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과 대법관들이 현역병 입영을 거부해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 오모씨의 상고심 판결을 선고하기 위해 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 들어서서 자리에 앉아 있다. 오씨는 2013년 7월 육군 현역병으로 입영하라는 통지서를 받고도 입영일인 2013년 9월 24일부터 3일이 지나도록 입영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바 있다.2018.1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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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무죄 판결을 환영한다."(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굳이 지금 판례를 변경했어야 했나 의문이다."(서정욱 변호사)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무죄' 취지 판결을 놓고 법조계에선 환영과 우려의 목소리가 동시에 터져 나왔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게 처벌 이외의 길을 열어준 전향적이라는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오지만, 일각에서는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혼란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해 무죄 취지의 판단을 내리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의 제1항의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병역법 제 88조의 제1항은 현역입영 또는 소집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입영하지 않거나 소집에 응하지 않을 경우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2004년 이후 이들에 대해 '유죄' 입장을 견지해온 대법원이 14년만에 '무죄' 취지로 판결을 변경한 것이다. 이에따라 앞으로 대체복무제가 마련되기 전에도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감옥에 가지 않을 수 있게 됐다. 지금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병역법 위반 혐의로 통상 1년6개월의 실형 선고를 받았다.
김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은 "대법원 판결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그동안 너무 경직되게 제도를 운영해 종교적 이유로 병역 거부를 하는 이들이 모두 실형을 사는 안타까운 상황에 처해있었다"며 "대법원의 전향적 판결에 대해 법적으로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고 평했다.
사법시험 합격자 중 첫번째 양심적 병역거부자인 백종건 변호사는 "헌법 책 속에만 있던 양심의 자유를 현실로 끄집어낸 판결이라고 평가한다"며 "한국형 민주주의가 아닌 보편적 민주주의로 나가는 판결이라는 데 같은 의견"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김 회장은 "외국의 경우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아닌데도 고의로 병역을 기피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이런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군대에 가는 사람들에 상응하는 형태의 대체복무제에 대한 입법을 서둘러 군대에 가는 젊은이들이 박탈감을 느끼지 않도록, 또 안보 태세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체복무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법원의 판단이 너무 성급했다는 평가도 있다. 서정욱 변호사는 "아직 대체복무제에 대한 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죄를 선고하면 군복무도 대체복무 의무도 없는 공백상태가 생긴다"며 "법 해석에 따른 문제인데 굳이 지금 판례를 변경해야 했는지, 국회에서 대체복무제에 대한 법안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보희 기자 tanbbang1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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