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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설날 특집]명절 피로가 사르르~ 설 연휴 가볼 만한 이색 스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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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공기와 부딪혀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충남 아산시 ‘파라다이스스파 도고’의 노천스파존에서 이용객들이 온천욕을 즐기고 있다. 파라다이스스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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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이 즐겁기만 할까. 고향 방문, 음식 준비, 손님치레에 몸도 마음도 한구석은 몸살을 앓는다. 길게는 5일간의 설 연휴, 하루쯤 모든 일 내려놓고 피로를 녹일 전국의 이색 스파와 온천을 모았다. 입춘 추위가 계속되는 2월, 한국관광공사의 추천 여행지이기도 하다.

◇해수탕과 녹차탕의 앙상블, 보성 율포해수녹차센터

솔숲과 모래사장이 어우러진 보성 율포해변에 지난해 ‘율포해수녹차센터’가 문을 열었다. 지하 120m에서 끌어 올리는 암반 해수를 사용한다. 최대 자랑거리는 3층의 노천해수탕과 테라피 시설이다. 노천해수탕에 몸을 담그면 눈앞으로 득량만 바다와 솔숲, 율포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뜨끈한 해수탕에 몸 담그고 은은한 짠맛과 솔향, 득량만의 바다 바람까지 더하면 천상의 휴식이다. 율포해변은 남해의 해돋이 명소로, 노천해수탕에서 맞는 일출도 색다르다. 3층 실내는 스톤테라피방, 황옥방, 황토방, 아이스방 등 테라피 시설이 있다. 찻잎 모양의 2층 욕탕 내부는 녹색으로 은은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녹차탕은 찻잎을 하루가량 우린 물을 사용하기 때문에 진한 황토색을 띤다. ‘몸으로 마시는’ 녹차다. 녹차 온욕은 피부 질환, 항균 작용,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율포해수녹차센터는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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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 바다와 율포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율포해수녹차센터 노천탕.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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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초 스파의 진수, 산청 동의본가

산청에는 좀 특별한 온천이 있다. 2013년 지리산 끝자락 금서면에 한방 테마파크 ‘동의보감촌’이 문을 열었다. 한의학박물관과 한방자연휴양림을 갖춘 한방 의료 힐링 관광지다. ‘동의본가’의 스파는 물을 뜨겁게 데우는 인공 온천이지만, 효능은 내로라하는 온천에 뒤지지 않는다. 비결은 약초 주머니다. 어성초, 당귀, 천궁, 진피, 구절초, 산초, 정향, 치자 등 산청에서 나는 10가지 약초 우린 물을 사용한다. 한약과 나무 향기가 콧속으로 스미면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약초가 우러난 물은 짙은 노란색으로 신경통과 류머티즘, 관절염, 근육통, 피부병 등에 효과가 있다고 자랑한다. 스파가 끝나면 한의원으로 이동해 진맥을 받고 쑥뜸도 할 수 있다. 30~40분간 배에 쑥뜸기를 올리고 한숨 자고 나면 몸이 한결 가벼워진다. 동의보감촌에 있는 127톤이나 되는 귀감석(거북이를 닮은 돌)도 좋은 기운을 받기 위해 방문객이 많이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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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본가 한방스파는 열 가지 한약재를 우린 물을 사용한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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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찜이 유혹하는 울진 덕구온천과 백암온천

삼림욕과 해수욕에 온천욕까지, 울진은 삼욕(三浴)의 고장이다. 북면 덕구온천리조트는 대온천장과 스파월드, 프라이빗 스파룸, 숙박 시설을 갖춘 종합 온천휴양지다.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온천수 성분이 우수해 2009년 국민보양온천으로 지정됐다. 이곳에선 계곡 상류의 원탕까지 꼭 산책할 것을 추천한다. 덕구온천은 국내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이다. 응봉산 중턱에서 솟아나는 42.2도, 하루 2,000여톤의 온천수가 송수관을 통해 덕구온천리조트의 온천탕과 객실, 스파월드에 공급된다. 데울 필요 없는 100% 온천수다. 눈 내리는 날 노천탕에 앉으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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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구온천 원탕. 전국에서 유일의 자연 용출 온천이다. 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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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구온천은 계곡에 위치해 눈이 내리면 환상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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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정면의 백암온천은 1997년 관광특구로 지정됐다. 백암온천관광특구에는 원탕고려호텔, 성류파크관광호텔, 백암스프링스호텔, 한화리조트 백암온천 등 온천수를 사용하는 숙박시설이 몰려 있다. 지하에서 뽑아 올리는 온천수가 53~60℃에 달해 식혀서 사용한다. 울진은 지금부터 대게가 제철이다. 올해 ‘울진대게와 붉은대게축제’는 2월 28일부터 3월 3일까지 후포항 왕돌초광장에서 열린다.

◇차가움과 뜨거움 사이, 속초 척산온천휴양촌과 설악워터피아

속초 노학동은 예부터 ‘온정리’로 불렸다. 수온 50~53도, 척산온천이 개발된 건 1970년대 초반이고 1985년 지금의 척산온천휴양촌이 들어섰다. 온천수는 맛도 향기도 없지만, 약간 푸른빛이 돈다. 라돈이 포함된 강알칼리으로 노폐물 제거 효과가 피부병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노천탕에선 멀리 설악산이 보인다. 알싸한 설악의 겨울 공기가 기분 좋다. 가족온천실이 있어 객실에서 오붓하게 온천욕을 즐길 수도 있다. 온천 후에는 금강소나무 3,000여 그루가 빼곡하게 늘어선 산책로를 걸어도 좋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한화리조트 설악워터피아가 제격이다. 지하 680m에서 뽑아 올리는 49도의 천연 온천수를 이용한다. 대형 리조트답게 스파와 물놀이 시설을 고루 갖췄다. 전후좌우로 몰아치는 파도에 몸을 맡기는 ‘샤크블루’, 깔때기 모양 슬라이드 ‘메일스트롬’ 등은 어른이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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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산온천휴양촌 별관의 찜질방.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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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함없는 온천 일번지, 아산온천지구

아산 도고면의 ‘파라다이스스파도고’는 35도의 천연 온천수만 공급한다. 유황 성분이 풍부하고, 중탄산나트륨과 칼슘이 함유돼 피로 회복과 피부 미용에 탁월하다고 자랑한다. 실내에는 수(水)치료를 위한 바데풀, 실외에는 유수풀, 이벤트스파, 아웃도어스파, 파도풀, 키즈랜드 등이 있다. 이벤트스파에선 체질에 맞게 포도탕, 산수유탕, 오미자탕, 쑥탕 등을 선택할 수 있다. 음봉면의 아산스파비스의 온천수는 중탄산나트륨이 다량 함유돼 부드럽고 매끄럽다. 아이템탕과 유아풀, 유수풀로 구성된 실외온천탕, 가족 놀이터인 아쿠아플레이 등을 갖췄다. 딸기, 쑥, 솔잎, 인삼, 허브 등을 이용한 23개 아이템탕이 매력적이다. 전통의 온양온천은 44~60도의 약알칼리 온천이다. 온양관광호텔, 신천탕, 신정관 등 숙박업소나 목욕탕을 이용해야 하는데, 수도권전철 1호선 온양온천역 주변에 밀집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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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스파비스의 실내 바데풀. 스파비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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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리솜스파캐슬의 ‘천천향’은 수(水)치료 중심의 유럽스파, 입욕 중심의 일본스파, 레저 중심의 미주스파, 찜질 중심의 한국스파를 고루 갖췄다. 국악, 재즈, 클래식 등 감미로운 음악을 테마로 한 ‘오감원’은 탕마다 색깔이 달라 재미를 더한다.

◇도심 속 힐링, 서울 한방ㆍ족욕 카페

명절을 서울에서 보낸다면 온천 찾아 멀리 갈 것 없다. 한약재를 넣은 뜨끈한 물에 발 담그고 한방차로 개운하게 피로를 녹일 한방ㆍ족욕 카페가 도심에 있다. 종로구 서촌의 ‘솔가헌’은 이름처럼 솔향기 가득한 한옥 카페다. 편백나무 족욕탕에 갖가지 약초를 넣고 발을 담그면 온몸에 송골송골 땀이 맺힌다. 속이 편해지는 보위차, 눈이 맑아지는 청안차 등 10여가지 한방차를 곁들이면 온몸이 사르르 녹는다. 4~6명이 편히 쉴 수 있는 황토 온돌방도 갖췄다. 안국동의 ‘티테라피 행랑점’도 한방ㆍ족욕 카페다. 현직 한의사가 300여가지 한약재로 개발한 한방차도 함께 판매한다. 동교동의 ‘약다방봄동’은 모던한 분위기다. 오래된 주택가의 2층 양옥을 개조해 카페와 족욕장을 만들었다. 통유리로 해가 들어 겨울에도 따스하다. 4가지 입욕제 중 하나를 골라 맞춤 족욕을 할 수 있고, 6가지 기본 약차와 48가지 맞춤 약차는 공동 운영하는 한의사들이 개발했다. 지하에는 예약제로 운영하는 한의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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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욕과 한방차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서울 종로구 서촌의 ‘솔가헌’.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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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 창가에 마련된 ‘약다방봄동’의 족욕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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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가 예술, 인천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지난해 9월 문을 연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는 한국형 찜질 문화와 유럽식 스파가 결합한 형식이다. 동시에 2,000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다. 서해 일몰을 바라보며 즐기는 ‘인피니티풀’, 동굴 속에 들어간 듯한 ‘케이브스파’, LED 공간 연출이 돋보이는 ‘버추얼스파’ 등 특색있는 스파가 한자리에 모였다. 실내 인피티니풀은 투명 아크릴 벽이어서 수영하는 모습이 밖에서도 보인다. 인증 사진을 찍는 포인트다. 버추얼스파는 바다와 숲 등의 LED 영상이 벽면을 가득 채운다. 케이브스파는 동굴처럼 소음이 차단돼 어르신들이 선호한다. 옥상 수영장은 해질녘이 좋다. 하늘과 바다, 노을이 낭만적인 추억을 선사한다. 영화와 음악을 감상하거나,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휴게공간은 하루 종일 머물러도 지루하지 않다.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하는 파라다이스시티는 3,000여 점의 예술작품을 곳곳에 전시해 놓았다. 스파를 끝내고 미술관 관람하듯 꼭 둘러봐야 후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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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에르 내부 인피니트풀. 밖에서 수영하는 모습이 보여 인증사진을 찍고 싶어하는 곳이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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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산마르코 광장을 본 따 지은 씨메르의 워터플라자. 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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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수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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