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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화)

    [사설] “개혁하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대통령부터 명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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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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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잇따라 개혁의 속도와 폭에 대해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내놨다. 지난 7일에는 “집권했다고 마음대로 다 못한다”며 절제를 강조했고, 어제는 “개혁하려다 초가삼간 태워선 안 된다”고 경계론을 폈다. 급격하게 개혁이 진행된다면 이에 따른 부작용을 피하기 어려운 만큼 ‘외과 시술’에 비견될 정도로 곪은 부위만 도려내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다. 검찰·사법 개혁에서 더불어민주당 강경파 의원들의 목소리에 지나치게 힘이 쏠리는 것에 대해 이 대통령이 우려를 드러낸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단순히 여권 내부 단속용으로만 읽히지는 않는다. 정부와 여당 모두 스스로를 돌아보고 자세를 새롭게 하자는 성찰에 더 주안점을 둔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이 어제 엑스(X·옛 트위터)에 “필요한 개혁을 하더라도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며 모두를 개혁 대상으로 몰아선 안 된다”며 “국민통합과 개혁이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두 과제를 모두 원만하게 이행하기 위한 고심의 결과”라고 설명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지난 7일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정치적 입지나 선거에서의 유불리가 국가의 미래나 국민 편익에 앞설 수는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의미가 남다르다.

    방향만 놓고 보면 지당하고 올바른 인식이다. 개혁의 이름으로 국가의 근간인 법치와 상식을 무너뜨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접하며 고개를 갸우뚱할 국민이 적지 않을 것이다. 그간 이 대통령과 집권당이 보여온 행보가 과연 ‘초가삼간’을 걱정하는 태도였는지 의문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야당의 반대와 시민사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입법 폭주’에 거침이 없었다. 삼권분립의 근간을 뒤흔들 수 있다는 비판을 받는 ‘사법 3법’을 강행 처리할 때도 이 대통령은 ‘선출권력 우위론’을 내세워 이를 묵인해 왔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는 대통령의 신념을 거칠게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

    “집권했다고 마음대로 못 한다”는 대통령의 말은 누구보다 대통령 스스로가 가장 무겁게 새겨야 할 금언이다. 대통령 발언이 진심이라면 본인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집권당의 입법 폭주에 엄중히 선을 긋고 국정의 중심을 잡아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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