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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이슈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

英총리, 브렉시트 승인투표 또 2주 미룬다…야당 "변명, 시간끌기"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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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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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을 위해 당초 이번 주로 예상됐던 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EU 탈퇴) 승인투표를 오는 26일까지 2주 미루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야당은 브렉시트 시점이 불과 45일 남았다는 점을 들어 "총리가 변명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을 이어갔다.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12일(현지시간) 영국 하원에 출석해 "예상대로 도널트 투스크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재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기존 EU의 입장을 유지했다"면서 "우리의 일은 계속 될 것이다. 추가 회담을 위해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 대체를 위한 협상에서 결정적 순간"이라며 "의회가 과민해하지 않아야(hold its nerve)한다"고도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오는 26일까지 안전장치를 중심으로 EU와 합의를 시도하고 27일 수정 합의안을 의회에 상정하기로 했다. 합의가 불발될 경우 같은 날 향후 계획 등을 포함한 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또한 의원들은 이에 대한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 제레미 헌트 외무부 장관은 이날 프랑스 외무부와 만난 후 "협상이 낙관적"이라고 현지 언론들에 밝혔다.


영국이 합의문 내 수정을 요구하고 있는 안전장치는 브렉시트 이후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별도 합의 때까지 영국 전체를 임시적으로 EU의 관세동맹에 잔류하게 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러나 EU의 동의 없이 안전장치 가동을 종료할 수 없고 북아일랜드만 EU의 규제가 적용된다는 점에서 강경 브렉시트파 등을 중심으로 한 반발이 잇따랐다.


메이 총리는 EU와의 대화가 "결정적인 단계에 있다"며 "성공적인 승인투표에 이어 부족한 시간에서도 의회 비준을 얻어 '질서있는 브렉시트'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메이 총리는 안전장치와 관련, EU측에 대안협정, 안전장치 종료시한 명기, 영국의 일방적 가동중단 등의 옵션을 제시했다고도 설명했다.


야당은 시간벌기에 불과하다며 즉각 반발했다. 메이 총리가 합의안 통과를 위해 아무런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이른바 노 딜(No Deal) 공포감을 배수진으로 치고 시간끌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제러미 코민 노동당 대표는 "영국이 한 세대에서 가장 큰 위기를 맞았지만 총리는 계속 무모하게 시간만 미루고 있다"며 "작년 10월에 합의가 있을 것이라 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2월에 승인투표가 있을 것이라 했지만 이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 총리는 법적구속력이 있는 대체안을 확보하겠다고 다시 약속하며 이번주 승인투표를 준비하라고 했지만 이 또한 일어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것은 무책임한 행동"이라며 "총리가 시간을 갖고 놀며 직업, 경제안보, 산업의 미래를 갖고 놀고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메이 총리의 발언은 이언 블랙퍼드 스코틀랜드국민당(SNP) 하원 원내대표가 도중 "거짓말쟁이"(liar)라고 외치며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하원 내에서 다른 의원을 고의적으로 부정직하다고 고발하는 것은 금지돼있다. 보수당 내 친EU성향인 도미닉 그리브 의원 역시 브렉시트 관련법 등의 비준절차에 충분한 시간이 없다는 점을 비판했다.


한편 영국 하원은 지난달 15일 열린 첫 승인투표에서 메이 총리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압도적으로 부결시킨 바 있다. 이날 메이 총리측 대변인은 브렉시트 이후 사임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도 부인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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