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전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입구에서 남북출입사무소로 향하는 차량들이 몰려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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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열릴까. 27일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남북 경협이 다시 화두로 떠오른다. 경협의 마중물 격인 제재 완화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제안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반응하면서다.
현대그룹은 물론 SK와 LG, 한화 등 국내 에너지사업 관련 대기업들의 남북 경제협력 구체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지만 정작 이들은 여전히 관망이다. 경협에 대한 희망을 키우던 남북대화 초기와는 온도차가 읽힌다. 실질적인 사업안정성이 담보되기 전엔 움직일수 없다는 기류다.
경협의 핵심 고리 격인 현대그룹 관계자는 21일 "2차 북미회담을 계기로 북미관계나 남북관계가 진전돼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 경협이 재개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면서도 "담담한 마음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적극성보다는 관망이다.
재계의 관망에는 이유가 있다. 경협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북미회담에 이어 남북회담을 거쳐야 한다. 이 상황이 다 정리돼야 대북사업권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는 현대그룹과 북한측 경협사업 파트너인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간 조율이 시작된다. 그 자체로도 지난한 과정이다.
이 관계자는 "북미회담이 잘 돼 대북제재가 완화된다 해도 남북 당국자 회의와 실무회의를 통해 별도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며 "2차 북미회담이나 향후 남북회담에서 금강산 관광 등의 재개가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하더라도 준비하는데만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성공단으로 대표되는 1차 남북경협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점도 재계를 신중하게 만든다. 1차 경협의 큰 축은 현대의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이었다. 결국 실패로 끝난 개성공단은 중견중소기업들이 주축이었다. 2차 경협은 이 보다 더 큰 수준의 투자가 담보돼야만 한다. 결국 대기업의 대규모 인프라투자가 핵심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북의 부족한 전력인프라 등은 남측의 에너지기반 기업들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시장"이라며 "이미 단둥 등을 통해 현지 상황에 대한 정보 들은 수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만 의미가 있는 상황에서 모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남북 간 경협의 초벌적 과제는 그간 남북회담 등을 통해 밑그림이 공개됐다. 하지만 대규모 시설투자가 이어지는 본격적인 경협은 그 뒤에 있다. 다른 에너지대기업 관계자는 "TF(태스크포스)팀은 만들어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로 돈을 쓰기까지는 많은 고비가 남았다"며 "사업안정성이 확실히 담보돼야 하며,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서 수익을 보전해주는 제도적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경희 기자 cheer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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