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발언이다. 판결에 대해 고노 외상의 톤이 누그러진 것을 두고 외교가에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한국 대법원의 판결이 나온 지난 10월말 이후 고노 외상은 줄곧 “국제적 합의사항을 국내 사법부가 뒤집는다면 국제법의 기본이 무너진다”거나 “강경화 외교장관이 일본에 오려면 제대로 된 답변을 갖고 와야 한다”는 강경 발언을 이어왔다. 한ㆍ일 관계 경색 국면에서 그가 악역을 자처하고 있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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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16일 그의 발언 수위가 바뀐 것을 놓고 국내 일각에선 일본 정부의 기류가 바뀐 것 아니냐는 기대감 섞인 반응이 나왔다. 강경화 장관 등 한국 외교부의 거듭된 자제 요청에 일본이 응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일본 정부의 기조 변화는 없다는 게 복수의 일본측 외교 소식통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그의 말투가 바뀐 것이지 그의 기조가 한국에 우호적으로 바뀐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익명을 요청한 외교 소식통은 18일 “일본 외무성의 대응 기조가 바뀐 것은 없다”며 “일본 측은 여전히 한국 정부가 적절한 조치를 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단 고노 외상이 16일 한국 정부에게 “재촉할 생각은 없다”고 한 말은 주목할만하다는 게 일본 외교가의 반응이다.
고노 외상은 해당 발언 하루 전인 15일, 그는 개인 웹페이지에 사과문을 하나 올렸다. 앞서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기자들과 벌였던 말씨름에 관한 사과다. 당시 그는 일본이 러시아와 교섭 중인 평화협정 문제에 대해 기자들이 질문하자 “다음 질문 주세요”라며 무시했다. 다른 기자들이 같은 질문을 세 번 더 했지만 그의 답변은 “다음 질문 주세요”로 같았다. 민감한 사안의 경우 “답변이 어렵다”가 ‘정석’인 일본 기자회견에서도 이례적인 당국자와 기자들간의 말싸움이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왼쪽)과 고노 다로 일본 외상.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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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 소식통은 “고노 외상은 입각 전에도 특유의 강단 있는 말투로 구설에 오르곤 했다”며 “당시 사과문을 계기로 부드러운 말투로 전환했는데 이게 강제징용 판결 관련 발언에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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