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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공장 추진?…충북NGO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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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 충북 “수도권 편중개발 망국병, 충북 등 비수도권으로”

기업 자율적 투자결정 침해 지적, 지역이기주의 비쳐질 수도

뉴스1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가 19일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수도권 입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2018.12.19/뉴스1©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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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1) 이정현 기자 = 정부발 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소식에 회사측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수도권에만 편중된 투자를 통해 지방 균형발전이라는 공공의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게 주된 이유다.

당장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SK하이닉스 공장이 위치한 충북 청주지역 일부 시민단체부터 반발하고 나섰다.

균형발전지방분권 충북본부는 19일 “정부의 수도권 입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구상을 강력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본부는 이날 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수도권 입지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구상은 수도권 규제완화를 통한 수도권 편중 개발로 이어져 망국병인 수도권 과밀집중·국토 불균형을 더욱 가속화 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강력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며 “수도권에 대규모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은 이를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오히려 정부의 정책방향에 맞춰 지방소멸의 위기에 빠진 충북을 비롯한 비수도권에 입지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덧붙였다.

이와는 반대로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공의를 내세워 정부와 대기업에 무조건적인 요구만 관철시키려 드는 것은 지역이기주의로 비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미 SK하이닉스는 청주에 낸드플래시 생산 공장인 M15공장을 지난 10월 준공‧운영 중에 있다. 공장 규모만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에 달한다.

사 측은 향후 M15에 20조원(기존 공장건설 투자+순차 투자)을 쏟아 붓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20조원은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13조7213억원)을 크게 웃도는 금액이다.

충북도의 내년도 예산이 5조 4500억원 수준임을 감안하더라도 광역자치단체 4년 예산과 맞먹는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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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4일 오전 충북 청주시에서 열린 SK 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8.10.4/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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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오는 2023까지 M15가 21만8000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70조9000억원의 생산, 25조8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유발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지역을 위한 투자액으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얘기다.

대내‧외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 기업의 투자결정에 대한 자율을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현재 이천 생산공장 부지는 M16 공장 외엔 추가 공장을 세울 땅이 남아있지 않다.

이천 공장 부지는 수도권정비계획법 등 규제로 추가 부지를 확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SK하이닉스는 수도권 규제를 피해 충북 청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청주 부지 역시 지난 10월 낸드플래시 전용라인인 M15가 완공되면서 추가 공장을 지을만한 곳이 사라졌다.

한 경제계 인사는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흐름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하지만 기업들이 투자를 결정하는 데 있어 지엽적 문제들이 제기되고, 그로 인한 논란이 야기되는 상황은 오히려 기업 투자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SK하이닉스 한 관계자는 "장기적인 투자를 위한 선제적인 부지 확보는 언제나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구체적인 투자계획이나 지역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날(18일) 산업부가 대통령 업무보고로 제출한 내년도 업무계획에 반도체 특화 클러스터를 용인 일대에 조성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반도체 제조공장 4개와 협력업체 50여개사가 동반 입주하는 상생형 모델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 이뤄진 LG디스플레이의 경기 파주공장 사례를 참조한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가 내년 상반기에 새 반도체 공장 부지를 선정하고 부지 조성과 기초 공사 등에 우선 1조6000억원을 투입한다는 골자다. 정부는 2028년까지 10년 동안 총 120조원이 투자될 것으로 추산한다.

cooldog7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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