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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4 (화)

서울대병원 외래환자 전문 대한외래 오픈…日 1만명 찾는 진료실 부족 해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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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이 진료실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15년 말 착공한 외래전용 건물 ‘대한외래’가 25일 문을 열고 본격적인 진료에 나선다.

그동안 서울대병원의 공간 문제는 주요 해결과제였다. 서울대병원 본관은 1978년 건립 당시만 해도 동양 최대 규모였다. 그 당시 하루 평균 외래환자 수가 2000명으로 예상됐지만 현재는 하루 방문 환자 수는 9000명, 최대 1만명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병원과 환자는 진료실과 편의시설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겪어왔다.

서울대병원은 외래 진료 공간 ‘대한외래’에서 이달 25일부터 성형외과, 흉부외과,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가 먼저 진료를 시작하고, 이어 내과와 외과, 장기이식센터, 신장비뇨의학센터, 정신의학과가 내달 4일 개원 진료를 시작해 본격적으로 가동한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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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 외래전용 건물 ‘대한외래’. /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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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개원하는 대한외래 건물은 공간적인 한계로 인해 지상층 없이 지하 6층으로 설계됐다.
지상 1층에서 지하 6층에 이르는 연면적 약 4만7000㎡ 규모로, 각 진료과 면적이 기존보다 1.2~1.7배 증가됐다. 지하 1층부터 3층까지에는 외래진료실, 검사실, 주사실, 채혈실, 약국 등 진료공간과 식당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 직원휴게실 등이 배치됐고, 지하 4층부터 6층까지는 주차장이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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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외래 지하 1층 진료실.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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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대한외래 개원준비단장(진료부원장)은 21일 오후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의 대표외래라는 뜻을 담아 대한외래로 이름을 지었다"며 "단순히 공간만 개선한 것이 아닌 첨단의료와 환자중심의 진료를 제공하는 새로운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한외래는 입원실과 분리된 별도 공간에 지어져 병원 내 혼잡을 해소하고 감염 위험을 줄였다. 이 뿐만 아니라 각종 최첨단 외래진료 시스템이 도입돼 진료의 질을 높였다.

김 단장은 "환자를 더 보기 위해서 대한외래를 지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큰 병원과 경쟁하기 위해 지은 것이 아니라 기존에 갖고 있는 역량 증대가 목표"라며 "외래전용공간을 개원하면서 비좁았던 본관 건물 공간 재배치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응급중환자실 공간을 늘릴 수 있고, 공간이 없어 영상장비를 놓을 수 없었던 문제가 있었는데, 이러한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공간을 탈바꿈하면서 새로운 외래진료 시스템도 도입했다.

우선, 외래진료 모든 절차에서 환자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 ‘이름없는 병원’을 구현했다. 환자 이름대신 진료 받는 당일 고유번호를 부여해 진료실과 검사실, 수납 및 예약 창구에서 사용하게 된다. 이를 통해 환자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물론 동명이인으로 인한 혼란이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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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진료대기순서 전광판에는 환자의 이름 대신 고유번호가 표기된다. 또 진료 시간에 맞춰 환자에게 모바일 앱을 통해 ‘푸쉬(알림)’을 제공하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허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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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음성인식 솔루션을 도입해 진료실에서 의사가 강조하는 당부사항을 모바일을 통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청각장애 환자들이 보호자나 도우미를 거치지 않고 진료를 볼 수 있다.

가령 의사가 진료 중 환자에게 "치과 치료를 할 때는 항응고제를 몇 일 정도 끊어야하고, 항생제도 드셔야지 판막에 균이 달라붙는 염증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하면, 이 음성이 글자로 전환돼 환자의 모바일 앱으로 다시 전달되는 식이다.

김 단장은 "이비인후과 장애인 우선창구과 설명 간호사실에 장비가 우선 설치될 예정"이라며 "올해 안에 청각장애인들은 음성 문자화 솔루션을 통해 빠르고 편안한 진료와 안내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복잡한 진료 절차도 ‘키오스크’를 통해 간소화했다. 환자가 도착하면 키오스크에서 접수가 시작된다. 진료순서 관리 전광판과 연동돼 검사 시행여부, 수납, 진료 예약시간 등이 환자 개개인에게 일목요연하게 안내 된다. 환자가 진료 전 측정한 혈압, 키, 몸무게 등 신체계측 정보가 병원정보시스템(HIS)에 연동돼 진료 효율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병원 측은 기대했다.

대한외래는 지상층 없이 지하 6층으로만 구성됐지만 지하 구조물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자연 채광이 충분히 드는 선큰 가든으로 밝은 공간을 구현했다. 특히 국내 최대의 고해상도 실외용 LED벽을 통해 전해지는 아름다운 풍경은 환자에게 안정과 힐링을 제공할 계획이다.

다양한 편의시설에는 감염, 항균 패널을 설치하고, 전시·문화예술 공간을 조성했다.

김 단장은 "대한외래가 들어서면서 기존 서울대병원의 본관과 어린이병원, 암병원이 유기적으로 연결됐을 뿐만 아니라, 입원환자, 중환자실, 응급실과 분리된 외래 진료공간은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병원 감염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넓고 편리한 환경에서 첨단의료와 환자중심의 진료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허지윤 기자(jjy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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