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7 (일)

'북미의 파리' 몬트리올, 겨울철 도시여행의 모범을 제시하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쇼핑ㆍ미식(美食)ㆍ예술이 어우러진 캐나다 제2의 도시

캐나다 보다 긴 400년 역사, 도시 곳곳에 볼거리 넘쳐

대서양과 오대호의 접점에 있는 캐나다 몬트리올은 북미와 유럽 문화가 교차하는 곳.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프랑스어권 도시로, ‘북미의 파리’라 불릴 정도로 북미와 유럽의 문화가 잘 어우러져있다. 수은주가 영하로 치닫는 겨울이지만 지레 겁먹지는 마시길. 대형 쇼핑센터와 독특한 식(食)문화, 다채로운 예술 등이 어우러져 겨울철 도시 여행에 온기를 준다. 지난해 건국 150주년을 맞은 캐나다 보다 더 오랜 400여년 역사를 간직한 도시답게 곳곳에 매력 넘치는 관광지가 산재해 있다. 혹한(酷寒)도 매력적인 관광 자산임을 이 도시는 말한다.

◇ 몬트리올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

ㆍ구시가지(Old Town)
약 350년전 프랑스인들이 최초로 정착해 형성되기 시작한 구시가지는 도시에서 가장 오래된 지역으로, 가장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하나면서 모든 몬트리올 여행의 시작점이다. 1964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구시가지 중심에 있는 ‘자끄 까르티에 광장’으로 가보자. 트라팔가 해전(1805)을 승리로 이끈 허레이쇼 넬슨 영국 해군 제독의 동상이 우뚝 서있는 이 곳엔 노트르담 대성당을 비롯해 바로크 양식의 시청사 건물, 몬트리올 은행 등 아름다운 유럽풍 건축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세인트 로렌스강을 따라 펼쳐지는 2km 길이의 생폴 거리가 구시가지의 메인스트리트이자 하이라이트. 100년을 넘긴 프랑스 건축양식의 건물들이 줄줄이 들어서있다. 길을 걷다 보면 중세 유럽의 고풍스러운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건물 안으로는 갤러리와 명품샵, 부티크, 화랑,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공간 등이 어우러져 있다. 저마다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는 상점들이 여행자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강변을 따라 조성된 12.5㎞ 길이의 공원 ‘올드 포트(Old Port)’에선 산책과 사이클링 등을 즐기는 현지인들을 만나볼 수 있다. 몬트리올 시가지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대회전차도 놓치지 마시길.

ㆍ언더그라운드 시티(Underground City)
몬트리올에는 ‘지상과 지하로 나뉘어진 2개의 도시가 있다’는 말이 있다. 도심 지하 4만㎡ 공간에 광범위하게 펼쳐져있는 ‘언더그라운드 시티’는 그저 춥다며 캐나다의 겨울을 외면했던 이들에 대한 통쾌한 일갈이다. 외부로 나가지 않고도 쇼핑, 만남, 문화활동 등을 즐길 수 있는 거대 공간(여의도 1.5배 크기)이다. 현지인들에게 ‘레조(RESO)’라고도 불리는 이 지하도시는 1966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혹독한 추위의 겨울에도 도시기능이 마비되지 않기 위해 45개 건물의 지하 공간을 연결했다. 총 연결 길이가 32㎞에 이르러 겨울에는 이 곳에서 달리기 대회가 열릴 정도이다.
레조에는 2개의 백화점을 포함해 200개가 넘는 레스토랑, 1700개의 옷 가게와 30여개 극장 등 상점 2000여개가 몰려있다. 옷부터 잡화, 주류까지 없는 물건이 없는 쇼핑천국이다. '캐나다 구스' 등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인기인 캐나다산 패딩을 국내 백화점에 대비 20~30%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캐나다 환율은 24일 현재 달러당 830원 수준으로, 이웃나라 미국에 비해 가격적으로도 경쟁력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한다는 평가다.

조선일보

몇년 전부터 가장 '핫'한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플라토와 마일엔드 지역. 거리를 걷다 보면 곳곳에서 개성있는 그래피티를 볼 수 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ㆍ플라토와 마일엔드
조금 더 힙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플라토 몽 루아얄’로 가보자. 몇 년전부터 가장 ‘핫(hot)한 동네’로 무섭게 떠오르고 있는 이 곳은 본래 예술가들의 고장이었다. 보헤미안을 표방하는 이들로 가득한 거리를 걷다 보면 간판이나 건물의 외벽 전부가 개성있는 그래피티로 도배된 모습도 자주 볼 수 있다. 플라토의 서북쪽에 위치한 마일엔드는 현재 몬트리올러(Montrealer)들이 가장 살고 싶어 하는 동네다. 5년 전부터 젊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등이 이곳에 둥지를 틀면서 트렌디한 바와 레스토랑, 카페 등이 속속 들어섰다. 서울의 해방촌이나 경리단길 같은 분위기를 자아내는 곳이다.

◇북미 최고의 미식도시
몬트리올은 북아메리카에서도 손에 꼽히는 미식(美食) 도시. 도심에만 6000여 개의 레스토랑이 밀집해 있다. 푸틴이나 스모크드 비프 같은 캐나다 전통 음식뿐만 아니라 전 세계 각지의 음식을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한다. 올해 6월 세상을 뜬 유명 셰프 앤서니 보르댕은 "몬트리올이 없다면, 캐나다에는 희망도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

베이글은 몬트리올러들의 '소울푸드'중 하나. 플라토 지역의 생비아터는 옛날식 화덕에 빵을 구워내는 60년 전통의 맛집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ㆍ베이글(Bagel)과 스모크드 비프(Smoked Beef)
뉴욕과 몬트리올의 둘 중 어느 곳의 베이글이 더 낫느냐는 미식계의 영구미제다. 몬트리올은 유대인 이민자가 많아 유대인들이 즐겨 먹는 빵인 베이글로 유명하다. 뉴욕과 몬트리올 둘 중 어느 도시 베이글이 더 낫느냐가 미식계의 영구 미제라는 농담도 있다. 폴란드계 유대인 이민자가 운영하는 마일엔드 지역의 '생 비아터(St.Viater)'는 내년이면 60년을 맞는 베이글 맛집. 옛날식 화덕에 반죽을 넣고 구워내 담백하고 쫄깃한 베이글을 선보인다. 1 캐나다달러(약 850원)가 채 되지 않는 베이글을 한입 베어 물면 포만감과 함께 추위가 눈 녹듯 사라진다.
베이글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또 다른 대표 음식 중 하나로는 훈제고기 샌드위치가 있다. 호밀빵 사이에 훈연 방식으로 구워낸 양지머리 고기를 넣고 머스타드, 코셔 피클을 버무려 내온다. 적당히 짜고 기름진 완벽한 맛을 내는 이 샌드위치를 두고 몬트리올러들은 ‘소울푸드’라고 입을 모은다. 플라토 지역에 위치한 ‘더 메인델리’는 저스틴 트뤼도 국무총리도 즐겨 찾을 정도로 수준급의 솜씨를 뽐낸다.

ㆍ장 탈롱 마켓(Jean-Talon Market)
도시 곳곳에 포진하고 있는 전통시장들도 꼭 체크해볼 것. 몬트리올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장탈롱마켓’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리틀 이탈리아(Little Italy)’라 불린다. 북미와 유럽의 문화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각종 식료품점과 레스토랑, 좌판 수백여개가 몰려있는 이곳에서 현지인들 삶의 체취와 정(情)을 느낄 수 있다. 주변에 위치한 농장으로부터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매일 공수해오기 때문에 몬트리올 시내 유명 레스토랑의 셰프들도 모두 이곳으로 모여든다. 여행자들에게는 점심 한끼 해결하기에도 좋은 곳. 형형색색의 과일들을 종류별로 직접 먹어볼 수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배가 된다.

◇24시간 잠들지않는 예술의 도시

조선일보

캐나다 몬트리올미술관을 최다 방문객을 자랑한다. 모빌을 발명한 칼더의 전시가 내년(2019년) 2월까지 열릴 예정이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ㆍ몬트리올 미술관
1860년에 개관해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몬트리올 미술관'은 작품 4만100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퀘벡이나 캐나다 출신 예술가들뿐만 아니라 모네, 피카소, 르노아르 등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들을 만나 볼 수 있다. 또 고대 이집트와 중세 유럽 등 사적 가치가 높은 작품들도 다소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 방문객을 보유한 박물관이다. 지금은 모빌을 발명한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1898~1976) 전시(내년 2월 24일까지)가 열리고 있다. 사거리에 있는 미술관 4개 건물(4만4986㎡)로 구성돼 있지만 추위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지하로 연결되어 있어 밖으로 나가는 번거로움 없이 전시를 즐길 수 있다.

ㆍ재즈의 도시
몬트리올은 밀레니얼 세대들 사이에서 다채로운 밤문화(nightlife)를 가지로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클럽과 재즈바, 펍들이 밤마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손님을 맞이한다. ‘재즈의 도시’라 불리는 명성에 걸맞게 하루에도 수십곳에서 라이브 재즈 공연이 이루어진다. 맥케이 거리에 위치한 ‘업스테어즈’는 입구의 간판이 뒤집혀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지만 재즈를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아일머 거리에 있는 ‘하우스 오브 재즈’는 화려한 샹들리에와 앤티크한 인테리어의 조화가 근사한 재즈바. 원하는 가게의 홈페이지에서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해보고 방문할 것을 추천한다. 라이브 공연은 인기가 많으니 공연 시작전에 도착해야 좋은 자리를 잡을 수 있다.

ㆍ이글루페스트·빛의 축제
이외에도 겨울철 몬트리올에서만 맛볼 수 있는 축제들을 놓치지 말 것! 매년 1월 말 구시가지 올드 포트에서 열리는 '이글루페스트'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일레트로닉음악 이벤트 중 하나. 영하의 날씨지만, 사람들 틈에 섞여 디제이(DJ)의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다 보면 추위는 금새 잊게 된다. 몬트리올의 겨울을 즐길 수 있는 가장 뜨거운 방법이다. 올해로 20회를 맞는 ‘몬트리올 빛의 축제(2월21일~3월3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겨울 축제 중 하나다. 몬트리올의 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점등행사, 모든 연령이 즐길 수 있는 짚라인과 컬링 액티비티 등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되어 있다고 한다.

◇여행정보
에어캐나다를 이용해 토론토를 경유하면 몬트리올까지 약 15시간 20분이 소요된다. 몬트리올 관광과 관련된 보다 자세한 정보는 캐나다관광청(kr-keepexloring.canada.travel)과 몬트리올관광청 홈페이지(mtl.org/en)에서 확인할 수 있다.

ㆍ페어몬트 더 퀸 엘리자베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페어몬트 퀸 엘리자베스 호텔’은 내년 1월말까지 한국인 투숙객들에 한해 2박 숙박시 1박을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을 펼치고 있다. 여행사 샬레 트래블앤라이프(02-324-1433)와 내일투어(02-6262-5959)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중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저스틴 트뤼도 국무총리가 즐겨찾는 이 호텔은 최근 1억4000만 캐나다 달러를 들여 1000여개 객실의 리노베이션을 단행했다. 건물 곳곳에 유명 및 신인 예술가들의 작품 200여점이 전시되어있어 세련된 감각을 더한다. 1969년 ‘평화를 위한 침대 시위’의 현장이 되었던 ‘존 레논 & 오노 요코 스위트룸’은 현재 리모델링되어 각종 자료등을 잘 구비해놓았다. 큐레이션 솜씨가 돋보이는 1층의 프리미엄 푸드 마켓 ‘아티산(Artisan)’도 들러볼 것. 호텔 지하에서 캐나다의 동과 서를 연결하는 비아레일 기차역과 바로 연결된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 국내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진 퀘백시티가 3시간30분이면 닿는다.

취재지원=캐나다관광청

[김은중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