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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벼랑 끝 메이 총리···"사임 않겠다" 의사에도 흔들리는 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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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새 보수당 리더에 존슨 등 거론

서울경제


“영국은 현재 덜컹거리는(clattering) 기차를 제대로 제어할 기관사(driver)가 절실한 상황이다”

영국 하원이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을 부결한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혼돈의 영국을 잠재울 리더의 필요성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합의안 투표 결과로 드러난 압도적 표차로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의 취약한 리더십이 또 한번 여실히 드러나면서 혼란을 누그러뜨릴 새 리더가 더욱 갈급해진 영국의 상황을 꼬집은 격이다.

이날 부결 직후 야당은 메이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메이 총리는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이미 지도자로서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내각 내 반발에 의해 축출될 수도 있고, 가능성은 낮지만 제1야당인 노동당이 주도한 정부 불신임 투표가 통과될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메이 총리의 ‘리더십 위기론’이 본격화 된 건 지난해 12월이다. 집권 여당인 보수당 의원들이 제기한 불신임 투표에서 메이 총리는 200표의 신임을 얻어 자리를 유지하게 됐고, 공식적으로 올해 12월까지는 보수당으로부터 불신임 도전도 받을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이 승리가 결코 유쾌하진 않았다. 당시 메이 총리는 반대표를 줄이기 위해 투표 직전 의회에서 열린 연설에서 2022년으로 예정된 차기 총선 전에 사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렇게 ‘총선 카드’로 위기를 넘겼지만 리더십에 상처를 입은 메이 총리의 정국 운영 동력은 점차 떨어지게 됐다. 사실상 브렉시트의 마지막 단계였던 승인 투표에서 합의안이 부결되고, 야당에 의해 또 한번 정부 불신임 논의가 시작되면서 메이 총리는 그야말로 벼랑 끝에 서게 된 셈이다.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사태를 책임지고 사퇴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의 뒤를 이어 지난 2016년 7월 총리 자리에 올랐다. 영국에서 여성 총리가 탄생한 것은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이후 26년 만이어서 당시 국내외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총리 취임 전 내무장관 시절까지만 해도 EU에 남는 게 이익이라 생각하는 대표적 ‘브렉시트 반대파’였던 그는 브렉시트 정국을 단숨에 정리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고 브렉시트 찬성 쪽으로 급 선회한 인물이기도 하다.

꼬일 대로 꼬인 메이의 정치 행보에 벌써부터 ‘포스트 메이’가 될 인물들에 대한 하마평이 무성하다. 인디펜던트 등 영국 주요 현지 언론은 메이 총리 뒤를 이을 차기 보수당 리더 유력 후보들의 면면을 짚어내고 있다. 유력 후보로 부상하고 있는 인물은 사지드 자비드 현 내무장관이다. 그는 브렉시트 강경파로 ‘노 딜 브렉시트(합의 없는 탈퇴)’를 가장 적극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인디펜던트는 “겨우 1파운드 주머니에 넣고 영국으로 온 파키스탄 출신 버스 운전기사의 아들이 내각 실세가 됐다는 드라마틱한 배경(스토리)이 유권자들에게 호소력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도 유력 후보로 꼽힌다. 그는 EU 잔류파에서 브렉시트 강경파로 입장을 바꾼 인물로 무엇보다 당내 파벌과 이견을 통합할 수 있는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메이 총리와 EU 간 합의안에 반발해 사퇴한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 담당 장관도 주목 받고 있다. 메이 총리가 사퇴 또는 실각할 경우 차기 총리가 될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이 꼽힌다. 그는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때부터 찬성 진영을 이끌었던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파다. 존슨 전 장관이 총리가 된다면 그는 브렉시트 합의안을 부정하고 EU와 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FTA)인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과 비슷한 협정을 맺음과 동시에 주요 국가와의 협정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김민정기자 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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