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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물가채 수급 게임과 다시 100bp 넘은 BE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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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CHECK, 국고10년물, 물가채와 BEI



[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최근 물가채 BEI(Breakeven Inflation)가 100bp를 웃돌면서 핫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코스콤 CHECK(3762)를 보면 BEI 올해 상반기 중 1월 31일과 2월1일, 그리고 5월 21일과 23일 등 나흘간 100bp를 웃돌았다. 이후 이번에 다시 100bp를 상회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BEI는 지난 20일 89.5bp 수준을 나타내다가 지난 23일 3거래일만에 100bp를 넘어선 101bp를 기록했다. 이달 초순만 하더라도 1.7%를 넘었던 물가채 금리는 전일 1.38% 수준까지 낮아졌다

최근 장기채권이 상대적으로 더 강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물가채가 단연 다이나믹하게 움직였다.

전일 물가 18-5호는 장중 6bp 이상 강해지는 모습을 보였으며, BEI가 장중 4bp 이상 확대되기도 했다. 물가 18-5호를 두고 증권사들이 매수, 매도 공세를 벌였다. 발행물량이 적다 보니 이를 스퀴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외국인은 전날 물가 16-5호를 458억원 매수했다.

■ 물가와 외국인..연초, 5월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

BEI가 튀었던 올해 1월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60달러대 중반 수준으로 올라오는 등 유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연초만 하더라도 BEI는 65bp 수준을 보이다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100bp를 돌파했던 때였다.

당시 외국인은 물가16-5호를 1천억원 넘게 매수하면서 물가채에 대한 시선을 끌어당겼다.

올해 5월 BEI가 튈 때도 유가가 크게 오르던 때였다. 당시 WTI는 70달러를 상회하면서 외국인의 물가채 수요를 부추겼다. 외국인은 당시 물가 16-6호를 500억원 가량 사면서 물가채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았다.

다만 이번엔 유가 오름세가 상대적으로 도드라지지 않는다. WTI는 7월 30일 70달러대를 기록한 뒤 계속 60달러대 중후반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나온 7월 생산자물가는 전월비 0.4%, 전년비 2.9% 올랐다. 생산자물가의 상승률은 최근 꾸준히 올라왔다. 전년비 상승률은 4월 1.7%, 5월 2.2%, 6월 2.9%로 확대됐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제한적인 모습을 보이는 등 딱히 물가 상승률 확대에 대한 기대감 때문에 최근 물가채가 각광을 받은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최근 증권사들이 치고받으면서 물가채가 뜨거웠지만 펀더멘털 이슈는 아니다. 아니면 펀더멘털을 빙자한 수급 싸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어디가 좀 사니까 딸려서 오는 식으로 물가채 시장이 확 달아올랐던 것"이라며 "오늘은 잠잠하다"고 말했다.

외국인의 물가채 매수도 연초와 5월과는 다소 다른 패턴일 수 있다는 진단이다. 당시처럼 유가나 물가 상승 기대가 꽤 커졌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물가채 매수는 가격 메리트 차원에서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 팁스 등을 건드리는 쪽에서 산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그는 "유동성에 대한 고민 때문에 단기적으로 매수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물가채에 관심 있는 펀드가 길게 보고 매수로 접근한 것"이라고 추론했다.

■ 견고한 BEI 80~100bp 박스권..이번에 뚫을 수 있을까

최근 물가채 가격 급등과 관련해 지난 번처럼 이번에도 수급 요인이 크다는 진단이 많다. 5월엔 수입물가 급등 등과 유가 상승 등의 분위기와 맞물려 있었지만, 이번엔 수급 요인이 상대적으로 더 크다는 평가다.

또 5월엔 물가18-5호 선매출과 함께 이 물건을 이용해 분위기를 만들어보겠다는 시도가 있었다는 의심이 컸던 게 사실이다. 당시 단기계정에서 막 1천억원 규모로 나온 18-5호를 이용해 전체 5-6조 시장을 흔들어 보려고 한다는 비판도 많았다.

이번에도 특정 단기 매매자가 주도한 수급 게임이 강하다는 평가다. 최근 물가가 강세를 보이는 구간에서 엔드 유저인 보험, 연기금은 물가채를 파는 모습을 보였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물가채는 마치 물가에 내놓은 애같은 모습을 보인다"면서 "외국인이 16-5호를 좀 사기도 했지만, 증권사들이 발행물량이 적은 18-5호를 당겨서 스퀴즈 하려는 상황까지 몰려고 한 듯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엔드 유저와 투신들은 이번에 물가채를 팔았다"면서 "의외의 큰 폭 강세장에서 먹은 게 없는 쪽에서 물가채로 이익을 만들어 보려는 시도를 한 것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표물 기준 BEI는 80~100bp가 아주 견고한 박스권이다. BEI가 100bp 위에서 오래 머무를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면서 "월말 평가를 감안하면 8월말까지는 이 상황을 끌고 가려고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9월로 가면 이익실현 물량 등이 대거 출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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