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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SKT·LGU+, 케이블TV 삼키는데.." 합산규제로 고민깊은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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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임지수 기자] [국회 25일 법안소위서 합산규제 다시 논의…"합산규제, 글로벌 트렌드 역행하는 나쁜 규제"]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 추진을 공식화하고 SK텔레콤이 티브로드 인수를 검토하면서 KT 역시 갈 길이 바빠졌다. 하지만 국회에서 논의 중인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이 복병이다.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다시 부활하면 유료방송 산업재편 과정에서 KT만 소외될 수 밖에 없다. 어떤 기업도 인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머니투데이

◇LGU+發 유료방송 ‘빅뱅’…조급해진 KT=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추진을 시작으로 유료방송 시장의 합종연횡이 본격화되고 있다.

1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케이블TV 2위 사업자인 티브로드 인수를 검토 중이다. SK텔레콤과 태광그룹이 각각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 중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이 이르면 이번주 양사간 양해각서(MOU) 체결 후 본격적으로 구체적인 인수합병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 이외 추가 사업자 인수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4일 LG유플러스는 케이블TV 1위 업체인 CJ헬로를 인수하기로 결정하며 유료방송 시장 새판짜기의 시작을 알렸다. LG유플러스는 CJ ENM이 보유한 CJ헬로 지분 53.92% 중 50%+1주를 8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다급해진 쪽은 KT다. KT는 현재 KT스카이라이프까지 합쳐 유료방송 시장의 30.86%(지난해 6월 기준)를 점유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경우, LG 계열 유료방송 합산점유율은 24.43%까지 치솟는다. KT 계열의 턱밑까지 쫓아온 셈. SK텔레콤이 티브로드를 인수할 경우, SK계열 합산점유율은 23.83%로 확대된다.

유료방송 시장이 통신사 주도의 3강 체제로 재편되는 가운데, KT가 유료방송 시장 1위를 지키기 위해선 SK텔레콤,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M&A 전에 뛰어들 수 밖에 없다. KT는 지난해 부터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해왔다.

◇“넷플릭스 치고 들어오는데…” 합산규제=국내 사업자 손발 묶는 ‘나쁜 규제’=KT의 손발을 묶은 건 국회다. 지난해 6월 일몰된 유료방송 합산규제를 다시 부활시키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 특정 사업자의 점유율이 33.3% 초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점유율 규제법안이다.

만약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부활하면 KT는 어떤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도 인수하지 못한다. KT가 지분인수를 검토해왔던 딜라이브도 마찬가지다. 딜라이브 점유율은 6.45%로 합산 점유율이 37.31%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국회 상임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오는 25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사업자들의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합산규제가 국내 기업들의 손발만 묶는 ‘나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 및 이를 통한 자발적 산업 재편을 위축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국회 합산규제 재도입 논의에 회의적인 입장을 전달했다. 글로벌 흐름에 맞지 않는다며 합산규제 폐지가 바람직할 뿐 아니라 케이블TV와 IPTV에 적용되고 있는 가입자 점유율 규제 역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임지수 기자 lj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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