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참여연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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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로 바꾸겠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양심적’이란 표현을 두고 "병역 의무를 이행한 사람들은 비양심적이란 말인가"라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데 따른 결정이다.
일각에선 표현을 바꾸면 '양심적 병역거부'의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권센터,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는 논평을 통해 "용어 변경은 병역거부를 '양심의 자유'라는 권리 실현이 아닌 '종교'에 따른 행위로 축소시켜버리는 것"이라며 "(양심적 거부라는 표현은) 이미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법률적으로도 오랫동안 사용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심적 병역거부'가 국제적으로 오랫동안 사용된 표현이란 주장이 사실인지 해외 사례를 살펴봤다.
[검증대상]
양심적 병역거부는 국제적으로도, 국내에서도, 법률적으로도 오랫동안 사용된 용어다.
[검증방식
◇'양심적 거부'는 국제 통용어='양심적 병역거부'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19세기 들어 유럽 국가들에 징병제가 도입되면서 이에 따른 반발로 '양심적 거부'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했다.
이후 북유럽을 중심으로 병역거부를 법으로 보장하는 움직임이 일었다. 노르웨이는 1922년 양심적 병역거부를 허용하고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이후 덴마크, 스웨덴, 핀란드, 네덜란드 등 유럽 선진국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이 제도화됐다.
미국은 판결을 통해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용어를 공식화했다. 과거 미국 법원은 '종교적 신념에 따른 병역 거부'라는 용어를 주로 사용했다. 양심적 병역거부의 원인에 종교 문제가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965년 미국 연방대법원이 종교적 신념만이 아닌 개인적인 신념에 따른 병역거부도 보호하기로 결정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표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해당 판결은 미국에서 무신론자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20세기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는 국제적 통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는 양심적 병역거부를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로 표기한다. UN의 '세계인권선언'과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권을 보장한다.
독일은 헌법에 해당하는 '독일연방공화국 기본법'에서 '양심에 따른 집총 거부권'을 명시하고 있다. 독일의 기본법 제4조3항은 '누구라도 자신의 양심에 반해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에 복무하도록 강요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서울=뉴스1) 황기선 기자 = 이남우 국방부 인사복지실장이 지난달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안을 발표하고 있다. 2018.12.2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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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적 병역거부, 한국이 수입한 표현=우리나라는 영미권에서 쓰이는 표현인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를 직역해서 쓰고 있다. 그러나 'Conscientious'를 문자 그대로 '양심적'이라고 번역하면서 혼란이 생겼다.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도덕적 의미에서의 '양심'과 헌법상 '양심'은 다르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양심은 '사물의 가치를 변별하고 자기의 행위에 대하여 옳고 그름과 선과 악의 판단을 내리는 도덕적 의식'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양심적"이라고 할 때 쓰이는 뜻이다.
헌법이 보호하는 양심은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을 추구하는 가치적·도덕적 마음가짐'이다. 선악이 아닌 가치관의 개념이다. 대법원은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문에서 양심이란 '착한 마음' 또는 '올바른 생각'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옳고 그른 것에 대한 판단을 추구하는 가치적·도덕적 마음가짐을 뜻한다고 설명했다.
"병역 의무를 이행한 사람들은 비양심적인 것이냐"는 비판은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양심'이라는 표현과 법률상 '양심'을 혼동한 것이다.
[검증결과] 사실
'양심적 병역거부'는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용어다. 우리나라는 영미권의 'Conscientious Objection to Military Service'를 직역해 '양심적 병역거부'로 표기한 것이다.
김남희 인턴, 이건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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