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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여행]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봄에...한숨 쉬영갑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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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2월 제주 걷기여행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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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이 깔리는 갑마장길의 풍경이 서정적이다. 조선시대 최상급 말(馬)을 길러내던 갑마장을 에두르는 갑마장길에서는 제주도의 목축문화를 엿볼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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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김성환 기자 = 남녘에는 봄이 곧 당도할 모양새다. 살을 에는 칼바람은 순해졌다. 얼었던 흙길은 고슬고슬해졌다. 제주도는 더 그렇다. 걷지 않을 수 없는 계절. 한국관광공사가 2월에 꼭 걸어봐야 할 제주도의 길 몇 곳을 추천했다. 바다와 들판, 나무와 숲에 도는 생기는 ‘도시인’까지 싱싱하게 만든다. 걸으며 큰 숨 한껏 들이켜면 마음은 이미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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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마장길은 제주 동부의 오름들을 관통한다. 특히 따라비오름에서 보는 풍광이 장쾌하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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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가적 풍경이 아름다운 갑마장길/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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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마장길 및 가름질 쫄븐갑마장길

조선시대에 최상급 말을 ‘갑마(甲馬)’라고 했다. 갑마를 길러내던 곳이 ‘갑마장’이다.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일대에 갑마장이 있었다. 일대를 중심으로 조성한 길이 갑마장길이다. ‘쫄븐’은 ‘작은’이라는 의미다. 두 길모두 갑마장 주변을 호젓하게 산책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갑마장길은 가시리의 조랑말체험공원에서 시작해 해발 90~570m의 제주 동부 중산간을 이리저리 가로지르며 목장, 오름, 마을 등을 지난 후 다시 조랑말체험공원으로 돌아오는 약 10km의 구간이다. 길은 무성한 곶자왈,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길을 걷고 금빛 억새가 일렁이는 따라비오름과 일몰이 장관인 큰사슴이오름도 지난다. 마장이 중심이 된 덕에 길에는 제주도의 목축문화가 묻어난다. 잣성(목장 경계를 표시한 돌담)을 따라 목장과 초지를 지나고 오름에 올라 평원을 굽어보는 재미가 있다.

특히 따라비오름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압권이다. 끝없는 평원과 봉긋하게 솟은 오름, 목장과 목장을 구분 짓기 위해 심어놓은 삼나무가 그림처럼 어우러진다. 따라비오름은 그 자체로도 볼거리다. 분화구 세 개가 연결됐다. 능선이 만들어내는 완만한 곡선이 아름다워 ‘제주도 오름의 여왕’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조랑말체험공원-가시천(곶자왈)-따라비오름-잣성길-큰사슴이오름-꽃머체-조랑말체험공원(10km·4시간·난도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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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남서부 해안을 따라가는 제주올레 10코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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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올레 10코스

2007년 조성된 제주올레는 대한민국 걷기 열풍 진원지다. 제주올레는 자동차 위주에서 걷기로 제주 여행의 패턴을 바꿔 놓았다. 전국에 걷기 열풍을 일으켰다. 일본, 몽골 등으로 수출까지 됐다. ‘길’이 수출된 것을 이례적인 일이다.

제주올레 10코스는 제주 남서부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화순금모래해변에서 송악산을 지나 대평포구까지 이어지는 약 17.5km의 길이다. 특히 제주의 독특한 비경과 함께 가슴 아픈 근대사를 오롯이 보여준다. 화순금모래해변은 넓게 펼쳐진 검은 모래밭이 인상적이다. 송악산은 세계에서 유례가 드문 이중 분화구 화산이다. 정상에서는 가파도와 마라도, 형제섬을 오롯이 조망할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제주도민이 강제 동원돼 만들어진 ‘알뜨르 비행장’도 만날 수 있다.

▷화순금모래해변-영산암-사계포구-사계화석발견지-송악산-섯알오름추모비-하모해변-모슬포항(17.5km·5시간·난도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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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산책길’을 걷다 만나는 이중섭거리. /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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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귀포 작가의 산책길(유토피아로)

서귀포시 일원에 조성된 ‘작가의 산책길’은 서귀포에 머물며 빛나는 명작들을 남긴 예술가들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는 길이다. 서귀포시 이중섭갤러리에서 시작해 서귀포 구도심의 미술관 4곳(이중섭미술관·기당미술관·소암기념관·서복전시관)과 예술시장, 관광극장, 칠십리시공원, 자구리해변, 소정방폭포 등을 연결한 4.9km의 길이다. 곳곳에서 제주의 자연과 함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다. ‘유토피아로’로도 불린다.

특히 이중섭미술관이 잘 알려졌다. 천재작가 이중섭을 기념하기 위한 공간이다. 이중섭은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1951년 1월 가족과 함께 서귀포에 거주하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같은 해 12월에 부산으로 거처를 옮겼다. 비록 11개월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제주에서 생활은 그의 작품세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고 알려진다. 당시 보았던 제주 바다의 게와 물고기, 해변의 아이들 등을 작품활동 내내 그리워했다고 전해진다.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인 ‘서귀포의 환상’에서 이러한 감정을 엿볼 수 있다.

▷이중섭미술관-커뮤니티센터-기당미술관-칠십리시공원-자구리해안-소남머리-서복전시관-소정방-소암기념관-이중섭공원(4.9km·3시간30분·난도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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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둘레길 ‘동백길’. 군데군데 편백나무와 삼나무가 숲을 이룬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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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라산둘레길 ‘동백길’

제주도를 이야기할 때 한라산을 빼 놓을 수 없다. 한라산둘레길은 해발 600~800m 지점의 원시림과 일제강점기의 병참로(하치마키 도로), 임도 등을 연결해 조성한 약 80km의 숲길이다. 상록활엽수림과 낙엽활엽수림이 어우러진 독특한 원시림을 오롯이 볼 수 있는 길이다.

‘동백길’은 한라산둘레길 가운데 가장 먼저 조성된 코스다. 무오법정사에서 돈내코에 이르는 약 13.5km의 구간이다. 완주하는 데 약 4시간 30분 소요되지만 걸을 수 있는 만큼 걷겠다는 생각을 하면 부담은 적다. ‘동백길’이라는 이름처럼 전 구간에 동백나무가 자라고 있다. 한라산둘레길 홈페이지는 동백나무들이 ‘3월경에 꽃을 피운다’고 소개하고 있다. 꽃이 피지 않을 때도 숲은 운치가 있다. 군데군데 삼나무와 편백나무가 숲을 이룬다. 다양한 수종의 나무들도 울창하다. 무오법정사는 일제강점기 항일운동의 거점이었다. 제주 4·3 항쟁의 아픔이 깃든 주둔소를 비롯해 오름과 계곡 등도 만날 수 있다.

▷무오법정사 입구-무오법정사-표고재배장-돈내코탐방로(13.5km·4시간 30분·난이도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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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코스에서는 다양한 화산지형과 지질자원을 관찰할 수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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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시 제주지오트레일 수월봉 트레일 A코스(수월봉 엉알길)

제주는 2010년 섬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됐다. 다양한 화산지형과 지질자원을 중심으로 주변 마을의 역사와 문화 등을 접목해 만든 걷기여행길이 제주 지질트레일이다.

수월봉 트레일 A코스는 제주시 한경면 차귀도 선착장에서 수월봉을 거쳐 해녀의집까지 이어진 약 4.6km의 산책길이다. 특히 수월봉은 높이 77m의 작은 오름이지만 지층 속에 다양한 화산 퇴적구조가 남아 있어 화산학 연구의 교과서로 불린다. 수월봉 해안 절벽 곳곳에서는 다양한 크기의 화산탄(화산암괴)과 지층이 휘어진 탄낭구조를 볼 수 있다. ‘녹고의 눈물’로 이름 붙은 해안절벽에는 어머니 병을 치유하기 위해 약초를 찾아 절벽을 오르던 수월이가 떨어져 죽고 동생인 노고마저 슬픔에 눈물을 흘리다 죽고 말았다는 전설이 깃들어 있다. 수월봉 정상에서는 차귀도, 누운섬, 당산봉을 비롯하여 광활한 고산평야와 산방산, 한라산이 보이고 날씨가 맑은 날은 가파도와 마라도까지 볼 수 있다.

▷녹고의 눈물-갱도진지-화산재 지층과 화산탄-수월봉 정상-엉알과 화산재지층-검은모래해변-해녀의집(4.6km·2시간·난도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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