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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금통위원의 '저물가 발언'..연내 금리동결 기대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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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한국금융신문


신인석 금통위원이 '낮은' 물가를 내세워 사실상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채권가격이 상승폭을 키웠다.

신인석 위원이 이날 한은 출입기자들에게 한 말은 "한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물가지만, 지금 바로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다"로 요약할 수 있다.

신 위원은 수요측면의 물가 압력이 미미하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당장 금리인상을 할 때가 아니라는 소신을 피력했다.

■ 신인석 위원, 인플레 과속이 아니라 '저속'이 우려되는 때

신인식 금통위원은 "GDP갭이 소폭 플러스로 추정됨에도 물가 확대조짐은 뚜렷하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어 금리인상에 반대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특히 "장기간 목표수준을 밑도는 물가는 눈여겨 볼 특이한 현상"이라며 "지금은 인플레 과속이 아니라 저속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금리를 올리려면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돼 가는 것을 확인하면서' 올려야 한다고 했다.

특히 장기간 한국의 물가 상황은 해외요인과 관리물가를 모두 제거하고 보더라도 '추세적 하락 후 정체' 상태라고 했다.

한은 실무진 쪽에서 최근 '관리 물가를 제거하고 보면 물가는 사실상 목표수준'이라고 했던 것과 온도차가 크게 나는 발언이다.

그는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문제와 관련해선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정도는 아니다"고 했으며, "실물경제 안정을 위해 금리를 조정할 상황도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2016년 4월 21일부터 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 금통위원의 임기가 시작됐으며, 이 네 사람의 임기는 모두 2020년 4월20일에 만료된다.

금통위원 임명 당시 이일형 위원이 매파, 나머지 세 사람은 모두 비둘기파로 평가 받았다. 현재는 조동철 위원이 강성 비둘기 역할을 하고 있으며, 고승범 위원과 신인석 위원도 초기의 비둘기 면모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 채권시장, 금통위원 '물가 발언'에 연내 금리동결 기대 더욱 키워

일단 채권가격이 단기 구간을 중심으로 좀 더 강해진 가운데 실제 물가 데이타를 통해 수요 압력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날 고용지표가 다시금 쇼크 수준을 나타낸 데다 금통위원의 도비시한 발언이 나오자 금리인상이 어렵다는 인식도 강해졌다.

3년 국채선물(KBFA020) 가격은 109.00을 찍은 뒤 그 위쪽도 보고 있다.

증권사의 한 중개인은 "기자 오찬에서 신 위원이 도비시한 발언을 했다는 말이 돌았는데, 실제 결과도 마찬가지였다"고 지적했다.

선물사 관계자는 "신인석 위원 발언을 보면서 올해 금리 동결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장이 강해졌다. 신인석 위원 발언을 감안할 때 강해질 만한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 위원이 금리를 인상하지 말자고 한 게 아니라 물가 데이터를 확인하고 움직여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 만큼 앞으로 물가지표가 더욱 중요해졌다는 관점도 보인다.

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신 위원 말을 보면 금리를 인상하지 말자고 한 게 아니라, 선제적인 대응을 하지 말자고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단 급하게 인상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신 위원의 판단으로 보인다. 향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말 그대로 2%선에 근접하게 되면 이를 확인한 뒤 올해 마지막 이벤트(11월 금리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금리인상을 실기했다고 보는 사람 중엔 향후 한은이 큰 비판에 직면할 것이란 예상도 내놓고 있다.

장기로 채권을 투자하는 한 매니저는 "누군가 한은 총재 연임이 문제였다고 한 말이 와 닿는다"면서 "당청은 이제 손을 놓은 듯하다. 한은이 금리를 정상화하지 않고 저런 식으로 나가다가 결국 대형사고를 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선 필립스 커브가 누워서 효용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물가를 원론적으로 접근해서 금리인상 못하겠다는 저런 발언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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