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이체방크[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유럽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가 16억 달러(약 1조8천억원)의 손실을 보고도 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이체방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둔 2007년 78억 달러(약 8조8천억원)에 달하는 지방채를 사들였다.
이듬해 도이체방크는 채무불이행 우려에 대비해 1억4천만 달러(약 1천575억원)를 주고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에 보증을 들었다.
도이체방크가 그 채권을 사들인 뒤 내부에서는 가치하락을 두고 논란이 일었고 회계감사인 KPMG LLP 또한 도이체방크가 손실을 충당할 자금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우려를 일축하던 도이체방크는 해당 채권이 골칫거리로 커버리자 결국 2016년 16억 달러 손실을 시인하고 매각을 단행했다.
이에 대해 WSJ은 도이체방크의 한 차례 거래로는 가장 큰 손실이자 지난 10년간 금융가에서 가장 처절한 투자실패 가운데 하나라고 지적했다.
거대 손실을 처음부터 끝까지 은폐하려 한 게 아니냐는 정황 때문에 논란이 뒤따랐다.
도이체방크는 채권을 보유한 9년 동안 손실의 증가분만을 내부적으로 인정했다.
그러다가 채권을 매각해 거대 손실을 한꺼번에 드러나자 경영진은 예전 실적을 다시 기술해야 할지를 두고 논쟁을 벌였다.
하지만 도이체방크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WSJ은 이 결정에 경영진, 감사, 사외 고문 등이 모두 참여했고 규제 당국도 그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보도했다.
도이체방크 대변인은 "해당 매매는 우리의 '비핵심 영업활동'을 종료하는 작업의 일부로 이뤄진 것"이라며 "사외 법률가와 감사도 매매를 심의하고 회계기준과 관행에 비춰 적합하다고 확인했다"고 항변했다.
유럽 최대의 투자은행인 도이체방크는 현재 이익 감소, 돈세탁이나 불공정거래, 불완전 판매 등 위법행위에 따른 처벌, 투자자들의 불신 등으로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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