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군 가담해 스위스 중립성과 안보 훼손한 혐의"
요한 코사르 |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스위스 전직 군인이 정부의 허가 없이 시리아에서 이슬람국가(IS)와 싸웠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고 BBC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외국군에 가담해 중립국인 스위스의 중립성과 안보를 훼손했다는 이유에서다.
보도에 따르면 전직 군인인 요한 코사르(37)는 프리랜서 언론인으로 일하려고 시리아에 갔다가 기독교 공동체가 이슬람 단체로부터 위협받는 것을 보고 그들을 보호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조부모는 시리아 출신이지만, 코사르는 스위스에서 태어난 시민권자이며 가족은 기독교도다.
그는 현지에서 '시리아 군사협의회' 창설을 돕고 모병했으며, 무기 훈련과 검문소 설치 등 스위스 군대에서 배운 군사 기술을 공유했다. 전투가 한창일 때 그는 500명이 넘는 인원을 이끌기도 했다.
이후 스위스로 돌아온 코사르는 바로 체포됐다.
정부의 명시적 허가 없이 외국 군대에 가입하는 것은 스위스 군형법상 금지돼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수 세기 동안 스위스 젊은이들이 가난한 나라를 떠나 외국에서 용병으로 싸웠던 역사와 관련이 있다. 스위스 용병은 과거 나폴레옹을 비롯해 스페인과 네덜란드, 영국에 고용됐다.
이런 아픈 기억에 스위스는 중립국을 선포한 이후 로마 교황청을 제외한 자국민의 해외 용병 활동을 금지했다.
코사르는 이에 대해 자신은 테러와 싸우고 시리아에서 소수의 기독교인을 보호했다며 재판이 아니라 훈장을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가족과 친구들도 코사르에 대한 군사 재판이 진행되는 법정 앞에서 "IS와 싸우는 것은 범죄가 아니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그를 응원했다. 재판 첫날 분위기도 코사르에게 불리하게 흘러가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스위스 정부는 아무리 '명예로운 일'이라고 할지라도 자국민의 외국 전쟁 참가를 용인하려고 하지 않아 재판부의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코사르에게는 최대 3년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판결은 이르면 22일 내려질 예정이다.
요한 코사르에 대한 군사 재판 |
한편 스위스 정부는 IS처럼 불법 집단을 위해 싸우거나 IS 군인과 결혼하려고 시리아에 갔던 국민 수십 명의 처리 방안에 대해서 고민 중이다.
이들 중 몇몇은 귀국해 수감됐다. 불법 집단에 가입해 싸우면 최대 2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스위스 법무부 장관은 자국 출신 외국 전투원들이 귀국하기보다는 시리아 현지에서 재판을 받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스위스 정부는 이들에 대한 대책을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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