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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에 튄 갭투자 불똥…보증금 못받고 경매 넘어가 두번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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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년전 전세난 때 집값 올라 갭투자 유행처럼 번져

신규주택 쏟아지며 전셋값 떨어져 일부 역전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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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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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몇 년 전 유행한 갭(gap)투자 물건들의 '깡통전세'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갭투자는 전세가율(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이 높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산 후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자 방식이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거나 집값이 내려가면 손실이 날 수 있다.

문제는 투자자가 아니라 세입자다.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 있다. 입주가 몰린 지역에서 갭투자 아파트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한 사람 명의로 대규모 경매 물건이 나오거나,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상황에 몰린 집주인들이 급하게 집을 처분해 세입자들을 두 번 울리는 문제도 우려한다.

11일 한국감정원의 2월 첫째 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전셋값은 1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낙폭은 0.24%에서 0.18%로 둔화했지만, 주요 지역인 강남구(-0.49%)를 비롯해 강남4구는 마이너스(-) 0.4%를 기록해 서울 평균보다 낙폭이 컸다. 갭투자가 많았던 강북(-0.32%)과 성북(-0.3%)도 하락률이 두드러졌다.

갭투자가 성행한 것은 2014년 이후 저금리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집주인들이 전세를 반전세 혹은 월세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커진 영향이다. 전세 수요는 그대로인데 공급이 급감하면서 전셋값이 가파르게 상승했고, 집값과 전셋값의 차이는 급격히 줄었다.

전세를 끼면 목돈 없이도 쉽게 집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생겼고, 동시에 집값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시장이 만들어졌다. 이를테면 3억원짜리 아파트 전세금이 2억7000만원이라면 3000만원만 들여 집을 사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변했다. 최근 2~3년간 급증한 분양물량이 입주에 들어가면서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다. 올해도 이런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올해 경기도에서 준공하고 입주를 앞둔 아파트는 약 13만가구다. 2년 새 30만가구의 아파트가 쏟아지는 셈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올해 1분기에 전국에서 10만가구 이상의 입주가 있는데, 강동·송파·하남·화성·평택·오산은 입주가 상당히 많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전세가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여유가 없는 갭투자 물량은 입주가 몰린 지역에서 깡통전세나 이사 시기 불일치로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세보증금 반환을 감당하지 못한 갭투자자들이 주택을 경매로 넘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실제로 1월 서울 아파트 법원 경매로 나온 물건은 93건으로 지난해 4월 95건을 기록한 후 가장 많은 물건이 쏟아졌다. 낙찰가율도 97.4%로 12월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를 밑돌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4.2%포인트(p) 하락한 수치다.

이렇다 보니 지금의 전셋값보다 비싸게 들어온 세입자들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갭투자자들의 발에 불이 떨어졌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현재 주택거래 시장은 정부의 규제로 거래 절벽이 나타나면서 집값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며 "매매시장의 선행지표 역할인 경매시장에서도 경매 건수가 늘어나면서 유찰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hj_ji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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