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일할 30~40대, 저소득·저신용 계층 연체율 급증
최저임금 급등에다 경기악화·과당경쟁 등 맞물린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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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급등, 경기 악화 등이 맞물리면서 영세 자영업자(개인사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30~40대와 저소득·저신용 계층의 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 가계부채 급증의 약한 고리 가운데 하나인 자영업자들의 대출 연체가 더 늘어날 경우 자칫 ‘자영업자발 가계파산’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가 17일 국회 정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최운열 의원실에 제출한 개인사업자 대출(개인이 보유한 기업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인 2017년말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반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영업자들이 과당 경쟁에다 경기 부진, 최저임금 상승 등과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개인사업자 대출 현황은 은행, 보험, 카드, 캐피탈,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 전 금융권을 망라한다. 금융업권 전반에 걸친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 상황이 드러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감독원이 업권별 대출 연체율 통계를 제공하지만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을 따로 공개하는 것은 제1금융권인 은행권 정도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자영업자 대출의 전년 대비 증가율이 은행권은 9.6%이지만 상호금융이 38.0%, 저축은행은 37.6%에 달해 제2금융권의 현황을 알아야 자영업자의 대출 전모를 파악할 수 있다.
2018년말 기준 자영업 대출자 194만6,113명 가운데 채무불이행자(연체 90일 이상)는 2만7,917명(1.4%)이었다. 자영업자 1만명 중 143명이 대출을 연체하고 있다는 뜻이다. 2017년말의 1.32%와 비교해보면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0.11%포인트 상승했다. 분기별로 살펴보면 지난해 1분기 1.36%, 2분기 1.39%, 3분기 1.41%, 4분기 1.43%로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자영업자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2014년말 1.59%, 2015년말 1.43%, 2016년말 1.36%로 하향 안정세를 보이다가 2017년말을 기점으로 악화한 셈이다.
특히 지난해 자영업자 대출자가 급증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출 연체율 상승은 더 심각한 수준으로 우려된다.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채무불이행자 수를 전체 대출자 수로 나눈 값을 말한다. 즉 분모인 전체 대출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에 평상시라면 연체율 자체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여야 한다. 그만큼 자영업자들의 경영 환경이 악화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자영업자들은 가계 부채가 근로자의 1.4배에 달하는 등 대체로 가계부채 급증의 취약 고리로 분류된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40대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 폭이 0.24%포인트로 가장 컸다. 30대가 0.12%포인트, 50대가 0.08%포인트였다. 한창 일해야 할 연령대에서 연체가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셈이다. 소득·신용 구간별로 보면 저소득·저신용 자영업자들의 연체가 두드러졌다. 신용등급 최하등급인 10등급의 채무불이행자 비율이 2017년말 53.14%에서 지난해말 58.10%로 4.96%포인트나 올라갔다. 같은 기간 9등급의 채무불이행자 비율은 1.22%포인트 개선됐지만 8등급은 0.39%포인트 악화했다.
소득수준별로 봤을 때는 연소득 5,000만원 이하의 중저소득층에서 타격이 컸다. 1년간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폭을 보면 소득 3,000만∼4,000만원 구간이 0.27%포인트로 가장 컸고, 1,000만원 이하가 0.16%포인트로 뒤를 이었다. 업권별로는 카드업계의 채무불이행자 비율 상승폭이 0.41%포인트로 가장 컸고 캐피탈 0.24%포인트, 은행 0.14%포인트, 상호금융 0.09%포인트 등 순이었다. /이종호기자 phillie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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