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이슈 [연재] 세계일보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암 진단부터 터치 스크린까지! ‘스마트 잉크’ 기술 [우리가 몰랐던 과학 이야기] (54)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세계일보

써킷스크라이브 회로 그리기용 전도성 펜. 출처=www.coolcomponents.co.uk


인류는 언제부터 잉크로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인쇄했을까요? 인간이 잉크를 사용해 문자를 기록한 것은 BC 4000년대 말 무렵부터라고 하는데요. 당시 이집트에서는 수지나 아교에 숯이나 매연을 섞어 만든 잉크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현재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잉크는 필기용과 기호용, 인쇄용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요. 또 수용성과 유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최근 잉크는 단순히 글씨나 색을 인쇄하거나 코팅하는 것을 넘어 건강을 체크해주고 전자기기를 통해 제품을 인식하고 터치스크린까지 구현해준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점점 똑똑해지고 있는 잉크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당뇨와 암을 체크해주는 ‘스마트 타투 잉크’

세계일보

출처=DermalAbyss/Vimeo


지난해 미국의 MIT(매사추세츠공과대)는 건강상태에 따라 타투(문신) 색이 변하는 ‘더말애비스’(DermalAbyss) 잉크 기술을 선보였는데요. 이 타투는 바이오 센서 기능을 지닌 특수 ‘스마트 잉크’를 사용해 혈당과 나트륨, 산성도(PH) 수치 등을 색으로 보여줍니다. MIT와 미 하버드대에서 개발한 이 바이오 센서는 동물 실험까지 현재 마친 상태라고 하는데요. 만약 당뇨가 있다면 채혈 없이 이 타투를 통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

산성도(PH) 수준에 따라 색이 변하는 잉크 기술. 출처=Xin LIU, Katia Vega


마틴 퍼세니거 스위스 취리히공대(ETH) 생물공학과 교수 연구팀도 지난 4월 암을 진단하는 ‘스마트 타투’를 개발해 발표한 바 있는데요. 평소 몸이 건강할 때는 보이지 않다가 건강이 악화할수록 타투 부위가 점점 진한 색으로 변하게 됩니다.

세계일보

암 징조를 알려주는 ‘스마트 타투’. 출처=www.medicalnewstoday.com


이 스마트 타투 잉크에는 칼슘을 감지하는 수용체가 들어 있어 몸속 칼슘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암세포가 뼈에 스며들 때 뼈에서 칼슘이 나오게 되는데, 이처럼 암세포가 심장의 칼슘 처리를 방해하면서 생기는 원리를 스마트 잉크에 적용해 암을 진단할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별도 건강검진을 받지 않아도 몸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이 스마트 타투 기술은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스마트 소사이어티를 구현할 미래 유망기술 10개’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화상 및 노화 치료해주는 ‘박테리아 잉크’

세계일보

살아있는 박테리아가 들어있는 3차원(3D) 잉크. 출처= Bara Krautz, www.scienceanimated.com


최근 살아 있는 박테리아를 이용한 3차원(3D) 프린팅 잉크가 개발돼 화제가 됐는데요. ETH 복합물질실험실의 안드레 스튜다르(Andre Studart) 교수 연구팀은 살아 있는 박테리아를 잉크로 활용하는 3D 인쇄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세계일보

박테리아 3차원(3D) 잉크 치료기술인 바이오레메디에이션 원리. 출처= Manuel Schaffner and Patrick A. Ruhs


잉크에 쓰인 박테리아는 화학산업에서 대규모로 생성되는 독성 페놀 물질을 파괴할 수 있는 ‘슈도모나스 퓨티다’(Pseudomonas putida)와 높은 순도의 나노 사이즈의 셀룰로오스(섬유질)를 분비하는 ‘아세토박터 자일리늄’(Acetobacter xylinum)인데요. 이들 박테리아는 통증을 완화하고 안정적으로 수분을 유지해줘 화상 치료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잉크에 들어간 박테리아는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아 의학 및 생명공학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화상을 치료하거나 노화 치료에도 쓰일 수 있는데요. 마시는 물에 있는 독성을 감지할 수도 있습니다. 왠지 박테리아 하면 해로울 것만 같은데, 이렇게 우리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주는 용도로 변신하고 있습니다.

◆전기가 통하는 전도성 잉크(Conductive Inks)

세계일보

전도성 잉크를 사용한 정전식 터치 회로. 출처=www.themanufacturer.com


전도성 잉크는 입자의 전자기적 성질을 이용해 수백만개나 되는 둥근 모양의 초소형 캡슐로 이뤄진 미래형 제품인데요. 간단히 설명하자면 ‘전기가 통하는 잉크’입니다. 캡슐 속에는 염료와 함께 전극으로 불리는 두겹의 전도체 사이에 작은 칩이 들어가 있는데요, 이들 캡슐은 ‘마이너스 전기’를 받으면 흰색으로, ‘플러스 전기’를 받으면 검은색으로 각각 변해 글씨가 새겨집니다. 플라스틱과 금속, 종이 등 거의 모든 물체에 인쇄할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

무선인식(RFID)용 태그의 모습. 출처=glm.ooo


전도성 잉크는 전자책, 시계, 휴대폰뿐만 아니라 무선인식(RFID)용 태그와 인쇄회로기판, 터치 디스플레이, 전자파 차폐(EMI) 장치, 태양전지 등 전자산업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데요. 전자 잉크로 인쇄해 건조만 시키면 전극을 형성할 수 있어 제조시간을 단축하고 원가를 낮출 수 있습니다. 덕분에 차세대 미래 잉크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최근 한국전기연구원(KERI) 나노융합기술연구센터는 전도성 잉크의 가격을 기존보다 1/10로 낮춘 새로운 복합 제품을 개발했다고 전했는데요. 그래핀과 구리를 합성하는 방법으로 제조단가는 낮추고 전기 전도성은 높인 ‘구리-그래핀 복합 잉크’로, 구리 표면에 여러 층의 그래핀을 합성할 수 있는 액상합성법을 적용한 기술로 탄생했습니다. 대량생산 공정기술도 확보해 제조단가를 확 낮춰 앞으로 더 많은 곳에서 쓰일 것으로 기대됩니다.

◆친환경 잉크 기술 ASR(알칼리수용성수지)

세계일보

출처=한화케미칼


친환경은 모든 산업에 중요한 이슈인데요. 잉크도 예외는 될 수 없습니다. 친환경 잉크는 지구환경 문제가 대두하면서 지속적으로 개발·발전되어 왔는데요. ASR(Alkali water Soluble Resin, 알칼리수용성수지)는 인쇄 잉크와 종이 코팅용 수용성 수지 및 에멀전(유화액)으로 이용되는데요. 기존의 유성제품을 수성화한 친환경적인 수지로, 목재와 금속 코팅에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ASR는 세계적인 환경보호 요구에 따라 그 수요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요. 한화케미칼은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수성 잉크를 제조할 때 사용되는 친환경 ASR(알칼리수용성수지)를 태국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습니다. 한화케미칼의 ASR는 수성 잉크와 코팅액 제조 시 안료 분산, 안정성 및 인쇄성이 양호하며 내화학성과 내구성도 우수하고, 뛰어난 외관과 물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한 제품부터 친환경까지 인간과 자연을 생각한 잉크의 무한한 발전과 함께 한화케미칼에도 많은 관심을 부탁합니다.

한화케미칼 블로거

*이 기고는 한화케미칼과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