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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난민과 국제사회

美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 지원 중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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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가 팔레스타인 난민을 돕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에 대한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UNRWA에 지원하는 기금 일부를 보류하겠다는 지난 1월 발표 이후 나온 조처다. 아랍-이스라엘 전쟁으로 추방된 팔레스타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1948년 설립된 UNRWA는 중동 전역 500만명 이상의 난민에게 의료, 교육,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헤더 나워트 미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31일(현지 시각) "미국 정부는 팔레스타인 관련 사안을 신중하게 검토했고 UNRWA에 더 이상 기금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난민 공동체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어 지속 불가능하다"며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재정을 운용하는 데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1948년 설립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기구(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한 의료, 교육, 사회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미국 행정부는 이곳에 대한 모든 자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UNRWA


지난 1월 미국은 UNRWA 지원 자금의 절반 이상을 보류하겠다고 발표했다. 미 정부는 당시 기구에 6000만달러를 우선 지원하고, 나머지 6500만달러 지급 여부는 관련 검토를 통해 추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을 통해 보류 금액인 6500만달러는 지급되지 않는다.

미국은 UNRWA에 가장 많은 기금을 지원해 온 국가다. 2016년 미국은 이 기구에 3억6800만달러를 제공했는데, 이는 사업 운영비의 약 30%를 차지하는 금액이다. 지난 1월 발표가 있기 전까지 올해도 미국은 비슷한 금액을 조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UNRWA 지원 중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팔레스타인 정부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스라엘과의 평화 협상에 미온적인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가 대화 테이블에 나오도록 압박을 가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는 1월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의 대규모 지원에 관해 감사의 뜻이나 존경을 표하지 않았다"고 썼다. 또 같은 달 "팔레스타인이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에 나서지 않는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국제사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했고, 그 의미로 이스라엘 텔아비브에 있던 미국 대사관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이에 대한 반발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유혈사태까지 발생했다.

팔레스타인 정부와 UNRWA 측은 이번 미국의 결정에 반발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 나빌 아부 르다이나는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폭력"이라며 "유엔의 결정에 대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크리스 군네스 UNRWA 대변인은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UNRWA의 학교, 보건센터, 응급 지원 프로그램이 ‘심각한 결함’이라는 비판을 강하게 거부한다"고 말했다.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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