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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책에서 세상의 지혜를

[200자로 읽는 따끈새책] '악취와 향기' '작가의 시작'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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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황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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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와 향기(알랭 코르뱅 지음, 오롯 펴냄)

세계적 베스트셀러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1986년)에 영향을 끼친 이 신간은 1982년 처음 출간된 뒤 지금까지 12개 넘는 언어로 번역됐다. 2016년 개정된 판본을 기초로 이번에 한국어로 처음 번역됐다. 프랑스 역사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냄새의 사회화'라는 역사학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후각의 영역에서 나타난 감각의 혁명이 근대 사회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과학과 의학의 역사, 도시계획, 공중위생, 예절규범, 건축양식, 향수의 유행 등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살펴봤다.(주나미 옮김, 464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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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시작(유도라 웰티 지음, 엑스북스 펴냄)

유도라 웰티는 퓰리처상, 오 헨리 문학상 등을 수상한 영미문학의 대표작가다. 이 신간은 그가 미국 미시시피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작가로 데뷔하기까지 시간을 담은 회고록이자 1983년 하버드에서 진행한 3개 강의를 묶은 강의록이다. 시간순으로 사건을 나열하는 기존 회고록과 달리 저자의 문학적 기원을 찾아가는 여정에 중점을 뒀다. 저자는 문학에는 한 개인이 살아온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있다며 어린 시절의 기억이 소설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자신의 자유로운 기질이 어디서 왔는지를 탐구한다. 미국에서 출간 당시 32주간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신지현 옮김, 224쪽,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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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바위 게임(마이클 슈월비 지음, 문예출판사 펴냄)

소득 및 자산 불평등이 극대화하면서 중간계층이 사라지는 양극화는 세계적 현상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 교수인 저자는 '얼마나'가 아니라 '어떻게' 이토록 불평등하게 됐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법, 정책, 관행, 일상을 규정짓는 '게임의 법칙'이 차별을 만들어내고 재생산하는 과정을 파헤친 결과 이러한 현상은 결국 '있는 자'를 위해 조작된 '야바위 게임'임을 밝혀냈다. 이러한 불평등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방법의 핵심으로 '연대'와 '조직'을 제시했다. 사회학적 분석글 사이사이에 3편의 소설을 넣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노정태 옮김, 496쪽, 1만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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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걱정 없는 삶(스콧 트렌치 지음, 비즈페이퍼 펴냄)

생활비를 충당할 목적으로 일하지 않아도 되는 재정상태에 일찍 도달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정직하고 효과적인 자산관리 비법을 찾는 이 책은 중위소득계층의 라이프스타일에 주목했다. 저자는 월급쟁이들의 소득은 갑자기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소득보다 '소비'를, 특히 월세와 보험금 같은 '고정지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경제적 자유를 누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이루기 위해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는 과정을 3단계로 나누고 '절약하라' '주택비용을 줄여라' '효율적인 투자를 지속하라'와 같이 단계별 실행지침을 제시한다.(이정민 옮김, 396쪽,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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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서 본 역사(하네다 마사시 엮음, 민음사 펴냄)

동아시아의 바다는 상인과 해적, 승려, 선교사 등 다양한 개인과 집단이 경쟁하고 공존한 무대였다. 이 책은 바다를 육지의 부속물이 아닌 '해역'이라는 주체적인 역사 공간으로 조망함으로써 동아시아 700년 역사를 새롭게 써내려갔다. 일본 도쿄대학 부학장인 하네다 마사시를 필두로 일선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소장학자들에 이르기까지 28명이 집필에 참여했다. 3년에 걸친 모임 끝에 저자들은 한·중·일에 그치지 않고 동남아시아와 인도양, 유럽의 정치와 경제, 외교, 문화, 사상을 망라해 육지의 역사에서 벗어난 깊이 있는 해역사를 풀어냈다.(고지마 쓰요시 감수, 조영헌·정순일 옮김, 404쪽, 2만원)

황희정 기자 hhj26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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