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7 (토)

'말모이'로 재확인한 유해진의 진가+윤계상의 가능성(종합)[Oh!쎈 현장]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OSEN

[OSEN=김보라 기자] 코미디, 드라마, 사극 등 어떤 장르든 배우 유해진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은 없다. 새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더 램프(주)) 역시 그의 몸에 딱 맞추어 재단한 옷처럼 잘 맞았다. 이렇게 확언할 수 있는 이유는 그동안 유해진이 보여준 캐릭터 해석력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김판수(유해진 분)와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 분)이 만나 우리말 사전을 편찬하기 위해 한 마음을 모으는 이야기를 그린다.

18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신작 영화 ‘말모이’(감독 엄유나, 제공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작 더램프(주))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돼 내년 1월 9일 개봉에 앞서 언론에 첫 공개됐다.

이날 열린 시사회에는 김판수 역의 유해진, 류정환 역의 윤계상 등 주연 배우들과 연출을 맡은 엄유나 감독이 참석했다. 엄 감독은 지난해 여름 개봉한 영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2017)의 각본을 맡았으며 ‘말모이’를 통해 상업 장편 감독으로 데뷔하게 됐다. 이 영화는 올해 4월 1일 촬영을 시작해 같은 해 7월 15일 크랭크업 했다.

유해진은 극중 중학생 아들, 7살 난 딸을 슬하에 둔 가장 판수 역을 맡아 부성애를 드러내면서 시대의 아픔 속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은 인물을 맛깔나게 소화했다. 아직 미혼인 유해진이 보여준 부성애 연기는 보는 이들의 눈시울을 붉히기 충분하다.

유해진 표 판수를 보는 재미가 ‘말모이’의 8할 이상을 차지한다. 윤계상의 말마따나 유해진의 깊이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일제강점기라는 시대가 드리운 비극에 굴하지 않고 한글, 우리말 사전을 지키기 위해 뜻을 모은 사람들의 열의를 통해 따뜻한 감동을 느낄 수 있다.

OSEN

영화의 배경은 일제의 감시와 탄압이 극에 달했던 1940년대.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색을 아예 없애고 일본에 완전히 굴복 시키기 위한 민족말살정책을 시행했던 시대였다. 영화는 우리말이 금지된 시대에 말과 마음을 모아 사전을 만드는 과정을 스크린 위에 펼쳐냈다.

판수는 우리말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경성의 한 극장에서 해고된 후, 중학생 아들의 학비 때문에 부잣집 남자처럼 보이는 사내의 가방을 훔치려다 실패한다. 돈을 벌기 위해 조선생(김홍파 분)의 도움을 받아 찾아간 조선어학회에서 하필이면 정환을 만나 인연을 시작한다.

OSEN

지난해 추석 개봉한 범죄 액션 ‘범죄도시’(감독 강윤성) 속 장첸은 없었다. ‘말모이’에서 조선어학회 정환을 연기한 윤계상은 이성적이지만 마음 따뜻한 남자로 변신해 있었다. 그만의 캐릭터 해석력은 결말로 향해 갈수록 빛을 발했다.

영화 ‘소수의견’(2015)에서 극중 선후배 변호사로 연기 호흡을 맞췄던 유해진과 윤계상이 이번 영화에서는 한층 더 짙어진 케미스트리를 발휘하며 시너지 효과를 냈다. 윤계상이 ‘말모이’를 기점으로 좀 더 넓은 스펙트럼을 자랑할 배우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심어줬다./purplish@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