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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한국과 중국의 주가지수..중국과 쉽게 화해할 수 없는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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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CHECK, 최근 중국 상하이지수 흐름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중국 주식시장이 다시 맥을 못 추고 있다. 중국 상하이 지수는 올해 1월 고점 대비 20% 가량 내려왔다.

지난 2016~2017년 완만하게 반등하던 때와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특히 미중 무역갈등이 심화되면서 가격하락세가 더욱 두드러졌다.

6월 이후 미중 무역 갈등이 심해지면서 상하이 지수는 3000선을 내주고 고꾸라졌다. 상하이 지수는 7월 초 2691선까지 추락한 뒤 반등해서 2900선을 넘기는 듯했으나 최근 다시 미국과 무역갈등이 고조되자 힘을 못 쓰고 있다.

이 여파는 국내 시장에 파급돼 코스피지수를 다시 2300선을 아래로 끌어내렸다. 장중 중국 주가 흐름에 따라 한국 주식이 고꾸라지고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돼 채권가격이 오르는 현상도 종종 일어나고 있다.

■ 중국주식 불안하면 한국 주가불안도 당연..수출 의존도, 인덱스지수 요인 등으로 영향 불가피

한국 주식시장이 중국을 쳐다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달하고 홍콩을 합칠 경우 30%를 훌쩍 넘는다.

한국이 중국에 수출하는 품목은 중간재다. 반도체나 석유화학제품, 각종 IT 부품 등 중간재가 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에서 받은 중간재를 활용해 유럽이나 미국 등에 재수출하기도 한다. 한국이 중국으로 수출한 제품 중 10% 정도는 미국으로 간다.

이런 상황을 감안하면 중국 주식시장 변동폭이 커질 때 한국시장이 영향을 받는 것도 당연해 보인다. 미중 무역분쟁이 고조되면 중국 주가가 흔들리고 한국 역시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구도인 것이다.

글로벌 주식시장의 주요 바스켓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3인 33%에 달한다. 뒤이어 한국(14%), 대만(12%), 인도(9%), 남아공(6%)의 비중이 높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신흥국 주식을 바스켓으로 거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국 주가가 흔들리면 신흥국 지수 전체가 흔들리는 구도 역시 당연하다.

올해 들어 외국인 자금이 국내 주식시장에선 빠지고 채권시장으로는 들어오는 현상이 빚어진 것도 중국 중심의 신흥국 주식 바스켓과 무관치 않다. 중국 주식시장의 불안은 신흥국 펀드 환매, 그리고 한국에 투자한 주식자금의 유출로 이어지는 것이다.

국제금융센터는 "5~6월 신흥국 전체에 투자하는 상위 2개의 ETF(EEM, IEMG)에서 유출된 81억달러 중 한국에서 유출된 자금은 11억달러 남짓으로 추정된다"면서 "한국 전용 ETF(EWY)에서 유출된 자금은 1억8천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중국 주식시장이 크게 흔들린다면 인덱스 펀드들의 매도 등으로 한국 주가는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가 형성돼 있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기업부채가 과다해 디레버리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면서 최근 경기우려나 기업 디폴트 위험 증가 등으로 재정, 통화 정책 차원에서 완화적인 조치들을 내놓기도 한다. 다만 궁극적으로는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해결점을 찾아야 주가가 안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미중 갈등 쉽게 풀리기 어려운 이유..첨단 기술강국 꿈꾸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견제

중국 상하이 지수는 이달 들어 1일과 2일 모두 50p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각각 1.80%, 2.00% 하락한 채 장을 닫았다.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격화됐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미국 무역대표부가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상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G2 갈등이 재점화됐다. 중국 외교부는 1일 "미국이 추가적인 행동을 취하면 중국은 반드시 맞대응해 정당한 권리를 수호할 것"이란 강경한 성명을 냈다.

이후 2일 미국 무역대표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아울러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은 44개 중국 기업과 기관을 수출 통제 리스트에 추가했다. 미국은 국가안보 위협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 리스트엔 항공우주나 군수 관련 기관들도 포함됐다.

미국은 중국을 계속해서 공세적으로 다루고 있다. 최근 EU와 만나 비자동차 산업재에 대한 무관세, 비관세장벽, 제로 보조금 추진 등을 발표할 때와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인 셈이다.

특히 미국은 중국문제를 단순히 현재의 엄청난 무역역조 해소 차원에서만 보지 않는다. 중국이 '중국제조 2025'를 내세워 첨단기술 강국 진입을 천명한 상태이고 이런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2025는 2015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국가주도 산업선진화 전략이다. 2025년까지 첨단 의료기기, 바이오의약 기술과 원료물질, 통신 장비, 로봇, 반도체, 전기차, 항공우주, 첨단화학제품, 해양엔지니어링 등 첨단산업 분야를 집중 육성하는 프로젝트다.

한국 역시 중국이 반도체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하고 있어 긴장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이 전략은 2025년까지 핵심 기술 및 부품·소재를 70% 자급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중국에 중간재를 대거 수출하는 한국은 사실 이 같은 전략에 가장 민감하게 대비해야 할 나라다.

미국의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선 미 무역대표부에 "기술과 자본을 모두 갖춘 중국이 '국가 주도'로 외국 기업에 불이익을 주는 정책을 펴는 것은 개도국의 불공정 무역정책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문제"라는 보고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을 미국의 대규모 적자 문제로만 볼 수 없는 것이다. 사실 올해 4월 미 무역대표부가 공개한 관세부과 대상 중국산 수입품 1300여개 목록이 중국의 제조2025와 관련이 컸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제조2025를 하면서 한국 부품과 기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 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의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도는 더 커졌다"면서 "미국이 유럽과 화해 제스츄어를 취하면서 중국은 계속 견제하는 이유도 중국이 가공할 경쟁자가 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이 가장 두드러진 수출 신장세를 보인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으로의 수출이 21.1%나 늘었다. 이는 상반기 수출 증가율 6.6%를 세 배 이상 웃도는 수치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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