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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이슈 최저임금 인상과 갈등

최저임금 반대해 미운털 박혔나… 홀대받는 소상공인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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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에서는 '소상공인연합회 패싱(passing·건너뛰기)'이라는 말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정부와 청와대가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에 대립각을 세워온 소상공인연합회를 노골적으로 홀대한다는 것이다. 실제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부터 청와대 만찬을 비롯한 각종 행사에 초청받지 못했고 정부가 꾸리는 여러 경제 관련 위원회에서도 제외됐다.

정부가 소상공인연합회 대신 작년 3월 설립된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에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상총련은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 비서관이 만든 단체다. 인 비서관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선대위의 시민캠프 공동대표를 맡으면서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상총련은 각종 정부 행사에서 소상공인연합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 사이에서는 "청와대가 지난해 8월 자영업 비서관이라는 자리를 신설하고 인 비서관을 영입했을 때부터 소상공인연합회 홀대를 예견했다"며 "정부가 소상공인 문제에 대해 경제 논리가 아닌 정치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한상총련 회장, 이재용·최태원과 나란히 기념촬영

조선비즈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통령 신년회에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경제단체장이 아닌 특별초청 참석자로 분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함께 기념촬영을 할 때도 최 회장은 경제계 인사들과 촬영하지 못했다. 반면 방기홍 한상총련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나란히 뒷줄에 자리 잡고 대통령과 사진을 찍었다. 그는 한상총련 초대 회장인 인 비서관이 청와대로 들어가면서 2대 회장을 맡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 측은 "사실상 정부가 법정 경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뿐 아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지난달 '중소·소상공인 공정경제추진단'을 꾸렸을 때도 소상공인연합회를 빼고 사단법인 유통상인연합회와 한국마트협회 소속 임원들을 포함시켰다. 이 두 단체는 한상총련과 집회를 비롯한 각종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이 문제가 뒤늦게 불거지자 중기부는 이달 16일에야 소상공인연합회 측에 추진단에 참여할 인사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18일 서울 강남 고용복지센터에서 '편의점 상생·사회적 대화 지지' 간담회를 열고 이재광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을 만났다. 이 단체 또한 한상총련과 뜻을 함께 한다. 소상공인연합회의 한 간부는 "정부와 여당이 자영업자·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인 비서관과 한상총련을 통해서만 듣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 반대하는 소공연, 정권에 미운털 박혀

정부가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두 단체 입장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인 비서관과 한상총련은 자영업자 불황 원인이 최저임금이 아닌 대기업의 유통 시장 독식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인 비서관은 지난해 7월 민주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최저임금 1만원 달성에 찬성한다"고 밝혔다. 또 한상총련은 지난해 11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카드 수수료 인하 요구 집회를 열고 "최저임금은 죄가 없다"는 투쟁결의문을 읽어 관제 데모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반면 소상공인연합회는 그동안 지속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정부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지난달에도 주휴시간을 포함해 최저임금을 환산하는 최저임금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헌법소원도 청구했다. 소상공인들은 "정부가 코드에 맞는 단체의 목소리에만 귀 기울이면 제대로 된 정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강한 기자(kimstr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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