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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신저점의 금리, 그리고 외국인과 우호적인 수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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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CHECK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채권금리가 연내 최저점 수준으로 내려갔다. 국내 채권시장은 외국인의 선물 매수에 이끌리면서 강해졌다.

9일 최종호가수익률 기준으로 국고3년물(KTBS03)은 2.05% 수준까지 내려와 금통위 금리결정회의가 열리기 전날인 7월 11일 레벨(2.054%)과 거의 같아졌다.

전날 3년 선물가격은 상승한 뒤 108.32에서 종가를 형성했다. 역시 7월 11일(108.31)과 거의 같았다.

지난 7월 12일 금통위 당일엔 이일형 위원이 인상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내면서 금리 레벨을 올렸다. 하지만 대략 한 달이 지난 지금 그 금리 상승분은 전부 되돌림된 것이다.

■ 국고3년 올해 2.3%에서 여러 차례 막힌 뒤 2.0%대에서 레벨 다운 시도

올해 국고3년 금리는 2.119%에서 출발해 1월 30일에 2.304%까지 오르면서 연중 금리 상승 가능성을 높이는 듯했다. 하지만 금리 상승은 2.3%대 초반에서 막혔다.

2월 하순 금리는 2.3%선에서 걸렸으며 3월에도 2.3% 초반에서 여러 번 되돌림됐다. 5월 들어서도 2.3% 초반은 견고한 금리 저항선 역할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현재 국고3년 금리는 연내 최저점을 기록 중이다.

국고10년물 금리는 올해 여러 차례 2.8%선에서 막힌 뒤 현재 2.5%대 초반까지 내려와 있다.

최근 금리 하락을 주도한 선봉대는 7월 금통위를 맞이하기 전과 마찬가지로 외국인이었다.

금리가 저점으로 내려갈 때 국내 플레이어들은 레벨 부담을 느끼면서 신용채권 등에 투자해 캐리를 높이는 식으로 대응하기도 했으나 외국인은 선물 매수 기조를 유지하면서 가격 지지에 힘을 쏟았다.

현재 외국인은 3년 선물을 21만계약, 10년선물을 7만5천계약 가량 순매수 중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이미 매수 포지션을 대거 키운 가운데 얼마나 매수를 지속할지는 애매한 측면도 있다.

최근 외국인이 매수·매도를 반복하자 이들의 매수 일변도에 가까운 흐름에 변화가 온 것 아니냐는 인식을 키우기도 했지만, 이번 주엔 외국인이 계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전날 3선을 5천개 가량 순매수하면서 금리를 신저점 수준으로 낮췄다.

■ 외국인과 유동성 VS 신저점 레벨 부담

양호한 수급,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듯한 미중 무역갈등, 한국경제에 대한 비관론, 주식시장 부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듯한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 여력, 기술적 차트 상에 드러나는 힘의 세기 등을 거론하면서 강세 무드가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동시에 현재 추가 강세를 막을 가장 큰 악재는 '레벨 부담'이라는 평가도 많은 편이다.

선물사의 한 관계자는 "일단 수급이 너무 좋아 보인다. 차트 흐름도 양호해 보이고 강세 흐름을 되돌리기 쉽지 않을 듯하다"면서 "결국 가격 상승이 막힐 경우 레벨 부담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레벨 부담이 힘을 발휘하려면 수급을 이길 정도로 부담스러워야 한다. 하지만 수급과 레벨 부담의 힘을 가늠할 때 수급 쪽에 무게가 실린다"면서 추가강세를 예상했다.

다른 선물사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탄력이 떨어진 가운데 외국인의 매매 흐름을 볼 때 이들이 추가로 살 수 있을 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은 10년 선물 누적순매수 포지션 최대치를 경신하는 흐름을 보였다. 3년선물에 대한 외국인 누적순매수 최대치는 24만개 수준이었다. 아직 다소간의 룸이 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단 외국인이 선물을 계속 사고 있다"면서 "주식은 영 힘이 없어 채권을 후원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거 경험치를 감안해 외인 3선 미결제 24만개가 꼭지였으니 앞으로 3만개는 더 룸이 있다. 대략 3선 15틱, 10선 70틱 정도는 더 올릴 수 있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수급의 힘을 인정하면서도 금리 레벨 부담을 무시할 수 없다는 태도도 적지 않게 나타난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분명 지금의 금리 레벨에 대해선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동시에 수급의 힘이 워낙 강하다는 점도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이러면 외국인이 선물을 패대기 치지 않는 한 금리가 오르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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