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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글중심] 막말 의원 입마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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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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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긴 생명력이다. 국회의원들의 막말·망언이 좀체 사라지지 않는다. 외려 갈수록 기승이다. 몇 개만 들어보자. 시민단체가 꼽은 것들이다. 소속 등은 당시 기준이다.

“어디 근본도 없는 탈북자 XX들이 굴러와서 대한민국 국회의원한테 개기는 거야.”(임수경·더불어민주당) “국민을 홍어 X으로 생각하는 사기 쇼는 중단돼야 한다.”(김태호·새누리당) “박정희 전 대통령은 귀태(鬼胎,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사람)이고, 박근혜 대통령은 유신 공화국을 꿈꾸는 것 같다. 박 대통령의 행보가 군국주의 부활을 외치는 아베 일본 총리와 유사하다.”(홍익표·더민주당) “(여성가족부 장관에게)밤길 조심하라.”(김용익·더민주당)

막말한 의원들은 어찌 됐을까. 홍익표 의원은 지금 더민주당 수석대변인이고, 김용익 전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됐다. 막말에 대한 대가는 온데간데없다. 그래서인지 막말·망언 분야는 다중 전과자(?)가 흔하다. 초선 의원과 비서·보좌관으로 내리 물림 되기도 예사다. “징계는 없고 주목은 받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막말 논란의 절반가량을 초선 의원들이 빚는다는 통계도 있다. 엊그제는 더민주당 소병훈 의원의 비서가 구설에 올랐다. 60대 시민이 국회를 비판하며 분신을 시도한 사건을 놓고 ‘통구이가 됐다’는 글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한편에선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5·18 망언이 보수의 가치를 흔들고 있다. 당사자인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자한당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향해 버젓이 뛰고 있다. 국민과는 인식 차이가 크다. 제1야당의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아니라, 의원으로서 기본적인 자질을 놓고도 국민은 의혹의 시선을 보내는 판이다.

지난달 의원의 막말 관련 판결이 하나 나왔다. 2년 전, 한 시민이 김진태 의원 얼굴에 개 입마개를 씌운 합성 사진을 들고 시위했다가 명예훼손과 모욕 등의 혐의로 고소당한 사건이다. 김 의원이 국정농단 특검팀을 ‘망나니’라 부른 것 등에 대한 항의였다. 1심은 무죄였다. 재판부는 “집권 여당의 중진 의원으로서 신분에 걸맞게 언행을 해야 한다는 의견을 비유적으로 강조한 시위”라고 판단했다. 직설 화법으로 바꾸면 “중진 의원이 욕먹을 짓 했다”는 의미다.

막말에 대한 국민 반응은 “혐오를 만들어내려는 정치에 혐오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막말과 망언은 무한 되풀이된다. 여·야 할 것 없이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이를 비호하는 느낌마저 든다. 참 희한한 한국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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