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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3 (화)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메이 '브렉시트 플랜 B' 다음주 제시···제2국민투표로 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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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부치더라도 브렉시트 시점 연기 불가피

잔류파·탈퇴파 모두 "노딜 피해야" 기류 강해

의회 반발 심했던 '안전장치' 관련 변화 주목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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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하원에서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부결된 지 하루만인 16일(현지시간) 야당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이 다시 부결됐다. 이해 관계에 따라 여당과 야당이, 여당 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면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결국 테리사 메이 총리가 다음주 초 제시할 ‘플랜 B’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마저도 의회 설득에 실패한다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열어 다시 한번 국민에게 선택권을 주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예측된다.

◇ 英 하원, 24년만에 정부 불신임안 표결

지난 15일 열린 하원 승인투표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은 찬성 202표, 반대 432표 등 230표차로 부결됐다. 노동당 등 야당뿐만 아니라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보수당과 사실상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 등이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이다.

합의안 부결 직후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는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이날 실시된 하원의 정부 불신임안 표결은 찬성 306표, 반대 325표로 부결됐다. 전날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에 반대했던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 민주연합당(DUP) 등이 이번에는 메이 총리를 지지했기 때문이다.

영국 의회에서 정부 불신임안이 표결에 부쳐진 것은 1994년 존 메이저 총리 시절 이후 약 24년 만이다. 이에 따라 정부 불신임안 통과를 통해 조기총선을 개최,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정권을 잡겠다는 노동당의 계획 역시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보인다.

◇ 메이 ‘플랜 B’에 관심···야당은 제2 국민투표 추진할 듯

이번 불신임안 부결로 메이 총리가 이끄는 현 정부는 자리를 지키면서 앞으로도 브렉시트 정책을 이끌게 된다. 메이 총리는 표결 결과가 전해지자 당장 야당 지도부와 브렉시트 합의안의 대안을 논의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만약 이같은 논의를 통해 의회의 충분한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이 도출되면 이를 EU와 논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최근 의회에서 가결된 의회 의사일정안(business motion) 개정안을 존중, 승인투표 부결일로부터 3 개회일 이내인 오는 21일까지 이른바 ‘플랜 B’를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메이 총리가 ‘플랜 B’에서 기존 브렉시트 합의안, 그중에서도 의회의 반발이 가장 심했던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해 어떤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영국과 EU는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미래관계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내용을 브렉시트 합의안에 담았다. 문제는 일단 ‘안전장치’가 가동되면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잔류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아울러 ‘안전장치’ 하에서는 북아일랜드만 EU 단일시장 관할에 놓이게 되는데, 이 경우 영국 본토와 북아일랜드 간 통관규제 등이 적용되면서 영국의 통합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보수당 내 브렉시트 강경론자와 민주연합당(DUP) 등이 이러한 이유로 합의안을 반대한 만큼 이들을 설득할만한 ‘플랜 B’를 내놓은 뒤 다시 승인투표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플랜 B’에 대한 2차 승인투표마저 부결될 경우 영국이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EU를 탈퇴하는 이른바 ‘노 딜’ 브렉시트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노 딜’을 우려한 일부 야당 의원들이 정부가 제시한 ‘플랜 B’로 돌아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이날 메이 총리가 대화를 제의하자 노동당과 자유민주당은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노 딜’ 브렉시트를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수당과 노동당에 이어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 역시 대화 참여 전제조건으로 정부가 브렉시트 연기 및 제2 국민투표 개최를 옵션 중 하나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부 불신임안 부결로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 방안이 힘을 얻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동당은 지난해 연례 전당대회에서 브렉시트 전략과 관련해 우선 조기총선을 추진하되 이것이 불가능할 경우 제2 국민투표를 비롯한 모든 옵션을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확정했다. 현재 제3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35석과) 4당인 자유민주당(11석)은 이미 ‘노 딜’ 브렉시트 위험을 막기 위해 브렉시트 제2 국민투표를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노동당과 보수당 내 EU 잔류 지지 의원들이 가세하면 제2 국민투표 개최 가능성은 한층 커지게 된다.

하지만 영국은 리스본조약 50조에 따라 오는 3월 29일 23시(그리니치표준시·GMT)를 기해 EU에서 탈퇴가 예정돼 있다. 의회에서 제2 국민투표 실시를 결정하더라도 투표 캠페인과 준비 등에 최소 6개월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브렉시트 시점 연기가 불가피하다.

제2 국민투표 선택지를 놓고도 난항이 예상된다.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과 ‘노 딜’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아예 원점으로 돌아가 EU 잔류 여부까지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제 및 안보 충격이 불가피해 영국 내 EU 탈퇴파와 잔류파에 관계없이 ‘노 딜’만은 피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한 만큼 그 이전에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서영 인턴기자 beatri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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