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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문화재 비추는 '션샤인'…"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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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배영윤 기자, 김고금평 기자]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숨은 '작은 문화재' 화제…독립문부터 최참판댁까지 문화재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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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스터 션샤인' 1화에 고애신(김태리)과 박물장수가 기별지 거래를 하는 장면에 나온 정자는 경북 예천 '초간정'이다. 실제 초간정 전경(사진 위)과 방송 화면./사진=한국관광공사, 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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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 없던 문화재도 방송을 타면 다시 보이는 걸까. 아니면 원래 빛나던 고색창연한 문화재의 재발견인가. 시청률 13%를 상회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tvN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속 문화재가 '워너비' 여행지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국보나 보물급 문화재가 아니어서 평소 '관심 밖'인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드라마를 통해 작은 문화재 흔적들이 가장 강한 '션샤인'을 받고 재조명되고 있다.

때론 오리지널 그대로의 실사가, 때론 CG(컴퓨터그래픽)의 도움을 얻은 변형의 창조품이 주인공의 배경 그림으로 쓰이면서 "한 번 쯤 가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것이다.

CG 등 특별한 후반 작업을 하지 않았지만 전통의 미 그대로 살린 문화재는 경북 안동 '만휴정', 경남 하동 '최참판댁', 경남 함양 '일두고택', 경북 예천 '초간정' 등이다.

이들 '작은 문화재'는 자연경관과 전통 건축미가 어우러져 실제 촬영지를 직접 찾아가고 싶을 만큼 아름답게 표현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평소에는 그저 그런 정자 정도나 유적지에서 흔히 보던 문화재로 인식했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주인공의 열연이 보여주는 집중력에 문화재도 덩달아 관심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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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유진이 노비로 일하던 김판서(김응수)의 집으로 등장하는 곳은 경남 하동의 최참판댁이다. 실제 최참판댁 전경(사진 위)과 방송 화면. /사진=한국관광공사, 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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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휴정'(경북문화재자료 제173호)은 조선시대 문신 김계행이 연산군의 폭정을 피해 벼슬을 버리고 낙향해 건립한 정자다. 드라마에선 어린 유진(김강훈)이 추노꾼을 피해 도망치다 도착한 황은산(김갑수)의 거처로 나왔다. 7화에서 유진 초이(이병헌)가 고애신(김태리)에게 '러브'를 하자고 말한 곳이기도 하다.

어린 유진이 노비로 일하던 김판서(김응수)의 집으로 등장하는 곳은 경남 하동의 최참판댁이다. 드라마 토지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고애신이 박물장수와 기별지를 거래하던 정자는 '초간정'(경북문화재자료 제143호)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백과사전인 '대동운부군옥'을 저술한 조선 중기 학자 초간 권문해가 1582년에 지은 정자다. 임진왜란 때 불에 탔다가 1612년에 고쳐 지었지만 병자호란으로 다시 불탔다. 이를 1642년에 후손 권봉의가 다시 세웠고, 현재 건물은 1870년에 후손들이 새로 고쳐 지었다.

함양의 '일두고택'은 고애신의 조부 고사홍(이호재) 자택으로 등장한다. 일두고택은 15세기 조선시대 대표 유학자 정여창 선생의 고택이다. 18세기에 개축된 사랑채를 제외하곤 대부분의 건물이 16~17세기에 건축됐다. 조선시대의 빼어난 건축물로 1984년 국가지정문화재(중요민속문화재 제186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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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유진 초이(이병헌)이 조선에 입국하는 장면에 독립문이 등장한다. 실제 독립문과 CG의 절묘한 조합으로 눈길을 끌었다. 실제 독립문 모습(사진 위)과 방송화면./사진=한국관광공사, 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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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미스터 션샤인' 5화에서 일본군이 창덕궁 돈화문 앞을 지나가는 모습이 방영됐다. 이는 전북 부안 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한 후 CG 작업을 거쳐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실제 돈화문(사진 위)과 방송화면./사진=한국관광공사, 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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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를 통해 새로 옷을 갈아입은 문화재도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진이 고종을 알현하고 나오거나 조선으로 귀국하는 장면에선 '대안문'(大安門)과 '독립문'이 각각 등장한다. 모두 충남 논산의 선샤인 랜드 스튜디오에 촬영된 것으로 뛰어난 시각효과로 섬세하게 표현해 극의 재미를 높였다.

지난 5화에서 일본군이 창덕궁 돈화문 앞을 지나가는 모습이 방영됐는데, 이 역시 전북 부안 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한 후 CG 작업을 거쳐 화려하게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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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덕수궁 '대한문'(사진 왼쪽 위)은 극중 시대에 맞게 옛 모습인 '대안문'(왼쪽 아래)으로 등장했다. 극중 나룻배 장면은 경북 안동 고산정 일원을 배경으로 촬영했다. 실제 고산정 일원 전경(오른쪽 위)과 방송화면(오른쪽 아래). /사진=덕수궁 홈페이지, 한국관광공사, tvN '미스터 션샤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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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과 고애신이 둘만의 시간을 처음으로 갖게 된 나룻배 장면도 CG로 연출했다. 경북 안동 도산면 가송리 고산정을 배경으로 한 이 장면은 일부분만 촬영한 후 나머지 부분을 CG를 통해 실제와 똑같이 구현했다.

인기 판타지 드라마에 등장하는 아름답고 고즈넉한 문화재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고증이나 CG 여부와 관계없이 그 자체만으로 '실제 관광객'의 발걸음을 부추긴다. 한 여행업체 관계자는 "드라마 방영 이후 촬영 장소를 찾겠다는 단체 관람객의 문의가 평소보다 4, 5배 많아졌다"고 말했다.

때마침 문화재청은 지난 13개월간 공사에 들어간 '고종의 길'을 10월 정식 개방하기 전 8월 한 달 시범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고종 시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 인기에 맞춰 또 하나의 문화유산이 재조명될 듯하다.

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배영윤 기자 young25@, 김고금평 기자 dann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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