미국, 유로존 등 금리 정상화 흐름 등으로 일본도 변화를 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들은 많다.

쓸 수 있는 카드가 애매해진 일본은행은 일단 포워드 가이던스를 도입했다. 일은은 이 가이던스를 통해 내년 10월로 예정된 소비세율 인상 영향을 포함한 경제 및 물가의 불확실성을 고려해 당분간 매우 낮은 장단기 금리 수준을 유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구로다 총재는 정책금리에 대한 지침에 대해 "물가목표 달성이 기존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점을 시장에 전달하고 금리인상을 예상하는 시장 일각의 견해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민간 쪽의 일본 성장률과 물가에 대한 관점은 좀 더 비관적이다.

국제금융센터의 손영환 연구원은 "일은은 2% 물가목표 달성시기가 지금까지 예상했던 2020년도 경보다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는 인식을 노출했다"면서 "하지만 민간은 올해 성장률을 일은의 예상치인 1.5%보다 낮은 1% 초반으로 본다. 물가 역시 일은이 올해와 내년을 1.1%, 1.5%로 보지만 민간은 0.9% 수준 정도로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 이어 유로존의 정책 정상화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일은이 금리인상 타이밍을 잡기는 쉽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행 총재와 부총재는 통화정책 결정 이후 10년 국채 금리 변동폭 확대 조치를 일본은행의 긴축적 스탠스로 이해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은은 또 물가목표 2% 달성이 늦어지고 있어서 완화정책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것이란 입장을 강변하고 있다.

손 연구원은 "일은이 장기금리 변동폭을 확대하는 조치를 도입했으나 이번 조치에 한계가 있어서 추가조치에 대한 기대감은 계속될 것"이라며 "조만간 9월에 자민당 총재 선거, 11월에 미국 중간선거, 그리고 내년 10월에 소비세율 인상 일정이 있으니 일은이 정책기조 변경에 나서려면 내년 상반기 정도가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는 그러나 "이 시기 이후 일각에선 2020년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한다. 결국 일본은행의 정책변경은 상당기간 지연될 소지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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