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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장태민의 채권포커스] 정책부담에 미달난 통안채와 상대적 부진 보이는 초장기구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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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금리인상 기대감이 부각되면서 통안채 입찰에서 미달이 났다.

17일 오전에 실시된 통안 182일물 0.4조원 입찰에선 0.31조원만이 응찰해 이 금액이 1.72%에 낙찰됐다.

오후에 실시된 통안91일물 0.8조원 입찰에선 0.46조원만이 응찰해 0.45조원이 1.63%에 낙찰됐다.

오는 10월이나 11월 중 금리가 인상될 것이란 기대감이 다시 강화된 뒤 단기채권 입찰이 부진을 보인 것이다.

국고20년물 0.6조원 입찰에선 1.756조원(292.7%)이 응찰해 2.260%에 낙찰됐다. 오전 입찰 때는 금리가 다소 강하게 결정된 뒤 약간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금리 인상 경계감에 미달된 통안채

금리인상 기대감이 강화된 뒤 투자자들은 이날 통안채 입찰에 상당히 소극적으로 나왔다. 현재 지준 적수 부족 규모도 큰 상황이어서 이 영향이 다소 있다는 지적도 보였다. 추석과 분기말이 다가와 있는 요인도 일부 작용했다는 진단이다.

그간 지속적으로 강했던 초장기 구간은 최근 미국채 금리 상승 속에 일부 가격 부담도 보이면서 상대적인 부진을이어갔다. 국내 장기 쪽은 전주 후반부터 상대적으로 다른 구간에 비해 더 밀리고 있다.

간밤 미국채 10년물 금리가 다시 3% 선으로 올라오고 미국채30년물 금리는 3.132% 수준으로 올라갔다.

자산운용사의 한 매니저는 "일단 금리인상 이슈로 인해 단기는 건드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나타났다"면서 "아울러 금리가 오를 수 있다는 부담에 장기 쪽도 매수를 꺼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총리의 금리인상을 심각히 고려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매수심리가 상처를 입었다. 여기에 분기말을 앞두고 이익실현도 있을 수 있으니, 다들 지켜보고 싶은 심리가 강하다"고 진단했다.

증권사의 한 딜러는 "일단 지난주 심리를 한 번 다쳤기 때문에 이전처럼 강하게 가는 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시장이 크게 밀리기는 어렵고, 사람들이 상황을 좀 더 보고 싶어하는 것같다"고 말했다.

오후 들어 가격 낙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금리인상 기대감 재부각 등으로 내일 나올 금통위 의사록을 확인하려는 심리도 강한 편이다.

조동철·고승범·신인석 위원 등 비둘기적 성격이 강하다고 평가돼 온 인물들과 최근 계속 인상을 주장하고 있는 이일형 위원, 그리고 상대적으로 매파적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 한국은행파 간의 세력 구도를 확인하고 싶어하는 것이다.

■ 최근 상대적으로 더 많이 오르는 초장기 금리..역전 해소 한계 관점은 여전

한국금융신문

자료=코스콤, 역전 흐름을 이어가는 장기구간 채권금리



초장기 구간의 경우 10년을 기준으로 계속해서 역전 상태를 유지해 왔다.

IFRS 회계 이슈로 인해 보험사들이 듀레이션이 긴 채권들을 계속 살 수밖에 없는 요인은 간과하기 어렵다. 제도적 수급 요인 때문에 초장기 구간의 역전 해소 등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은 여전한 가운데 최근 미국30년물과 한국30년물의 금리역전폭이 100bp에 근접하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전주 금리인상 강화와 함께 초장기 구간 약세가 상대적으로 더 두드러져 의구심도 나타났다. 이낙연 총리의 발언에 따라 금리인상 기대가 커지면 단기 구간 금리가 오르고, 장기 쪽은 경기 비관론으로 금리가 덜 올라 커브가 플랫되는 그림이 자연스럽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커브가 스팁되는 모습을 보여 의아해 하는 모습들도 나타났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초장기의 상대적 약세와 관련한 첫번째 가설은 그간 장기물에 과도하게 쏠렸던 수급이 일시적으로 되돌려지는 차원에서 볼 수 있다. 이런 모습이 완화되면 다시 플랫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면서 "두번째 가설은 부동산 때문에 시장의 금리인상 전망 자체가 바뀌었다는 내용인데, 금리를 만약 향후 1번을 넘어 그 이상 인상한다면 장기물이 약해지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국고30년-10년은 금리 역전을 유지한 뒤 최근 역전폭을 좀 더 키워가는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금리 역전폭이 10bp 가까이 커진 뒤, 시장 약세 분위기와 맞물려 움찔하는 모습도 보인 것이다.

투신권의 한 관계자는 "오늘 20년 입찰이 있기도 했고, 10-30년 스프레드가 10bp 역전 뒤 다소 조정을 보이고 있다"면서 "다만 현실적으로 역전이 해소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는 "예컨대 물가가 3% 이상으로 급등하지 않으면 초장기물 쪽은 계속해서 수요가 우위를 점할 수밖에 없다"면서 "장중에 장내는 초장기가 10년에 비해 언더퍼폼하는데, 장 마감 시점 종가에서 관리에 나서는 사람도 있는 듯하다. 따라서 장중에 사는 게 낫다"고 말했다.

국고50년 입찰 뒤 긴 물건에 대한 갈증을 다소 해소한 만큼 좀 쉬는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장기채권 운용자는 "초장기 쪽은 50년 입찰 이후 수요가 다소 둔화된 측면이 있다. 이러다 보니 초장기 구간 역전폭 심화가 진정된 듯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여전히 제도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수급 문제 때문에 스프레드 조율은 하겠지만, 초장기 구간의 눌림이 해소되긴 어렵다는 관점은 여전히 강하다.

은행의 한 관계자는 "어제, 오늘 시장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초장기 구간이 좀 더 밀렸는데, IFRS 문제 때문에 역전이 해소되는 것은 불가하다. 스프레드 정상화엔 한계가 있다"고 풀이했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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