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경제단체장들이 16일 정부를 향해 쓴소리를 쏟아냈다. 지난 15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 영빈관에서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연 지 하루 만이다.

가장 먼저 나선 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다. 손 회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와 30대 그룹 인사·노무 책임자(CHO)들과의 간담회’에서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최저임금이 2년 동안 30% 가까운 인상률을 기록했다”며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으로 고용이 축소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생활물가도 상승하는 등 부작용이 가시화되는 만큼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최저임금의 적정 수준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하는 시기”라고 쓴소리했다.

손 회장은 구체적인 통계를 제시하면서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현재 취업자 수 증가 폭은 예년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고 주로 36시간 미만 단시간 일자리나 공공 서비스 분야 일자리가 많아 양과 지속가능성 측면 모두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장관은 “지난해 최저임금 산입범위 개편, 노동시간 단축 등 기업과 노동자분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노동정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적지 않은 진통이 있었지만 올해는 정책의 긍정적인 효과는 최대한 살리고 부작용은 현장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보완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엔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향한 경제단체장의 주문이 쏟아졌다. 홍 부총리는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경제단체 간담회에 참석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손 회장,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만났다. 홍 부총리가 경제단체장과 공식적인 자리에서 만난 건 취임 이후 처음이다.

홍 부총리는 모두 발언에서 “올해 경제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 같아 정부는 연초부터 경제 심리 회복과 활력 되찾는 작업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며 “기업에 부담되는 정책이나 경제계 지적에 대해 다시 한번 의견을 경청하고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 부총리가 발언을 마치자 경제단체장의 주문이 터져 나왔다. 박성택 회장은 “소상공인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한계점에 이르렀다”며 “업종별로 구분해서 최저임금 시행 방법을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올해도 어려운 시기를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종별로 최저임금을 세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박용만 회장도 “파격적 규제개혁과 신산업 육성으로 지역경제 활력 재고 속도를 높이면 좋겠다”며 “산업 플랫폼을 개선하고 구조적인 문제가 만든 현안 해결에 물꼬가 트일 수 있도록 경제계와 정부의 팀플레이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김 회장은 “지금까지 스타트업 창업이나 보육에는 집중했지만 사업화나 마케팅, 해외진출 지원에선 (정부가) 소홀했던 것 같다”고 발언했다.

간담회 종료 후 홍 부총리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작업,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 문제에 기업에서도 지원해줄 것으로 기대해 속도 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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