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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5 (화)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위 사용자·공익위원 충돌…"위원장 뻔뻔, 사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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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위원회 제1차 전원회의에서

사용자측 "위원장, 사과도 없고, 양심도 없다"

"현 경제상황 책임지고 위원 모두 사퇴"요구

노동계 "정부 개편안은 최저임금위 무시"

"정부 강행하면 대화 중단, 투쟁으로 변경"

류 위원장 "사퇴하면 득보다 실이 더 커"

"최저임금위원장(류장수)은 양심도 없는가. 뻔뻔하다.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 소상공인들이 급기야 폭발했다. 최저임금위원회 새해 첫 회의에서다.

최저임금위원회는 18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2019년도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했다. 노동계 인사로 구성된 근로자위원들이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이 일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최저임금위 차원에서 논의를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중앙일보

18일 서울 종로구 S타워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관련 1차 전원회의에서 류장수 최저임금위원회 위원장이 악수를 청하자 택시업계 대표자로 참석한 박복규 위원이 악수를 거절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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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정작 포문은 사용자위원쪽에서 터졌다. 류 위원장은 새해 첫 만남을 의식해 각 위원에게 악수를 청했다. 박복규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악수 안 한다. 악수할 기분이겠냐"고 쏘아붙였다. 김영수 한국시계산업협동조합 이사장도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사회가 얼마나 혼란스러운데"라며 돌아섰다. 지난해 공익위원을 중심으로 올해 최저임금을 10.9% 인상한 데 대한 앙금을 그대로 표출했다.

이후 노사 위원들의 모두발언이 이어졌다.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에 대해 "정부가 최저임금위원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며, 여기 있는 우리 모두를 모멸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개편안을 폐기해야 한다. 만약 정부가 밀어붙이면 한국노총은 사회적 대화 중단과 투쟁으로 노선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백석근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정부가 발표한 내용이 절차상, 내용상 용납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며 "정부가 (개편 내용을) 정할 것이었으면 최저임금위가 왜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재원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지원본부장은 "최저임금 결정체계에 문제가 있다고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정부가 개편을 추진하는 것"이라며 " 경제 상황이 어렵게 된 부분에 대해 위원 모두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고 맞받았다.

박복규 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은 오늘까지 국민들이나 온 나라의 걱정거리"라며 "류장수 위원장께서는 누구보다도 책임을 통감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한마디 사과도 없이 회의를 진행해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쏘아붙였다. 그는 "우리 모두 책임을 지고 동반 사퇴하고, 위원장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며 "류 위원장은 양심도 없느냐. 어떻게 뻔뻔하게 자리에 앉아서 (회의를) 진행하는지 그만 내려놓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더 말하면 욕이 나올 것 같아서 제가 (발언을)삼가겠다"고도 했다.

류 위원장은 "그동안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공익위원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위원장이든 공익위원이든 그대로 무책임하게 나가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사퇴요구를 일축했다.

이에 이성경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오늘 자리는 올해 최저임금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사용자위원측을 압박했다. 그러자 정용주 경기도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 "억울한 게 있고, 말할 게 있으면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맞대응하며 근로자위원과 사용자위원 간의 난타전으로 번졌다.

최저임금위는 이후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했지만 노사 간 이견으로 20분 만에 정회했다. 다시 회의를 이어갔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근로자위원들은 최저임금위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를 재논의할 것으로 요구했고, 사용자위원들은 반대했다. 최저임금위는 조만간 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김기찬 고용노동전문기자 wol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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