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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불황에 울며 겨자 먹는 자영업자들…가게도 맘대로 못 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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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길거리 떨어진 일수 전단지.[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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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사업자(자영업자) A씨는 가계대출이 막히자 그동안 개인사업자 대출로 가계의 이자비용을 감당해왔다. 불황에 가게 처분도 생각해 봤지만 이렇게 하면 개인사업자 자격으로 받은 대출만기를 더 이상 연장할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가게를 팔자니 그동안 받은 대출에 대한 상환 여력이 없고 사업장을 계속 유지하자니 빚만 쌓여갔다. 그 동안 은행에 진 빚만 10억원인 그는 노후를 보낼 집도 은행 대출이 많아 잠을 설치고 있다.

불황이 짙어지면서 A씨처럼 빚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잔액은 8월말 기준 661조3000억원으로 8월 한 달 사이 5조원이 더 늘었다. 올해 초부터 8월말까지는 29조5000억원 증가했다. 이 기간 가계대출은 35조8000억원 불었다.

개인사업자 대출의 경우 사업을 영위한다는 조건으로 심사가 되기 때문에 사업장을 유지하지 못하면 대출만기 연장이 불가하다. 사업을 더 이상 하지 않으면 진 빚을 모두 상환해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은행권 개인사업자 대출이 주택 구입을 위한 자금으로 둔갑하고 있고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 관련 대출 심사도 강화하는 추세다. 때문에 앞으로 자영업자들의 자금조달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문제는 경기가 하락 국면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면서 개인사업자 대출 부실이 가계 구성원의 동반 부실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계대출 이자 부담에다 가게 운영에 따른 임대료 비용 등을 감당하기 위해 가계 구성원들까지 대출에 나서고 있는 것.

실제 한 가정의 경우 가장의 대출 때문에 자녀 월급의 절반 이상을 빚 상환에 사용하고 추가 대출까지 하고 있다. 가장의 대출 여력이 바닥을 보이면서 가계의 부실이 그 구성원들에게까지 전이되는 모습이다.

게다가 이 같은 현상을 개선할 수 있는 방안도 뾰족하게 없어 가계의 부실 위험은 계속 가중되고 있다.

대출한도를 모두 소진해 제도권 대출이 막히면 불법사금융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 학계에 따르면 불법사금융 시장은 24조원 이상으로 추계하며, 이자율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4%를 크게 웃돈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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