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근로자 연봉이 9300만원에 이르는 현대자동차가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기 위해 상여금 지급주기 변경을 추진한다. 현재 격월로 지급 중인 상여금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이다.
14일 현대차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노조에 상여금 일부를 매월 지급하는 방향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기아차도 유사한 내용의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현대·기아차는 기본급의 750% 매년 상여금으로 지급하는데, 600%를 두 달에 한번 씩 지급한다. 현대·기아차는 상여금 지급 주기를 격월에서 매월로 바꿀 계획이다.
현대·기아차가상여금 지급 주기 변경을 추진하는 이유는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되는 금액을 높여 최저임금 위반을 피하기 위해서다. 올해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오르면서 현대·기아차는 7000여명(현대차 6000명, 기아차 1000명)이 최저임금 위반 위기에 높였다.
기본급이 낮고, 상여금이 높은 기형적인 임금체계에서는 6800만원의 근로자도 최저임금법을 위반할 수 있다. 격월로 지급되는 상여금과 각종 수당이 최저임금 산정 기준에서 빠지기 때문이다.
기본급을 높이는 방법이 있지만 임금 기본체계가 호봉제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위반 근로자들의 기본급만 올리기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상여금이 최저임금 계산에 포함될 수 있도록 상여금을 매월 지급하는 방식을 추진하는 셈이다.
문제는 노조의 동의다. 정부는 해당 취업규칙을 회사가 쉽게 바꿀 수 있도록 했지만 우리나라는 노사가 맺은 단체협약이 취업규칙에 우선한다. 결국 단체협약을 변경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노조의 동의가 필수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취업규칙을 쉽게 변경할 수 있는 길을 터줬으나 결국에는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며 “결국 노조가 있거나 강성인 대기업 근로자만 유리해 영세기업과 임금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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