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3 (화)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메이 총리 불신임안 부결…브렉시트 혼란 지속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의회의 불신임안 부결로 가까스로 정권을 유지했다.

영국 하원에서 16일(현지시간) 치러진 정부 불신임안 투표 결과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근소한 표차로 메이 내각 불신임안이 부결됐다.

전날 제1야당인 노동당은 브렉시트 합의안 승인부결 발표 직후 메이 행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을 제출한 바 있다. 이는 노동당이 정부 불신임안 통과를 통해 조기 총선을 개최,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정권을 잡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이날 부결로 인해 조기총선을 통한 노동당 주도의 정권을 세우려는 전략은 일단 제동이 걸린 상태다.

또 전날 승인투표에서는 메이 안에 반기를 들었던 보수당 강경파와 민주연합당(DUP)이 총리 재신임에 찬성한 것이 이번 투표에 큰 영향을 미쳤다. 민주연합당은 내각에 각료를 파견하지 않지만 사실상 보수당 연정 파트너다.

메이 총리는 불신임안 투표 결과 발표 직후 연설에서 야당 지도부와 브렉시트 합의안의 대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하원이 정부에 신임을 줬다"며 "하원의 모든 의원과 협력해 브렉시트를 이행할 준비가 되어있다"며 브렉시트 재추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투표의 결과에 따라 EU를 탈퇴하기로 한 엄숙한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이 의무를 하원의 모든 의원들과 공유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불신임안 부결에 따라 메이 총리는 위기를 넘겨 한숨 돌렸지만, 당분간 정국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정부 불신임안을 주도한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는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배제할 경우에만 논의에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역시 대화 참여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브렉시트 연기나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수당 내에서도 브렉시트에 대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EU와 확실한 결별을 요구하는 브렉시트 강경파는 물론 정반대로 제2 국민투표를 통해 EU 잔류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목소리가 다양해 메이 총리가 수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메이 총리는 야당과 보수당 강경파를 설득할 '플랜B'를 내놓은 뒤 다시 승인투표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B는 이날로부터 3개회일 이내, 즉 오는 21일까지 제시해야 한다. 메이 총리가 마련할 플랜B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점은 브렉시트 합의안 중에서 의회의 반발이 심했던 이른바 '백스톱(backstop)'에 있다. 백스톱은 아일랜드-북아일랜드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2020년 말까지 북아일랜드를 비롯한 영국 전체가 EU 관세동맹에 남아있다는 내용이다.

만약 플랜B에 대한 2차 투표마저 부결된다면 '노딜(No Deal) 브렉시트'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노딜 브렉시트란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을 기해 유럽연합(EU)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을 뜻한다.

현재 영국 내 EU 탈퇴파와 잔류파에 관계없이 '노딜'민은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만큼 그 이전에 마련될 대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노경민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