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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해야 산다”…탄산음료 ‘자연’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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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제당·인공첨가물 불안감에 소비 급감

대안찾는 소비자 트렌드에 맞춰

‘내추럴 성분’ 탄산수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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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불가할 것 같던 탄산음료의 인기가 예전같지 않다. 전 세계적으로 건강한 식음료가 인기를 끌면서 정제당과 인공첨가물이 들어간 탄산음료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현지 언론을 통해 “회사의 미래가 코카콜라가 경험했던 과거 모습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며 깊은고민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지 변신을 위한 업체들의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인공첨가물 많은 탄산음료가 외면받는 추세를 거스러지는 못하는 분위기다. 시원하고 달콤한 맛에 만족했던 소비자들도 이제는 건강한 대안을 찾기 시작했다.

위기의 탄산음료, 줄어드는 소비량

과도하게 섭취 시 건강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는 이유로 탄산음료는 일부 국가에서 학교내 판매가 제한되는 대상이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공립학교 자판기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했으며, 프랑스는 사립학교에서도 탄산음료 자판기를 없앴다. 독일은 학교 근처의 매점에서도 판매할 수가 없다.

성인의 과도한 섭취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설탕이 들어간 탄산음료에 설탕세를 도입하려는 국가는 빠르게 늘고 있다. 미국의 경우 2015년 캘리포니아주 버클리 시가 설탕세를 신설한 후 지금은 7개 도시로 확산됐으며, 유럽과 아시아, 중남미 국가들도 속속 도입해 현재는 30개국을 넘어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은 다이어트 탄산음료 역시 미국 음료시장에서 지난 2009년 정점을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탄산음료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를 보인다. 펩시의 경우 지난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극심한 판매 부진을 기록했다. 코카콜라는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보다 10% 줄어들었으며, 이에따른 대규모 인력감축을 하기도 했다. 건강에 관심이 많은 밀레니엄세대(1980년대~2000년대생)들이 부모가 되면서 자녀들이 건강한 맛에 익숙해지도록 식습관을 길러주는 경우가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성인이되서도 탄산음료의 자극적인 맛을 멀리하기 쉽다.

떠오르는 트렌드, ‘내추럴 탄산음료’

음료시장은 이미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글로벌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Euromonitor)는 건강과 웰빙에 예민한 소비자들이 다양한 건강 음료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설탕 함유량을 낮추거나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넣은 제품보다는 아예 건강한 성분만으로 제조된 음료를 찾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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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칼로리가 부담없는 탄산수(탄산가스가 함유된 물) 시장은 새로운 인기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톡 쏘는 청량감과 시원한 맛은 젊은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요인이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의 집계 결과, 탄산수 시장은 오는 2022년까지 약 31억 달러(한화 약 3조3154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관측됐다. 실제 지난해 미국내 탄산수 시장은 전년에 비해 27.5%(국제생수협회 IBWA집계) 증가했다. 반면 지난해 북미 탄산음료 판매량은 동기간 2.4%(유로모니터 집계) 감소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탄산수 시장 역시 지난 2010년 75억 원의 규모에서 2016년 856억 원 규모로, 6년 사이 11배 넘게 성장했다. 주목할 것은 탄산수 시장에서도 ‘건강’을 요구하는 트렌드가 더해졌다는 것이다. 미국 시장에서도 자연 성분만을 담은 탄산수 시장이 활기를 보이고 있다. 과일, 채소를 이용한 탄산수 제품은 물론, 탄산수나 생수에 과일이나 꽃, 허브향을 첨가한 ‘플레이버 워터’(Flavored Water)가 떠오른 것도 이러한 트렌드의 영향이다.

정제당ㆍ인공첨가물 대신 ‘내추럴 성분’

이제 소비자들은 무방부제ㆍ무색소ㆍ무향료ㆍ무설탕ㆍ무첨가물의 5무(無) 제품은 물론, 한걸음 더 나아가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소까지 포함한 기능성 음료를 원하고 있다. 올해초 미국의 대표 생수 브랜드인 폴란드 스프링도 인공 향미를 입히지 않고 미네랄이 풍부한 탄산음료 제품들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국내에서도 내추럴 성분만으로 제조한 탄산음료가 출시되고 있다. 일화는 당류, 색소 등을 넣지 않은 무당류 무색소의 ‘초정탄산수’를 내놓았다. 내추럴푸드기업인 올가니카도 합성 및 인공첨가물이 들어가 있지 않은 내추럴 스파클링인 ‘쿨라’(KULA)를 출시했다.

새로운 트렌드에 따라 점차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음료에 들어가는 내추럴 성분의 종류다. 아무리 건강한 성분으로 만들어졌어도 소비자입장에서는 맛과 향을 포기할 수는 없다. 최근들어 주목받는 당 성분들은 설탕ㆍ액상과당의 정제당이나 아스파탐의 인공적인 감미료와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정제된 당처럼 체내에서 혈당을 급격하게 높이지 않으며, 비타민이나 미네랄 등의 영양소도 들어있다. 꿀이나 스테비아(Steveia), 아가베(Agave) 등이 많이 이용되며, 최근에는 케인슈가(CANE SUGARㆍ사탕수수당)도 떠오르고 있다. 케인슈가는 사탕수수의 당밀을 정제하지 않고 별도의 화학처리 없이 제분한 비정제 설탕이다. 일반 백설탕이 정제 과정을 통해 대부분의 영양소가 파괴되는 반면 케인슈가는 칼슘, 비타민, 무기질등의 영양소가 유지되며 사탕수수 특유의 맛과 색감이 살아 있다.

색감과 향미 등을 증진하기 위해 사용되던 인공첨가물도 자연에서 얻은 식물추출물로 대체되고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뿐 아니라 식물만이 가진 항산화성분의 효능까지 더해진다. 대표적인 것이 ‘허브’다. 특히 달콤한 향과 새콤한 맛의 히비스커스는 허브 중에서도 최근들어 인기가 가장 높다. 지방축적을 막는 성분이 있어 다이어트 효능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카페인도 없어 누구나 부담없이 마실 수 있다. 붉은빛을 내는 안토시아닌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물질로 노화방지와 고혈압, 심장질환등의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외에도 레몬과 같은 과일을 이용해 해독효과를 더하는 등 탄산음료는 건강한 모습으로 변신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는 “내추럴 탄산수 시장은 건강과 다양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총족시켜주므로 향후에도 지속적인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육성연 기자/gorgeo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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