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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5·18 계엄군, 성폭행·성고문’ 공식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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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차원 조사…첫 확인

“성폭행 17건, 성추행 등 다수”

10대~30대, 학생·주부 등 많아

피해자 “총으로 위협하며 성폭행”

가해자·소속부대 조사 필요 강조

5ㆍ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이 성폭행과 성고문을 자행했던 것으로 정부 공식 조사 결과 밝혀졌다. 광주민주화운동 관련 성폭력 행위를 국가 차원에서 조사하고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성가족부ㆍ국가인권위원회ㆍ국방부가 공동 구성한 ‘5ㆍ18 계엄군 등 성폭력 공동조사단’(이하 공동조사단)은 “조사 결과 당시 계엄군 등에 의한 성폭행 피해 총 17건과 성추행 및 성고문 등 여성인권침해행위를 다수 발견했다”고 31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성폭행은 시민군이 조직화하기 전인 민주화 운동 초기인 5월 19~21일 사이 광주 시내에서 발생했다. 피해자 나이는 10대~30대였고 직업은 학생, 주부, 생업 종사 등 다양했다.

피해자들은 총으로 생명을 위협당하는 상황에서 군복을 착용한 다수의 군인들로부터 성폭행 당했다고 진술했다.

계엄군에 의해 연행되고 구금된 여성 피해자들도 수사과정에서 성고문을 비롯한 각종 폭력행위에 노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시위에 가담하지 않은 학생, 임산부 등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한 성추행 등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동조사단은 앞으로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지원을 확대하고 가해자 혹은 소속 부대에 대한 조사를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해자 조사에 관해 “5ㆍ18 참여 군인 양심고백 여건 마련하고 진실을 고백하는 조건으로 가해자에 대한 사법적 처벌 유예 등 다양한 방안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조사단은 이번 조사 결과 자료 일체를 출범 예정인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에 이관할 예정이다.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 전까지는 광주광역시 통합신고센터에서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서 피해자 면담조사를 할 방침이다. 여성가족부는 피해자 심리치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공동조사단은 “계엄군 등에 의해 자행된 성폭력 등 여성인권침해행위에 대한 국가의 인정, 사과 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약속 검토해야한 다”며 “국가폭력 피해자 치유를 위한 국가수준의 트라우마센터를 설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동조사단은 지난 5월 5ㆍ18 계엄군에 의한 성폭력 피해자 증언이 나온 것을 계기로 6월 출범했다. 피해 접수 및 면담, 광주광역시 보상심의자료 검토, 5ㆍ18 관련 자료 분석 등의 방법으로 약 5개월간 조사를 실시했다.

공동조사단은 가해자에 대해 조사 권한이 없고 시간적 제약이 있어 당시 발생한 성폭력 전체를 확인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출범 전까지 ‘광주광역시 통합신고센터’(062-613-5386)에서 지속적으로 신고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정세희 기자/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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