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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5·18 민주화 운동 진상 규명

전대 출마했다고 징계 유예?…한국당 5·18 징계도 헛발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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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위, 5·18 망언 이종명만 제명

김진태·김순례 전대 뒤 징계키로

당내 “지도부 리더십 부재” 비판

당 지지율 3.2%P 떨어져 25.7%

중앙일보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왼쪽 둘째)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5·18 망언’으로 논란을 빚은 이종명 의원에 대해 제명 조치하고, 2·27 전당대회에 당 대표와 최고위원으로 각각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변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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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5·18 망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이종명 의원을 제명하기로 14일 결정했다. 반면에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전당대회를 마칠 때까지 징계를 유예하기로 했다. ‘셀프 징계’를 요청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관리 책임을 이유로 주의 조치를 받았다.

김용태 사무총장은 비대위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열고 “윤리위는 해당 의원들의 발언이 5·18 민주화운동 정신과 자유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적 가치에 반할 뿐만 아니라 다수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설명했다. 한국당 비상대책위원회는 윤리위의 이 같은 결정을 의결해 확정했다.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 징계 논의를 유예하기로 한 것에 대해 김병준 위원장은 “징계는 명확한 사실관계와 사안의 위중함, 정상 참작, 징계 수위 등을 신중하게 따져 처리했다”며 “헌법 질서와 법치주의를 강조하는 보수정당이라면 엄격한 법리 판단과 신중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 당규 중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규정 7조에 따르면 후보자는 후보 등록이 끝난 때부터 윤리위원회의 회부 및 징계의 유예를 받는다.

이날 결정을 두고 사실상 전대 후 꾸려지는 차기 지도부로 공을 떠넘겨 징계가 사실상 유야무야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당 내부에선 리더십 부재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정현호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박근혜 비대위 체제 때도 5·18 민주화운동을 민중 반란이라고 하고, 제주 4·3사건을 공산주의자에 의한 것이라고 언급했던 공천 후보자에게 ‘후보 사퇴’를 요청한 적이 있다”며 “한국당이 나아가려면 국민을 통합해야지 분열을 만드는 길로 가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태극기 부대 등의 반발과 전대 파행 우려 등 여러 가지 고려를 했겠지만 성난 여론이 악화하는 동안 당 지도부가 윤리위 심판만 바라보는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문제”라며 “정치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보니 당이 초·재선 의원들에게 질질 끌려다니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의 발언을 한 의원들은 혼란을 일으킨 데 대해 자숙하기보다 전당대회를 통해 ‘당심의 심판을 받겠다’는 입장이다. 김진태 의원은 13일 한국당 당규를 들어 “선거를 마칠 때까지 징계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18 유공자를 ‘괴물’로 지칭했던 김순례 의원은 지도부 만류에도 출마를 강행했다. 당내에서도 이들이 태극기 부대의 몰표를 얻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될 경우 징계는 사실상 무력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비대위 측은 “징계가 없던 일로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윤리위는 비대위 후에도 임기가 보장된 만큼 전대 후 소집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다”며 “당헌·당규를 뛰어넘어 징계한다면 그것이야말로 과거 제왕적 총재 시절의 자의적·독재적 당 운영”이라고 해명했다.

이번 사태를 놓고 논객 조갑제씨를 비롯해 보수 진영에서도 성토가 쏟아져 나오면서 한국당은 당황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비대위가 당의 우클릭을 제어하면서 중도층을 공략했지만 이번 사태로 무력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5·18 망언’으로 한국당의 지지율은 20%대 중반으로 내려앉았다. 14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 11~13일 전국 유권자 15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3.2%포인트 떨어진 25.7%로 집계됐다. 3주 연속 상승하며 30%를 넘보던 지지율에 급제동이 걸렸다. 한국당 지지율은 대부분 지역과 계층에서 하락했다.

유성운·박광수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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