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분 카페인·타우린·과라나
습관적으로 섭취하면 더 피로
당분 많아 혈당 조절에 걸림돌
시중에는 피로 해소에 도움을 준다는 다양한 드링크류가 나와 있다. 부담 없는 가격에 편의점·약국 등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달콤하고 맛도 좋아 한 병 마시면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 든다.
피로회복제를 마시면 피로가 해소되는 듯 정신이 드는 이유는 뭘까.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는 “피로회복제 드링크류의 주성분은 주로 카페인·타우린·과라나 등”이라며 “이런 성분 때문에 기운이 나는 것 같지만 이는 피로가 풀려서라기보다 각성 효과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라나는 아마존에서 자라는 식물에서 유래한 천연 카페인으로 불리는데 커피보다 두 배 이상에 달하는 카페인이 들어 있다. 오 교수는 “피로가 생기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드링크류를 먹는다고 피로가 없어지진 않는다”며 “일시적인 각성 효과와 피로 해소는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카페인 함량 표시기준 적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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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카페인 드링크류를 마신 뒤 밤잠을 설치면 다음 날 다시 피곤해지고, 다시 드링크류를 찾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오 교수는 “잠을 자는 동안 몸 안에 쌓인 노폐물이 제거되는데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해 노폐물이 제대로 제거가 되지 못하고 피로물질이 쌓인다”며 “카페인의 각성 효과에 의존하게 돼 계속 카페인을 찾는다”고 말했다.
드링크류에 들어 있는 당분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만성질환자는 피로회복제라 불리는 드링크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한림대성심병원 가정의학과 박경희 교수는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환자가 치료를 잘 받고 식사도 제대로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갑자기 질병이 잘 조절이 안 되는 경우가 있다”며 “이럴 때 드링크류가 원인인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드링크류에는 당분이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예컨대 피로 해소 효과를 강조하는 B 드링크 한 병(120mL)에는 하루 권장 섭취량의 약 20%에 해당하는 당류 17g이 들어 있다. 각설탕(3g)이 약 6개 들어 있는 것과 같다. 별다른 이유 없이 혈당이 높아지고 체중 조절이 잘 안 되면 이런 드링크류를 과하게 먹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박경희 교수는 “환자는 드링크류가 건강에 당연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만 생각하는 경우가 흔하다”며 “특히 어르신이나 영업직에 있는 사람들이 하루에 2~3개씩 드링크류를 먹는 경우를 자주 본다”고 말했다.
피로감 한 달 이상 지속 땐 병원에
장기의 이상이나 질병이 없으면 자신의 생활습관을 점검해보도록 한다. 제대로 휴식하지 않고 매번 습관적으로 드링크류에 의존해 계속 몸을 쓰면 오히려 더 지치게 된다. 박민선 교수는 “우리 몸은 원하는 것을 주지 않으면 가장 먼저 피로라는 신호를 보낸다”며 “특정 질환 없이 피로감이 느껴질 땐 몸에 휴식·음식·운동 중 어떤 것이 필요한지부터 판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먹은 열량에 비해 사용한 열량이 많은 경우, 즉 상대적으로 열량이 부족할 때 피곤할 수 있다. 제때 식사하고 다양한 영양소를 섭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박민선 교수는 “밥을 제때 제대로 먹지 않고 피로회복제 드링크류 같이 단순당만 공급하면 오히려 체력 저하를 유발한다”며 “단순당은 위를 채우는 부피가 없어 각 장기가 일해야 한다는 신호를 받지 못해 대사 속도가 느려지고 몸이 각성이 안 돼 지치기 쉽다”고 말했다. 오 교수는 “피로 해소에 가장 좋은 건 잠을 잘 자는 것과 골고루 먹는 것”이라며 “피로를 해소해주는 특별한 식품은 없으므로 채소·과일 등 다양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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