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온라인 설문사이트 개설… 전문가 선정-구간결정 방식 질문
따로 묻지않고 묶어서 답하게 설계, 보기 2개뿐… 다른 경우 선택 제한
1월 10일 오후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전문가 토론회에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가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원대연기자 yeon72@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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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시작된 최저임금 결정 방식 개편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가 ‘위원 선정’과 ‘구간 결정’을 하나의 답변 보기로 조합해 설문자가 다른 경우의 수를 선택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한하는 등 질문 구성에 문제가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사회보장급여 현황 등 국민이 질문만 보고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이 들어가 ‘형식적 여론수렴’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달 초 ‘구간설정위원회’에서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정하면 ‘결정위원회’가 그 범위 안에서 최종 인상률을 정하는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초안을 발표했다.
고용부는 이날 국민권익위원회가 운영하는 웹사이트 ‘국민생각함’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에 관한 설문조사를 시작했다.
모두 세 문항으로 구성된 이번 설문조사의 문제점으로는 우선 ‘어떻게 전문가를 구성할 것이냐’와 ‘어떻게 결정할 것이냐’ 등 성격이 다른 두 가지 내용을 하나의 보기로 묶었다는 게 꼽힌다. 첫 질문은 ‘구간설정위는 전문가로 구성되며 최저임금 인상률의 상·하한을 정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위원 선정 방식과 결정 방식에 대해 다음 두 가지 대안을 고려하고 있다. 어떤 대안이 더 합리적이냐’는 내용이다. 보기는 두 개다. ①번(위원 선정) 노사정이 각 5명씩 총 15명을 추천한 후 노사가 순차적으로 각 3명 배제-(구간 결정) 재적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 ②번(위원 선정) 노·사·정 각 3명씩 추천해 9명으로 구성-(구간 결정) 의결하지 못할 경우 정부 추천위원이 결정하는 것으로 돼 있다. 위원 선정과 구간 결정의 조합이 두 가지 보기로만 돼 있어 다른 경우에 대한 선택을 원천 배제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고용부 관계자는 “①번 보기는 노사가 순차 배제를 하면 정부 위원만으로 과반이 넘어 과반수 의결이 가능하지만 ②번 보기는 노사정이 동수여서 과반 의결이 힘든 만큼 정부 추천 위원이 최종 결정한다는 내용으로 조합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뒤이어 ‘결정위원회 구성원 수와 공익위원 선정 방식’과 ‘최저임금 결정 기준’을 묻는 질문이 나온다. 특히 최저임금 결정 기준 질문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새로운 지표를 추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임금 수준이나 사회보장급여 현황, 고용 수준, 기업 지불능력 등 필요한 지표는 무엇이라고 보나”라고 묻는다. 개념 자체가 전문적인 내용인 데다 관련 데이터가 설문에 제시되지도 않아 일반 국민이 질문만 보고 이해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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