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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뉴욕타임스 트래블] 맛없는 동유럽? 맛있는 부다페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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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6세기 중반에 지어진 루다스 온천. [사진 = 아코스 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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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에서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이 가장 많은 곳이자 유럽에서 가장 큰 대도시라 불리는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이곳은 예술, 디자인, 미식의 중심지로, 풍부하고 오랜 역사까지 두루 가졌다. 다뉴브강 동쪽 페스트 지구에는 새로운 레스토랑, 바, 부티크가 모여 있고 반대편 부다 지구에는 새롭게 단장한 부다성과 터키식 온천을 찾는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헝가리 예술의 현주소를 확인하기 위해 찾은 금요일 오후의 한 갤러리. 2014년에 문을 연 아트 플러스 텍스트(Art + Text)는 1903년에 지어진 화려한 건축 디테일과 현대 예술작품이 대조되는 아트 누보(Art Nouveau) 빌딩에 자리 잡고 있다. 신생 아티스트의 작품과 함께 제2차 세계대전 후의 모더니즘 작품들로 매달 새로운 전시를 연다. 평일엔 낮 12시부터 저녁 6시까지 둘러볼 수 있는데 관람객이 많으니 최대한 일찍 방문하는 것이 좋다. 월요일과 주말은 휴무.

갤러리 근처에 분위기 있는 와인숍인 테이스팅 테이블(Tasting Table)도 가볼 만하다. 와인을 무려 200종 보유하고 있으며 3900포린트(약 1만5600원)면 간단한 안주와 세 가지 와인을 테이스팅해볼 수 있다. 와인 말고 헝가리산 술이 궁금하다면 2017년 문을 연 굿 스피릿 바(Good Spirit Bar)를 찾길 바란다. 몇 년 전부터 세계 최고의 바 리스트에 부다페스트의 부티크 바들이 이름을 올리면서 중부 유럽이 칵테일의 선두주자 역할을 하고 있다. 위스키 350종과 주류 700종의 리스트가 있을 뿐 아니라 헝가리산 증류주인 파린커(Palinka)도 마실 수 있다.

아름다운 다뉴브 강변을 뛰며 토요일 아침을 맞는 것은 어떨까. 최근 유럽연합(EU) 개발기금이 지원해 부다페스트에 있는 노후한 공원과 거리가 깨끗해져 조깅 트랙은 물론 농구장, 운동시설 등을 갖춘 네루(Nehru) 공원에 조깅족이 늘었다. 출출하다면 유대인 구역 쪽을 추천한다. 다양한 지역 요리를 선보이는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특히 일본식 라멘집인 라멘카(Ramenka)에서 뜨끈한 라멘 한 그릇(1690포린트·6760원)을 먹어보길. 탱글탱글한 면 위에 푹 끓인 돼지 육수가 일품이다. 고명으로는 삶은 달걀과 삼겹살로 만든 차슈, 새순, 부추 등이 올라간다.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 유대인 문화를 따라 미소라멘(1690포린트·6760원)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오후 일정의 시작은 오토 바그너가 설계한 룸바흐 유대교회당(Rumbach Synagogue)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어보자. 1872년 지어진 룸바흐 회당은 정면 장식이 화려하며 건축학적으로는 무어 양식을 따르고 있다. 거리를 가로질러 가면 핸드메이드 기념품을 파는 리사이클링 전문 프린트숍인 프린타(Printa)가 있다. 그곳에서는 특별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다. 의류와 액세서리에 관심이 많다면 편집숍 중 하나인 펀치(Punch)도 가볼 만하다. 안나 아멜리에(Anna Amerlie) 지갑(6만2000포린트·24만8000원), 안나 다우브너(Anna Daubner) 벨벳 바디수트(2만4000포린트·9만6000원) 등과 같이 독특한 브랜드 상품을 판매한다. 멀지 않은 곳에는 전 세계에 하나뿐인 헝가리 의류 브랜드 나누시카(Nanushka)의 플래그십 스토어가 자리 잡고 있다. 캐스케이드 스타일의 스커트나 새틴으로 만든 탱크톱 같은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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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맥주 명가인 베스티아. [사진 = 아코스 스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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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를 방문했다면 수제 맥주를 꼭 마셔봐야 한다. 성 스테판 성당 맞은편에 생긴 베스티아(Bestia) 레스토랑은 현대식 요리와 로컬 브루어리에서 만든 맥주 12가지를 선보인다. 바비큐에 고추냉이, 포카치아 토스트를 곁들인 요리(3850포린트·1만5400원)가 인기 있다. 치즈를 곁들인 트러플 마카로니도 안주로 제격이다.

맥주로 배를 채웠다면 부다페스트의 명물이자 도시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루인 바(Ruin Bar)를 방문해보자. 그중 엘레스토(Eleszto)는 오래된 유리 공장을 개조해 만든 펍으로 비어탭 20개를 보유하고 있다. 맥주광이라면 칸달로(Kandallo), 레후토(Lehuto), 호파홀릭(Hopaholic)과 같은 맥주 펍도 들러볼 만하다.

여행의 마지막은 부다페스트에서 가장 분위기 있는 온천인 루다스 온천(Rudas Baths)에 가서 몸을 푹 담가보길 바란다. 16세기 중반 오스만 점령기 때 지어진 욕장으로 터키 건축양식을 많이 따르고 있지만 2014년에 재공사하면서 현대식 스파 시설, 파노라마 풀 등이 새로 생겼다. 남자만 사용하는 요일도 있으니 일정을 확인해야 하며, 주말에는 남녀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개인 수영복을 지참해야 하며 필수적으로 착용해야 한다.

여독을 푼 다음에는 헝가리 최초 미쉐린 원스타를 받은 코스테스 레스토랑(Costes Restaurant)에서의 점심은 어떨까. 2호점이 있는 코스테스 다운타운(Costes Downtown)은 본점에 비해 훨씬 쾌적하고 붐비지 않아 현지인도 즐겨 찾는다. 마르멜루와 허니 진저 소스를 곁들여 테린식으로 요리한 푸아그라, 흑마늘 퓨레를 곁들인 헝가리산 돼지 요리 등 최고급 유러피안 다이닝을 선보인다. 아울러 쉽게 접할 수 없는 와인 리스트가 준비돼 있다.

※ 숙소 정보 = 성 스테판 성당이 보이는 호텔을 찾고 있다면 루프톱 스위트룸을 보유하고 있는 12 레바이 호텔(12 Revay Hotel)을 추천한다. 25개의 아름다운 객실과 스위트룸이 있는 칼라스 하우스(Callas house) 호텔도 페스트 지구에서 가장 세련된 거리에 자리한 칼라스 카페 위층에 오픈했다.

에반 레일 ⓒ 2018 THE NEW YORK TIMES

※ 뉴욕타임스 트래블 2018년 3월 29일자

[정리 = 배혜린 여행+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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